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송구집

선림송구집(禪林頌句集) 五言四句以上 8획 空門不肯出

태화당 2019. 9. 1. 09:38

八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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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門不肯出 投窗也大癡

百年鑽故紙 何日出頭時 聯燈會要七 古靈神讚偈

공문으로 나감을 긍정치 않고/ 창에 부딪치니 또한 매우 어리석도다/ 백 년토록 고지를 뚫은들/ 어느 날이 출두할 시절이겠는가.

 

은 뚫을 찬. 古紙를 뚫는다는 말은 옛 서적을 뚫어지게 본다는 뜻.

古靈神讚(百丈懷海法嗣)本寺를 떠나 행각하 던 중에 백장을 만나 開悟한 후 本寺大中寺에 돌아왔다. 어느 날 목욕으로 인해 그의 受業師의 등을 밀다가 가로되 좋은 곳의 佛殿에 부처가 성스럽지 못하구나. 그의 스승이 머리를 돌려 그를 보았다. 스님이 가로되 부처는 비록 성스럽지 못하나 그래도 능히 방광을 하는구나. 또 어느 날 그의 스승이 창 아래에서 경을 보는데 벌이 창호지에 부딪치며 나가기를 구했다. 스님이 이를 보고 가로되 세계가 얼마나 광활한데 나가기를 즐기지 않는 것 같구나. 古紙를 뚫은들 驢年(十二支에 나귀가 없음)에나 나감을 얻을까. 그 스승이 그의 발언이 이상함을 깨닫고 드디어 그가 행각 중에 백장을 만나 休歇處를 얻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에 대중에게 알리고 를 올리고 스님에게 설법을 청했다. 스님이 登座하여 百丈門風擧唱해 가로되 靈光獨耀하여 根塵을 멀리 벗어났나니 眞常이 체로(體露; 온통 드러남)하여 문자에 구애되지 않도다. 心性이 물듦 없는지라 본래 스스로 뚜렷이 이루어졌나니 단지 妄緣만 여읜다면 곧 如如佛이로다(靈光獨耀逈脫根塵 體露眞常不拘文字 心性無染本自圓成 但離妄緣卽如如佛) [傳燈錄卷第九 神讚章].

 

 

空手把鋤頭 步行騎水牛

人從橋上過 橋流水不流 碧巖錄十 九六則 傅大士偈

빈손인데 호미를 잡았고/ 보행인데 물소를 탔도다/ 사람이 다리 위를 좇아 지나가는데/ 다리는 흐르지만 물은 흐르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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卷箔秋光冷 開窓曙氣淸

若能如是會 題目甚分明 拈頌三 九七則 般若多羅轉經話 崇寧琪頌

발을 걷으니 가을 빛이 차갑고/ 창을 여니 새벽 기운이 맑구나/ 만약 이와 같이 안다면/ 제목이 매우 분명하리라.

 

는 새벽 서.

 

 

金佛不度爐 木佛不度火

泥佛不度水 眞佛內裏坐 古尊宿語錄十四 趙州語

금불은 화로를 건너지 못하고/ 목불은 불을 건너지 못하고/ 泥佛은 물을 건너지 못하나니/ 진불이 안쪽에 앉았도다.

 

 

金屑眼中瞖 衣珠法上塵

己靈猶不重 佛祖是何人 碧巖錄七 六一則

금가루는 눈 속의 백태며/ 의주는 법 위의 티끌이로다/ 기령도 오히려 소중하지 않거늘/ 불조가 이 어떤 사람인가.

 

은 가루 설. 는 눈에 白苔 낄 예.

譬如 어떤 사람이 친우의 집에 이르러 술에 취해 누웠는데 이때 친우가 官事로 마땅히 떠나야 했다. 無價寶珠를 그의 옷 속에 묶고는 그에게 주고 갔다. 그 사람은 취해 누운지라 도무지 覺知하지 못했다. 일어나 이미 遊行하여 딴 나라에 이르러 衣食을 위한 연고로 부지런히 노력하며 求索했지만 심히 매우 艱難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소득이 있으면 바로 족함을 삼았다. 후에 친우가 會遇하여 이를 보고 이런 말을 짓되 咄哉로다 丈夫, 어찌하여 의식을 위해 이에 이와 같음에 이르렀는가. 내가 옛적에 너로 하여금 안락을 얻고 五欲自恣케 하려고 某年日月에 무가보주를 너의 옷 속에 매어 두었으며 지금이나 예전이나 현재하거늘 네가 알지 못해 勤苦하고 憂惱하며 自活을 구하니 매우 어리석음이 되는구나. 네가 지금 가히 이 보주로써 수요하는 바를 무역한다면 항상 가히 如意하여 乏短(은 모자랄 핍)하는 바가 없으리라 [蓮華經卷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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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時空索索 去也赤條條

更要問端的 天台有石橋 大明高僧傳八 師範臨終偈

올 때에 공삭삭하더니/ 떠나매 적조조하네/ 다시 단적을 물으려 한다면/ 천태에 석교가 있다 하노라.

 

은 쓸쓸할 삭. 空索索은 공허하여 외롭고 쓸쓸한 모양. 은 공하여 아무것도 없는 것. 條條洒落, 脫洒하다는 뜻. 赤條條는 곧 깨끗하여 아무것도 붙어 있지 않다는 뜻. 비슷한 말 赤灑灑(적쇄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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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時無一物 去時無一物 

若要我衣鉢 兩箇光卵核 濟顚道濟錄 道濟語

올 때 한 물건도 없었고/ 갈 때도 한 물건도 없도다/ 만약 나의 의발을 요구한다면/ 두 개의 빛나는 난핵이니라.

 

은 씨 핵. 卵核은 이 글에선 불알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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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與白雲來 去隨明月去

去來一主人 畢竟在何處 淸虛集二 哭亡僧

올 때 백운과 함께 오더니/ 떠나매 명월 따라 가는구나/ 가거나 옴에 한 주인이니/ 필경 어느 곳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