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집주(5권)

선문염송집 권4 제130칙 (본문 한글)

태화당 2021. 10. 3. 08:35

一三○】 충국사가 어느 날 시자를 부르자 시자가 응낙(應喏)했다. 이와 같이 세 번 불렀고 시자가 세 번 응답했다. 국사가 가르되 장자 이르기를 내가 너를 저버린다고 하렸더니 도리어 이 네가 나를 저버리는구나.

 

투자청(投子靑)이 송하되 국사가 시자를 부름은/ 중요한 말이라 마땅히 더듬거리지 않았다/ (시자)의 귀가 또 귀먹지 않았지만/ 스스로 또 설욕(雪辱)할 곳이 없다.

 

장산천(蔣山泉)이 송하되 국사가 세 차례 불렀고/ 시자가 3회 응낙했다/ 집이 부유하면 소아가 귀엽고/ 병이 많으면 약성(藥性)을 안다/ 내가 너를 저버림이여/ 농서(*隴西)의 앵무가 능히 언어(言語)한다/ 네가 나를 저버림이여/ 서래의 벽안호(碧眼胡)를 너무 웃겼다/ 남양의 단적(端的; 진실, 확실)한 뜻을 알려고 하느냐/ 대도(*大都) 연로하여 마음이 외로움을 깨달았다.

 

보녕수(保寧秀)가 송하되 국사가 세 번 부르고/ 시자가 세 번 응낙했다/ 두 개의 무공철추(無孔䥫鎚)/ 방관인(傍觀人)도 또한 꼭 기민(*氣悶)한다/ 피차 편의가 없거늘/ 금고에 누가 상신()하겠는가. (). 사람을 너무 둔치(鈍置)케 하는구나.

 

황룡남(黃龍南)이 송하되 국사가 세 번 시자를 부름은/ 풀을 때려 다만 뱀을 놀라게 하려고 함이다/ 누가 아는가 개울 밑의 청송/ 아래 천 년 묵은 복령(*茯苓)이 있는 줄을.

 

또 송하되 국사가 말씀이 있어 헛되이 베풀지 않나니/ 시자를 세 번 불렀으나 소식이 없다/ 평생의 심담(心膽)을 남을 향해 기울였으나/ 서로 앎이 서로 알지 못함만 같지 못하다.

 

해인신(海印信)이 송하되 노도(老倒)한 남양 대고추(大古錐)/ 등한히 낚시를 내리며 강미(江湄; 강가)에 띄웠다/ 밤은 고요하고 물이 차서 고기가 먹지 않으니(*夜靜水寒魚不食)/ 만선(滿船)에 공연히 월명(月明; 달빛)만 싣고 돌아온다.

 

동림총(東林摠)이 송하되 국사가 세 번 부름은 고금에 환하거늘/ 무슨 일로 노생(*勞生)은 스스로 능하지 못한가/ ()은 이 남과 더불어 구분(舊分)이 없어/ 남과 나의 무정함에 상간(相干)하지 않는다.

 

법진일(法眞一)이 송하되 단봉(丹鳳)이 새끼를 부르매 새끼가 다시 응하니/ 청음(淸音)이 역력하여 저절로 화명(和鳴)한다/ 어느 곳이 저버림을 이루는지 알지 못하나니/ 평지에 꼭 파랑(波浪)이 일어나게 하는가.

 

곤산원(崑山元)이 송하되 언행은 군자의 추기(*樞機)거늘/ 고인이 어찌 헛되이 발함을 긍정하랴/ 모름지기 알지니 협로(狹路)에서 상봉하면/ 1(; 압박하다) 만남을 면하지 못한다/ 도리어 생각하나니 악어(惡語)로 사람을 손상하면/ 움직이는 대로 아프기가 칼로 도려낸 듯하니라.

 

불인청(佛印淸)이 송하되 국사가 세 번 시자를 부르고/ 시자가 3회 응낙했다/ 다시 너를 저버리고 나를 저버린다 하니/ 진개(眞箇; 는 조사)로 가히 예()를 안다 하리라.

