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하(勃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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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생필각조래(度衆生畢却蚤來)
약갱강주공조업(若更强住恐造業)
보현선봉문수전(普賢先鋒文殊殿)
축착개착무잉법(?著磕著無剩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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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제도(衆生濟度)를 마치면 도리어 일찍 오게나
만약 다시 억지로 머물면 업을 지을까 염려스럽네
보현(普賢)이 선봉(先鋒)이요 문수가 전후(殿後)니
축착개착(?著磕著)하여 나머지 법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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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宋) 건양(建陽)의 변총상좌(辨聰上座)가 일찍이 오대산(五臺山)의 절에 유람(遊覽)했다. 절의 상좌승(上座僧)이 늙어 대중의 경시(輕視)하는 바가 된지라 스님이 홀로 그를 공경하며 모셨다. 장차 경하(京下)로 귀환(歸還)하려 하자 노승이 스님에게 글을 맡기며 성북(城北)에서 발하(勃賀)를 찾아 그에게 던지게 했다. 스님이 고별(告別)하고 떠나가다 몰래 열어 보니 다른 말씀이 없고 다만 가로되 중생제도를 마치면 일찍 오게 일찍 오게 만약 다시 억지로 머물면 도리어 업을 지을까 염려스럽네 (度衆生畢蚤來蚤來 若更强住却恐造業). 스님이 크게 놀라 그것을 함봉(緘封)했다. 이미 광제하(廣濟河)의 곁에 이르렀는데 소아(小兒)가 발하(勃賀)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스님이 묻되 발하가 어디에 있느냐. 소아가 큰 돼지를 가리키는데 돼지의 목엔 금환(金環)이 꽃혔고 길 서쪽 담장 아래 누웠었다. 스님이 담장을 두드려 도자(屠者. 屠는 잡을 도. 白丁)에게 묻되 무슨 성씨(姓氏)인가. 가로되 조생가(趙生家)입니다. 묻되 이 돼지는 왜 이름이 발하(勃賀)인가. 가로되 오직 발하(勃荷. 荷는 연꽃 하)만 먹는 고로 동네의 소아(小兒)들이 그렇게 이름합니다. 내가 하루에 천백(千百)의 돼지를 잡는데 돼지들이 날뛰어 쫓기가 어렵지만 이 돼지를 써 그것을 인도(引導)하면 곧 어릿어릿(纍纍. 纍는 어릿어릿할 루)하여 죽음으로 나아가므로 이를 기른 지 십오 년입니다. 스님이 글을 그(勃賀)에게 던지자 발하가 급히 먹더니 사람이 되어 선 채 화거(化去)했다 (人立而化) [建州弘釋錄卷下]. 조(蚤)는 일찍 조. 벼룩 조. 전(殿)은 후군(後軍) 전이니 퇴각하는 군대의 맨 뒤에 남아 적군을 막는 군대(軍隊). 축(?)은 축(築)과 통(通). 막을 축. 다질 축. 개(磕)는 돌 부딪치는 소리 개. 칠(撞擊) 개. 축착개착(?著磕著)은 맞부딪치는 것. 두 사물이 꼭 들어맞아 틈이 없는 것. 우주(宇宙) 사이에 충만하여 틈이 없는 것. 착(著)은 어세(語勢)를 강하게 하는 조자(助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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