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4년 송운유정대사(松雲惟政大師)

태화당 2019. 8. 10. 12:02

송운유정대사(松雲惟政大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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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지재승유정(將相之才僧惟政)

확탕검림미부동(鑊湯劍林眉不動)

여두아국이위보(汝頭我國以爲寶)

지금한인위대공(至今韓人爲大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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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將相)의 재목(材木)인 승 유정(惟政)

확탕검림(鑊湯劍林)에도 눈썹을 까딱하지 않았네

너의 머리를 우리나라에서 보배로 삼는다 하니

지금(至今)토록 한국 사람이 큰 공을 삼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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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정(惟政)은 시호(諡號)가 홍제존자(弘濟尊者)니 청허휴정(淸虛休靜)의 법사(法嗣). 당호(堂號)가 사명(泗溟) 또는 송운(松雲).

1~4행 왜()가 본디 그(惟政)의 이름을 존중한지라 그 절개(節槪)를 시험코자 그를 협박해 항복케 하자 유정이 가로되 나는 우리의 왕의 명령을 받들어 인국(隣國)에 통사(通使)함이니 너희 등은 마땅히 침릉(侵凌. 은 업신여길 릉)하지 말아라. 내 무릎은 가히 너희에게 꿇지 않을 것이다. 왜가 또 탄화(炭火)를 활활 붙였는데 맹렬하기가 붉은 화로와 같았다. 유정으로 하여금 불 가운데 투입(投入)케 하자 유정이 안색을 움직이지 않고 화변(火邊)을 향해 서서 거의 뛰어들어갈 것만 같았다. 하늘에서 홀연히 비가 내렸는데 물을 퍼붓는 것 같았다. 불이 곧 저절로 꺼지자 왜가 이를 보고 신()이라고 여겼다. 드디어 줄서서 절하고 가로되 하늘의 도우심이 이와 같으니 대사(大師)는 진짜로 생불(生佛)입니다. 곧 금교(金轎. 는 가마 교)로써 그를 마주 들었는데 이로부터 비록 측간(廁間)에 갈 때라도 번번이 그를 마주들어 모시면서 보내곤 하였다 [東國僧尼錄]. 임진(壬辰)의 변란(變亂) 후에 의승장(義僧將)이 되어 영남(嶺南)에 진()을 쳤다. 왜장(倭將)인 청정(淸正)이 더불어 상견하고 싶어했다. 송운(松雲)이 왜영(倭營)에 들어갔는데 적중(敵衆)이 몇 리에 열립(列立)하였고 창검이 묶음() 같았다. 송운이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이 청정을 상견하여 종용(從容)히 담소하는데 청정이 송운에게 일러 가로되 귀국(貴國)에 보배가 있는가. 송운이 답해 가로되 우리나라엔 다른 보배가 없고 오직 너의 머리로써 보배를 삼는다 (我國無他寶 唯以汝頭爲寶). 청정이 가로되 무엇을 말함인가. 답해 가로되 우리나라에선 너의 머리를 구매(購買)하는데 금 천근(千斤)과 읍() 만가(萬家)니 보배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청정이 크게 웃었다 [東國僧尼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