 

상방익(上方益)이 송하되 남양이 세 번 부르고/ 시자가 세 번 응수(應酬)하니/ 노국(魯國)과 의희(依俙; 어슴푸레하다)하더니/ 양주(楊州)와 방불(髣髴)하다/ 회수(迴首)하니 한강(寒江)에 공연히 벽파(碧波)가 출렁이며/ 석양(夕陽)은 서쪽으로 가고 물은 동쪽으로 흐른다.

 

승천회(承天懷)가 송하되 국사가 세 번 부름은 내유(來由)가 있으니/ 시자가 소리마다 하나하나 응수했다/ 개중의 단적(端的)한 의지(意志)를 분변치 못할진대/ 도리어 일생의 아름다움을 저버림을 이루리라.

 

불안원(佛眼遠)이 송하되 노도(老倒; 노쇠함을 형용)에 강호상에서/ 낚싯대의 일이 가히 즐겁나니/ 1(; ) 부자(*浮子)가 움직이면/ 또 이 낚시에 올라오더라.

 

장령탁(長靈卓)이 송하되 부르는 곳이 분명하고 응답하는 곳이 친절하거늘/ 누가 이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인지 알지 못하겠네/ 동가(東家)에서 서가(西家)의 일을 누설하니/ 도리어 방관자로 하여금 웃음을 더욱 새롭게 하네.

 

숭승공(崇勝珙)이 송하되 국사가 국사가 세 번 부르고/ 시자가 세 번 응낙하니/ 고기는 용으로 변화하지 않았고/ 약이 도리어 병을 이루었다/ 흠채(欠債; 負債)는 돈으로 갚고()/ 살인은 목숨으로 보상하나니/ 바다는 편안하고() 강은 맑으며/ 바람은 고요하고() 물결은 조용하다/ 우차(吁嗟; 탄식)하나니 2(), 한바탕의 패궐(敗闕)이며/ 너를 저버리고 나를 저버림이여, 37(*三師七證)이다.

 

대혜고(大慧杲)가 송하되 벙어리(*)가 꿈을 얻었으니 누구에게 설해 줄까/ 일어나 상대하매 눈이 마미(*麻彌)하다/ 이미 사람 앞을 향해 폐부(肺腑)를 알렸으니()/ 타자(他自; 자타)가 편의를 찾는 대로 좇는다.

 

죽암규(竹庵珪)가 송하되 세로(世路)의 풍파(風波)가 그대를 보지 않는가/ 1회 얼굴을 보매 1회 정신을 손상한다/ 물 흐르고 꽃 떨어지매 어느 곳인 줄 아느냐/ 동구(洞口)의 도원(*)이라 별다른 이 봄이다.

 

개암붕(介庵朋)이 송하되 방생지(放生池) 두둑을 저녁에 지나는데/ 십 리에 부거(*芙蕖)며 푸른 연꽃 섞였다/ 꽃 아래 배가 있으나 보면 보이지 않고/ 다만 사람의 채련가(採蓮歌) 부름만 들리는구나.

 

지비자(知非子)가 송하되 왕의 선타바(*王仙陁婆)/ 고금에 취칙(取則)하고/ 입니입수(*入泥入水)/ 남양이 진력(盡力)했다/ 삼환삼응(三喚三應)하면서/ 시자가 망측(罔測)했으니/ 분골쇄신하여/ 어찌 보덕(報德)하겠는가

 

열재거사(悅齋居士)가 송하되 세 번 부르매 그()를 회득(會得)할 사람이 없나니/ 지금토록 천재(千載; 천 년)에 도호(塗糊; 糊塗)를 입었다/ 낙화유수는 내가 너를 저버림이며/ 명월청풍은 네가 나를 저버림이다.

 

지문조(智門祚)가 상당하자 중이 묻되 국사가 시자를 세 번 부른 의지(意旨)가 무엇입니까. 스님이 가르되 아이를 어여삐 여기다가 추태(醜態)를 깨닫지 못했다. 이르되 국사가 시자를 저버린 의지가 무엇입니까. 스님이 가로되 맛있는 음식도 배부른 사람이 먹기엔 맞지 않다(*美食不中飽人飡). 이르되 시자가 국사를 저버린 의지가 무엇입니까. 스님이 가로되 분골쇄신(粉骨碎身)하더라도 족히 갚지 못한다.

