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三】 바수반두(*婆修盤頭) 존자의 게에 이르되 물거품과 환(幻)은 한가지로 걸림 없거늘/ 어찌하여 요오(不了)치 못하는가/ 법을 통달함이 그 중에 있나니/ 지금도 아니고 또한 옛도 아니다.
운봉열(雲峯悅)이 차화를 들고 갑자기 주장자를 집어 이르되 삼세 제불과 6대 조사와 천하 납승의 콧구멍이 모두 이 속에 있다. 또 향대(*香臺)를 한 번(一下) 치고 이르되 남섬부주(*南贍部洲)며 북울단월(*北欝單越)이다.
서광본(*瑞光本)이 차화를 들고 이르되 이미 금고(今古)가 아니거늘 무엇이 이 기중(其中; 그 중)인가. 도리어 아느냐, 삼세제불이 나와서 기중(其中)에 있고 육대조사가 나와서 기중에 있고 천하 노화상이 나와서 기중에 있고 일대장교(一大藏敎)가 나와서 기중에 있다. 만약 기중을 통달할진대 통하지 못할 법이 없나니 가위(可謂) 언언(言言)마다 견체(見諦; 眞諦를 보다)하고 구구(句句)마다 조종(朝宗)하리라. 돌(咄).
또 차화를 들고 이르되 이미 금고(今古)가 아니라 하니 이 무엇인가. 도리어 아느냐, 주장자로써 한 번 치고(卓一下) 이르되 환(幻)이 나왔다.
불안원(佛眼遠)이 상당하여 앞의 2구를 들고 이르되 눈 속의 동인(瞳人;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이 규자(*叫子)를 분다. 뒤의 2구를 들고 이르되 6척(隻) 투자(*骰子)가 만반홍(滿盆紅; 동이에 가득 붉음)이다. 대중이여, 시인(時人)이 무엇 때문에 좌지(坐地)하여 양주(楊州)를 보느냐. 발우에 자루를 붙이니 새롭게 모양(*㨾)을 번뜩이고 소 위에서 소를 타니 사람을 너무 웃긴다.
백운병(白雲昺)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제인자(諸仁者)여, 사대오온(四大五蘊)이 이 포환(泡幻)이며 견문각지(見聞覺知)가 이 포환이며 12처(*十二處)ㆍ18계(*十八界)ㆍ25유(*二十五有)와 산하대지ㆍ유정(有情); 기세간(*器世閒)이 이 포환이 아닌 게 없거니와 어느 것이 이 무애(無碍)인가. 만약에 견득(見得)한다면 비로소 종일 망망(忙忙)해도 나사(*那事)는 무방(無妨)하다고 말할 줄 알려니와 다만(苟) 혹 그렇지 못할진대 계상로(溪上路)는 찾기가 쉽지만 동중천(洞中天)은 찾기가 어렵다.
●第九三則; 차화는 전등록2에 나옴.
●婆修盤頭; <범> Vasubandhu. 여기에선 이르되 편행(遍行)이며 라열성(羅閱城) 사람이며 성은 비사가(毘舍佉)며 부친은 광개며 모친은 엄일이니 선종 제21조 [불조역대통재4. 전등록2].
●香臺; 곧 향반(香盤)이니 분향하는 반(盤; 소반). 나무 혹 금속으로 작성하는 방형(方形)의 대(臺). 반(盤) 가운데 향을 담아 범자형(梵字形)을 지으며 늘 점화하여 그것을 태움 [상기전기물류. 안재수필2].
●南贍部洲; 4대주의 하나. 구역에 이르기를 남염부제(南閻浮提)며 신역에 이르기를 남섬부주(南贍部洲)임. 염부(閻浮; 梵 jambu)란 것은 섬부(贍部)의 수(樹; 나무) 이름이며 제(提)란 것은 주(洲)의 뜻임. 이 주 가운데 땅에 섬부수가 있으며 고로 주명(洲名)으로 삼았음. 수미산 남방의 함해(鹹海) 중에 있는지라 고로 이르되 남(南)임.
●北欝單越; 또 북울단월(北鬱單越; 梵 Uttara-kuru)로 지음. 울(欝)과 울(鬱)은 같음. 또 가로되 북울달월ㆍ북구로주(北俱盧洲)ㆍ북구로주(北拘盧洲)ㆍ북주ㆍ북단월ㆍ울다라구루ㆍ올달라구로로 지음. 4대주(大洲)의 하나. 여기에선 이르되 승처(勝處)ㆍ승생(勝生)ㆍ고상(高上)임. 여러 경론에 이 주와 유관한 기재가 극히 많음. 기재한 바의 것이 모든 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모두 이 주가 4주의 가장 수승한 곳이라 했음 [장아함경18, 동20. 혜원음의상].
