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집주(5권)

선문염송집 권3 제97칙(본문 한글)

태화당 2021. 9. 24. 07:03

九七반야다라(*般若多羅) 존자가 동인토(*東印土) 국왕이 재()함으로 인해 왕이 이에 묻되 모든 사람은 모두 전경(*轉經)하는데 오직 스님은 무엇 때문에 전경하지 않습니까. 존자가 이르되 빈도(*貧道)는 출식(*出息)하면서 중연(衆緣)에 건너지 않고 입식(入息)하면서 음계(*陰界)에 거처하지 않습니다. 늘 이와 같은 경 백천만억 권을 전경합니다.

 

천동각(天童覺)이 송하되 운서(雲犀)가 완월(玩月)하면서 찬란하게 빛을 머금었고(*雲犀玩月璨含輝)/ 목마가 유춘(游春)하면서 신속하여(駿) 얽매이지 않는다/ 눈썹 밑의 1쌍은 차가운 벽안(碧眼)인데/ 간경(看經)하면서 어찌 우피를 뚫음(*透牛皮)에 이르겠는가/ 명백한 마음은 광겁(*曠劫)을 초월하고/ 영웅의 힘은 중위(重圍)를 격파한다/ 묘원(妙圓; 현묘하고 원만함)의 추구(樞口)로 영기(*靈機)를 굴리니/ 한산이 올 때의 길을 망각했고(*寒山忘却來時路)/ 습득(拾得)이 상장(相將; 相隨. 相伴)하여 휴수(携手; 서로 손을 잡다)하고 돌아간다.

 

법진일(法眞一)이 송하되 음계(陰界)에 거처하지 않고 반연(*攀緣)하지도 않거늘/ 어찌 중간 및 2변에 있겠는가/ 늘 이 경을 천만 권 굴리지만/ 일찍이 1자라도 언전(言詮)에 떨어짐이 없다.

 

열재거사(悅齋居士)가 송하되 늘 이와 같은 경을 굴리면서/ 다만 자개(者箇)의 법을 설한다/ 백로주(*白鷺洲)를 향해 떨어지고/ 황우협(*黃牛峽)에 머물러 있다.

 

분주소(汾州昭)가 염하되 도리어 존자의 심력(心力)을 노고롭게 했다.

 

지해일(智海逸)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차어(此語)는 매우 심하게 경정(*逕廷)하여 인정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홀연히 만약 말하되 수고만 하고 공이 없다 하면 또 어떻게 하겠는가. 이 속엔 곧 그렇지 않아서 출식(出息)하면서 단지 중연(衆緣)을 따르고 입식(入息)하면서 음계(陰界)에 거처한다. 백천만 인에게 봉권(奉勸)하여 매년 함께 1(; 양사니 , )을 굴리나니 여기에서 견득(見得)하면 양수(兩手)로 분부하려니와 거기에서 견득하면 한 손으로 분부하리라. 제선덕(諸禪德)이여 시험삼아 분변해 보아라.

 

장로색(長蘆賾)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그래 말하라 무엇이 이 이와 같은 경인가. 양구(良久)하고 이르되 시인(時人)의 비공두(鼻孔頭; 는 조사)로 몇 개가 소식을 아는가.

 

불인청(佛印淸)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제인은 그래 말하라, 경제(經題)에 무엇이라고 말했는가. 만약에 경제를 식득(識得)한다면 곧 왕성(王城)이 운한(雲漢)을 끊고 범우(*梵宇)가 허공을 밀치고 구게(句偈)의 문채가 종횡하고 이취(理趣)가 심심(甚深)하게 현현(顯現)한다. 소이로 시종돈점(*始終頓漸)을 개중에 모두 이미 전수(全收)했으며 장통별원(藏通別圓)이 이 밖에 다시 나머지 법이 없다. 이와 같이 보아 얻는다면 용궁해장(*龍宮海藏)이 사계(沙界)에 두루하고 금축낭함(*金軸琅凾)이 다른 데 있지 않다.

 

법초(*法超)가 이르되 본일(*本逸)이 반야다라의 입식하면서 음계에 거처하지 않고 출식하면서 만연(萬緣)에 건너지 않는다는 말을 매우 심하게 경정(逕延)하여 인정가까이 하지 않으므로 한 손으로 분부한다 하였고 고사(古師)는 달마의 확연무성(*廓然無聖)의 말을 현중현(*玄中玄)의 안으로 인입(引入)했다. 두 노숙이 흙덩이 위의 때를 씻어 티()를 구()하고 북을 쳐서 망자(亡子)를 구함과 같아서 꿈에라도 조사의 뜻을 보지 못했다 하노라.

 

숭녕기(*崇寧琪)의 심경주법(心經注法; 미상)에 가로되 심경이란 것은 곧 현전의 일념의 반야묘심(般若妙心)을 가리키거늘 어찌 6백 권(*六百卷)에 그치리오. 가히 전주(詮注)하지 못하나니 가사(假使) 일대장교(一大藏敎)일지라도 또한 전주(詮注)가 미치지 못한다. 고로 동인토 27조가 이르되 입식하면서 음계에 거처하지 않고 만억 권입니다. 그래 말하라 칠종입제(*七種立題)에 지금 어느 종()에 속하느냐. 송왈(頌曰) 반야바라밀/ 이 경은 색성(色聲)이 아니다/ 당언(唐言)으로 함부로(; 과 통함) 번역하고/ 범어로 억지로 안명(安名; 이름을 둠)한다/ 발을 걷으니 추광(秋光)이 차고/ 창을 여니 서기(曙氣)가 맑다/ 만약 능히 이와 같이 안다면/ 제목이 매우 분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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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염송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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