 

금산원(金山元)이 상당하자 중이 묻되 국사가 시자를 세 번 부른 의지(意旨)가 무엇입니까. 스님이 이르되 노승이 이중(*耳重)이다. 진운(進云)하되 학인이 알지 못하겠습니다. 스님이 이르되 네가 만약 알지 못할진대 산승이 너를 위해 송출(頌出)하겠다. 국사가 세 번 부르고/ 시자가 세 번 응낙했다/ 객이 오면 관찰()함을 쓰고/ 도적이 오면 때림을 써라.

 

천복일(薦福逸)이 염하되 시자는 마음에 타인을 저버리지 않았고 국사는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해인신(海印信)이 염하되 대소(大小) 국사가 시자에게 감파(勘破)됨을 입었다.

 

천동각(天童覺)이 염하되 인의(仁義)의 도중(道中)과 사자(師資; 師弟)의 분상(分上)이니 재호(再呼)하매 능히 재응(再應)했고 실()을 논하고 허()를 논하지 않았다. 그래 말하라, 고부(辜負; 저버림)가 있는가 고부가 없는가. 호옥(皓玉; 흰 옥. 깨끗한 옥)이 티가 없거늘 글자를 새겨 덕을 상(; 잃다)한다.

 

대혜고(大慧杲)가 보설(普說)에 이르되 예컨대() 국사삼환시자화(國師三喚侍者話)를 노파선(老婆禪)을 설해 타니대수(拖泥帶水)했다고 불러 지음을 얻겠느냐. 어느 날 시자를 부르매 시자가 응낙했고 이와 같이 세 번 부르매 시자가 세 번 응낙했다. 스님이 이르되 국사가 세 번 시자를 부르매 어찌 일찍이 고부(辜負)가 있을 것이며 시자가 세 번 응낙하매 어느 곳이 이 고부처(辜負處)인가. 국사가 이르되 장차 이르기를 내가 너를 저버린다고 하렸더니 네가 나를 저버리는 줄 누가 알겠느냐. 스님이 이르되 평지에 뼈 무더기를 일으킴이다(*平地起骨堆). 다시 이르되 총림 중에서 국사삼환시자화(國師三喚侍者話)라고 불러 짓나니 이로부터 곧 일낙삭(*一絡索)이 있거니와 오직 설두가 고인의 골수를 견투(見透)하여 이르되 국사가 세 번 시자를 부름은 점즉부도(*點卽不到). 스님이 이르되 작연(灼然)하다. 시자가 세 번 응낙함은 도즉부점(*到卽不點)이다. 스님이 이르되 도리어 이러하지 않다. 장차 이르기를 내가 너를 저버린다고 하렸더니 네가 나를 저버리는 줄 누가 알겠느냐. 설두를 속임을 얻지 못한다. 스님이 이르되 누가 말하느냐. 다시 대중을 부르고 이르되 호개(好箇), 설두를 속임을 얻지 못한다이다.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지만 설두도 또한 묘희(妙喜; 대혜)를 속임을 얻지 못하고 묘희도 또한 제인을 속임을 얻지 못하고 제인도 또한 노주(露柱)를 속임을 얻지 못한다. 현사가 이르되 시자가 도리어 알았다. 설두가 이르되 정수장지(停囚長智)로다. 스님이 이르되 양채일새(*兩彩一賽). 운문이 이르되 무엇이 이 국사가 시지를 저버린 곳인가, 회득(會得)하더라도 이는 무단(無端)이다. 설두가 이르되 원래 알지 못했다. 스님이 이르되 설봉(雪峯)이 말한 것이다. 운문이 또 이르되 무엇이 이 시자가 국사를 저버린 곳인가, 분골쇄신하더라도 갚음을 얻지 못한다. 설두가 이르되 무단무단(無端無端)이다. 스님이 이르되 살받이()가 생겨나면 화살을 초래한다. 법안이 이르되 다만() 가고 다른 때 오너라. 설두가 이르되 나를 속임을 얻지 못한다. 스님이 이르되 도리어 이 법안이 알았다. 