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後唐莊宗皇帝 請華嚴休靜禪師 入內*齋 大師大德總看經 唯師一衆默然 帝問 何不看經 靜曰 道泰不傳天子令 時淸休唱太平歌 帝曰 師一人不看卽得 徒衆何亦不看 靜曰 獅子窟中無異獸 象王行處絕狐蹤 帝曰 大師大德爲甚麽總看 靜曰 水母元無眼 求食須賴鰕 帝大悅 〖從容錄一 第三則〗
후당장종황제(後唐莊宗皇帝)가 화엄휴정선사(華嚴休靜禪師; 洞山良价의 法嗣)를 청해 궐내(闕內)에 들게 해 재(*齋)를 베풀었다. 대사(大師)와 대덕(大德)이 다 간경(看經)하는데 오직 스님의 일중(一衆)만 묵연(默然)하였다. 황제가 묻되 왜 간경하지 않습니까. 휴정이 가로되 도가 크면 천자의 명령을 전하지 않고 시절이 맑으면 태평가를 부르지 않습니다(道泰不傳天子令 時淸休唱太平歌). 황제가 가로되 스님 한 사람이 간경하지 않음은 곧 옳다 하려니와 도중(徒衆)은 어찌하여 또한 간경하지 않습니까. 휴정이 가로되 사자굴 가운데엔 다른 짐승이 없고 코끼리왕이 가는 곳엔 여우의 종적이 끊깁니다(獅子窟中無異獸 象王行處絶狐踪). 황제가 가로되 대사(大師)와 대덕(大德)들은 무엇 때문에 모두 간경합니까. 휴정이 가로되 해파리는 원래 눈이 없는지라 먹이를 구하려면 반드시 새우에게 의뢰(依賴)합니다(水母元無眼 求食須賴鰕; 鰕는 암고래 하. 새우 하). 황제가 크게 기뻐했다.
*齋; 재(齋)란 것은 이르자면 불과중식(不過中食)이니 정오 이전에 짓는 바의 식사임. 계율상 식사를 시(時)와 비시(非時)로 구분하며 정오 이전은 정시(正時)가 되고 이후는 비시(非時)가 되며 시(時)엔 마땅히 먹고 비시(非時)엔 마땅히 먹지 않음. 이로 인해 시중(時中)의 식을 재식(齋食)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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