●瑞光本; 서광종본(瑞光宗本; 1020-1099)이니 북송 운문종승. 상주 무석(無錫; 江蘇 무석) 사람이며 속성(俗姓)은 관(管)이며 자(字)는 무철(無喆). 19세에 소주 승천 영안사(永安寺)의 도승선사(道昇禪師) 문하에 들어가 고되게 수행하기 10년 만에 비로소 머리 깎고 구족계를 받았음. 또 복근(服勤)하기 3년이었음. 후에 도승을 배사(拜辭; 예배하고 고별)하고 지주(池州) 경덕사(景德寺)에 이르러 천의의회(天衣義懷; 운문하 4세. 설두중현의 법사)를 참알(參謁)하고 계오(契悟)한 바가 있었음. 의회가 추거(推擧; 推薦)하여 소주 서광사(瑞光寺)에서 개법(開法)했음. 법석이 날로 흥성하여 도중(徒衆)이 5백 인에 도달했음. 후에 정자사(淨慈寺)에 주지(住持)했음. 이미 그러고선 소주(蘇州)의 도속(道俗)이 스님을 청하는지라 만수(萬壽)ㆍ용화(龍華) 두 절로 가서 홍법(弘法)했는데 영접하는 자가 천여 인이었음. 원풍5년(元豐五年; 1082) 신종(神宗)의 조서(詔書)를 받아 상국사혜림선찰(相國寺慧林禪刹)의 제1조(第一祖)가 되었음. 개법한 다음날 황제가 불러 연화전(延和殿)에 이르게 하여 도를 물었음. 철종(哲宗)은 조칙으로 원조선사(圓照禪師)란 호를 주었음. 원우원년(元祐元年; 1086) 늙었기 때문에 돌아감을 걸구(乞求)하였는데 도성(都城)을 나오자 송행(送行; 餞送)하는 자의 거기(車騎; 수레와 말)가 서로 이어졌으며 스님이 임별(臨別)에 교회(敎誨)하자 듣는 자가 눈물을 흘렸음. 만년에 평강(平江)의 영광사(靈光寺)에 주지(住持)하며 문을 닫고 수선(修禪)하며 정업(淨業)에 전력하였음. 원부2년(元符二年)에 시적(示寂)했으니 나이는 80이며 저서에 귀원직지집(歸元直指集) 2권과 혜변록(慧辨錄; 別錄) 1권이 있음 [오등회원16. 불조통기27. 선림승보전14. 석씨계고략4].
●叫子; 곧 초자(哨子; 호루라기)니 입으로 불어 발성하는 기구(器具).
●骰子; 도박 용구. 또한 사용하여 점복(占卜)하거나 주령(酒令)을 행하거나 혹 유희를 지음. 많이들 짐승의 뼈로 제작해 이룸. 작고 정방(正方)의 덩어리가 되며 6면에 각기 일(一)ㆍ이(二)ㆍ삼(三)ㆍ사(四)ㆍ오(五)ㆍ육(六) 점을 새기고 일(一)ㆍ사(四)는 홍색을 칠하고 나머지는 흑색을 칠함. 이를 던져 보이는 바 점수(點數) 혹 안색(顔色)을 보아서 승부를 지음.
●㨾; 양(樣)과 같음.
●十二處; 6근에 6경(境)을 가함을 가리킴. 또 12입(入)ㆍ12입처(入處)로 지음. 처(處)는 곧 양육ㆍ생장의 뜻이니 심(心)ㆍ심소(心所)의 법을 장양(長養)함임. 계분(計分)하면 12종이 되나니 곧 안ㆍ이ㆍ비ㆍ설ㆍ신ㆍ의ㆍ색ㆍ성ㆍ향ㆍ미ㆍ촉ㆍ법 등의 처(處)임. 앞 6처(處)는 6근(根)이 되고 심ㆍ심소의 소의(所依)가 되며 6내처(內處)의 명칭이 있음. 뒤 6처(處)는 6경(境)이 되고 심ㆍ심소의 소연(所緣)이 되며 명칭이 6외처(外處)임 [잡아함경13. 대비바사론71].
●十八界; 계(界)는 종류ㆍ종족의 뜻이 됨. 이르자면 18종류의 자성이 각별하여 같지 않은지라 고로 명칭이 18계임. 또 18지(持)로 지음. 곧 안ㆍ이ㆍ비ㆍ설ㆍ신ㆍ의 등 6근(根) 및 그 소대(所對)의 색ㆍ성ㆍ향ㆍ미ㆍ촉ㆍ법 등 6경(境) 그리고 6근이 6경을 연대(緣對)하여 소생(所生)하는 안ㆍ이ㆍ비ㆍ설ㆍ신ㆍ의 등의 6식(識)을 합칭하여 18계라 함 [대비바사론71. 구사론1].
●二十五有; 인으로 말미암아 반드시 과를 얻으며 인과가 망하지 않는지라 고로 호칭하여 유(有)라 함. 천태사교의(天台四敎儀; 一卷 高麗 諦觀錄)에 가로되 말한 25유란 것은 4주(洲)ㆍ4악취(惡趣)ㆍ6욕(欲) 아울러 범천ㆍ4선(禪)ㆍ4공처(空處)ㆍ무상(無想)ㆍ5나함(那含)이다(4주 4취가 8을 이루고 6욕천과 아울러 범왕천이 15를 이루고 4선 4공처가 23을 이루고 무상천 및 나함천이 25를 이룸). 별(別)은 곧 25유(有)며 총(總)은 곧 육도생사(六道生死)임.
●器世間; 3세간의 하나. 또 기세계(器世界)ㆍ기계로 지음. 기(器)는 일체중생이 거주하는 바의 국토세계를 가리킴. 의(依)ㆍ정(正) 2보(報) 중의 의보(依報)에 상당함. 곧 중생세간 혹 유정세간을 가리켜 말함임. 국토세간ㆍ주처세간(住處世間)과 같은 뜻. 국토세계는 형상이 기물(器物)과 같아서 능히 중생을 용수(容受; 수용)하며 가히 변하고 가히 파괴되는지라 고로 일컬어 기세간이라 함 [대비바사론133. 구사론광기11. 화엄경탐현기17. 화엄경수소연의초1. 번역명의집7].
●那事; 오도하고 성불하는 일을 은유(隱喩)로 가리킴.
선문염송집주
불교신문 광고 2022년 3월 발행. 150부. 5책 1질. 총 4,842쪽, 12.5pt. 4․6배판. 하드. 양장. 정가 60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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