흥화(興化; 存獎)가 이르되 한 맹인이 뭇 맹인을 인도한다. 설두가 이르되 단적(端的; 확실)한 할(; 눈 멀다)인가. 스님이 이르되 친절한 말이 친절한 입에서 나온다. 현각(玄覺; 行言)이 중에게 징문(徵問; 責問)하여 이르되 어느 곳이 이 시자가 안 곳인가. 중이 이르되 만약 알지 못했다면 어찌 이렇게 응낙할 줄 알겠습니까. 현각이 이르되 네가 조금 알았구나. 또 이르되 만약 이에서 견득(見得)하여 간다면 곧 현사를 안다. 스님이 이르되 사람을 너무 참황(慚惶; 부끄럽고 惶悚)케 하는구나. 취암지(翠嵓芝; 守芝)가 이르되 국사와 시자가 모두 이회(理會)가 모자라 있다. 스님이 이르되 오히려 조금은 상당하다(猶較些子). 투자(投子; 大同)가 이르되 사람을 억핍(抑逼)하여 무엇하리오. 설두가 이르되 타근한(*挅根)이다. 스님이 이르되 이장즉취(*理長卽就)하라. 다시 이르되 오직 조주 다구아사(多口阿師)가 있어 저() 주각을 하득(下得; 은 조사)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착(疑着)케 한다. 중이 묻되 국사가 시자를 세 번 부른 의지가 무엇입니까. 조주가 이르되 예컨대() 사람이 어둠 속에서 글자를 쓰면 글자는 비록 이루지 못하지만 문체는 이미 드러난다. 설두가 다시 할()했다. 스님이 이르되 그래 말하라, 1할은 국사와 시자의 분상(分上)에 있느냐, 조주의 분상에 있느냐. 뒤 따라 할로 한 번 할하고 다시 이르되 만약 이 명근(命根)의 오색삭자(*五色索子)가 끊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 속을 투득(透得)하여 지나가겠는가. 설두가 이르되 만약 어떤 사람이 설두에게 묻는다면 설두가 곧 때릴지니 또한 제방의 검점(檢點)을 요한다. 스님이 이르되 도적이 되면 사람의 마음이 공허하다. 설두가 다시 1송이 있어 이르되 사자(師資)가 회우(會遇)하는 뜻이 가볍지 않나니, 스님이 이르되 이 말에 양부문(兩負門)이 있다. 일 없이 서로 함께 초리(草裏)를 행한다, 스님이 이르되 보주 사람이 도적을 압송한다(*普州人送賊). 너를 저버리고 나를 저버림을 사람이 묻지 말고, 스님이 이르되 놓아서 차가와짐을 기다렸다가 보아라. 천하가 머리 다퉈 쟁론(爭論)하는 대로 일임하라. 스님이 이르되 즉금 쉬려면 곧 쉴지니 만약 깨칠 때를 찾는다면 깨칠 때가 없다. 다시 이르되 너희가 만약 현묘한 해회(解會)를 구한다면 다만 국사삼환시자화(國師三喚侍者話)를 관대(管帶)하여 이회(理會)하라, 어느 속이 이 국사가 시자를 저버린 곳이며 어느 속이 이 시자가 국사를 저버린 곳인가. 무슨 교섭이 있으리오. 아왕이 택유(*鵝王擇乳)함은 본디 압류(鴨類)가 아니니 이것은 곧 이 국사가 검인상사(*劒刃上事)를 쓴 것이다.

 

또 실중(室中)에서 국사삼환시자의 의지를 중에게 묻자 중이 이르되 고기가 다니면 물이 탁해집니다. 스님이 이르되 돈비(*?沸)하지 말아라. 중이 말이 없자 스님이 곧 때렸다.

 

또 차화를 들고 이르되 국사가 도리어 시자를 보았느냐, 시자가 도리어 국사를 보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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