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4년 본분초료(本分草料)

태화당 2019. 8. 9. 10:13

본분초료(本分草料)

) --> 

미지생언지사(未知生焉知死)

불회여금회여시(不會如金會如屎)

본분초료무자미(本分草料無滋味)

일포능소만겁기(一飽能消萬劫飢)

) --> 

()을 알지 못하거늘 어찌 사()를 알겠는가

알지 못함은 금과 같고 앎은 똥과 같도다

본분초료(本分草料)가 자미(滋味)가 없지만

한 번 포식(飽食)하면 능히 만겁의 주림을 소멸하느니라.

) --> 

제목 초료(草料)는 소나 말의 사료(飼料). 그 맛이 담담(淡淡)하고 무미(無味)하여 천진(天眞)의 본분에 비유함. 선림에선 곧 사가가 학인을 접인하는 수단의 준엄(峻嚴)함을 가리킴. 일본의 무착도충(無著道忠)이 이르되 본분이란 것은 본래 자기에게 할당(割當)된 분량이다. 초료란 것은 말이 먹는 바의 물료(物料. 飼料). 그것은 하루에 먹는 바의 콩과 보리 등 자기에게 할당된 정분(定分. 定量)이니 이것이 말의 본분초료(本分草料).

1행 공(. 李端愿居士曇穎達觀法嗣. 臨濟下七世)이 가로되 지여(祇如) 사람이 죽은 후에 마음은 어느 곳으로 돌아갑니까. 달관(達觀)이 가로되 생()을 알지 못하거늘 어찌 사()를 알리오. 공이 가로되 생은 곧 모()가 이미 그것을 압니다. 달관이 가로되 생이 어디로부터 왔는가. 공이 망조(罔措. 罔知所措)하였다. 달관이 일어나 그 가슴을 찌르며 가로되 단지 이 속에 있거늘 다시 사량(思量)코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공이 가로되 알았습니다. 달관이 가로되 어떻게 아는가. 공이 가로되 단지 도정(道程)을 탐할 줄 알았고 길이 어긋난 줄 깨닫지 못했습니다 (祇知貪程 不覺蹉路). 달관이 탁개(拓開. 은 헤칠 탁. 밀칠 척)하면서 이르되 백 년이 일몽(一夢)이라 금조(今朝)에 비로소 성찰했구나 (百年一夢 今朝方省) [五燈嚴統卷十二 李端愿章]. 공자(孔子)가 자로(子路)에게 일러 가로되 생을 알지 못하거늘 어찌 사를 알리오 (未知生焉知死) [居士分燈錄卷下 宋濂章].

3~4행 냉담하여 자미가 없다고 혐의하지 말게나 한 번 포식하매 능히 만겁의 주림을 소멸하느니라 (莫嫌冷淡無滋味 一飽能消萬劫飢) [五燈嚴 統卷十六 法昌倚遇章]. 무의미한 얘기가 사람의 입을 막고 끊는다 (無味之談 塞斷人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