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4년 가진오유(可眞悟由)

태화당 2019. 8. 10. 08:38

가진오유(可眞悟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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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친견석상래(自負親見石霜來)

무나석상편와하(無奈石上片瓦何)

일등유월락파심(一等有月落波心)

재거시각혼무사(再擧始覺混無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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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상(石霜)을 친견하고 왔다고 자부하더니

돌 위의 조각 기와도 어찌하지 못함을 어찌하랴

일등(一等)의 달이 파도 가운데 떨어져 있음이거늘

다시 들매 비로소 온통 일 없는 줄 깨달았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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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취암가진(翠巖可眞)은 석상초원(石霜楚圓)의 법사(法嗣)니 임제하칠세(臨濟下七世).

1~4행 가진(可眞)이 자명(慈明. 石霜楚圓)을 친견하였다고 자부(自負)하며 천하에 뜻에 맞는 자가 없다 하였다. 금란(金鑾)에 이르러 선시자(善侍者)와 함께 좌하(坐夏. 夏安居坐禪하며 지냄)하였는데 선()이 더불어 말하고선 그가 사무치지 못했음을 알았다. 어느 날 함께 산행(山行)했는데 거론(擧論)하다가 기봉(機鋒)이 발동(發動)했다. 선이 한 조각 기와를 돌 위에 놓고 가로되 만약 이 속을 향해 일전어(一轉語. 量嗣니 곧 한마디의 말)를 하득(下得)한다면 너에게 노사(老師. 慈明)를 친견했다고 허락하리라. ()이 좌우를 돌아보고 대답하려 하자 선이 꾸짖고 가로되 저사정기(佇思停機. 는 우두커니 설 저. 곧 생각에 머물고 에 머묾)는 정식(情識)을 투과(透過)하지 못한 것이거늘 어찌 일찍이 꿈엔들 보았으리오. ()이 크게 부끄러워하며 석상(石霜)으로 돌아왔다. 초원(楚圓)이 옴을 보고 꾸짖어 가로되 본색행각인(本色行脚人)은 반드시 시절을 알아야 하거늘 무슨 급한 일이 있어 여름을 마치지도 않고 일찍 여기에 이르렀는가. 진이 읍()하며 가로되 선형(善兄)이 독심(毒心)으로 마침내 사람을 애색(碍塞)함을 입어 고로 화상(和尙)을 와서 뵈옵니다. 원이 급히 묻되 무엇이 이 불법(佛法)의 대의(大意)인가. 가로되 구름이 영상(嶺上)에 남이 없으면 달이 파도 가운데 떨어져 있습니다 (無雲生嶺上 有月落波心). 원이 꾸짖어 가로되 머리가 허옇고 이빨이 성기도록 (頭白齒疏) 오히려 이런 견해를 지으니 어떻게 생사를 탈리(脫離)하리오. 진이 송연(悚然. 은 두려워할 송)하여 지시(指示)를 구했다. 원이 가로되 네가 나에게 물어라. 진이 앞의 말을 정리(整理)하여 원에게 묻자 원이 떨치는 소리로 할()하고 가로되 구름이 영상(嶺上)에 남이 없으면 달이 파도 가운데 떨어져 있느니라 (無雲生嶺上 有月落波心). 진이 언하(言下)에 대오했다 [佛祖綱目卷三十六]. 일등(一等)은 동일(同一), 일향(一向)의 뜻. ()은 덩어리질 혼. 흐릴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