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四八】 청원이, 어느 날 중이 묻되 무엇이 이 불법대의(佛法大意)입니까 함으로 인해 스님이 이르되 여릉(*廬陵)의 쌀이 어떤 값이냐.
천장초(*天章楚)가 송하되 여릉의 쌀이 어떤 값이냐/ 귀천(貴賤; 비싼 값과 싼 값)과 고저(高低; 고가와 저가)로 쌀 팔 여가가 없다/ 쌀 팔 여가가 없으며 봉하(縫罅; 꿰맨 틈)가 없나니/ 겨울에 비로소 갈고(耕) 봄에 또 써레질(杷)한다.
또 송하되 미가(米價)가 지방 따라 귀천(貴賤; 비싼 값과 싼 값)이 같나니/ 윤회의 심식(心識)으로 보아선 통하기 어렵다/ 사로(思老; 행사노인)의 귀원처(歸源處)를 궁구하려고 한다면/ 달은 서쪽에 있고 해는 동쪽에 있다.
천복일(薦福逸)이 송하되 거송(巨宋)의 산하 4백주(*四百州)에/ 교개(*交開)하는 물건마다 내유가 있다/ 여릉의 쌀값이 거연(*居然; 명백)히 있나니/ 천하 선승의 어로(語路)가 빽빽하다.
황룡남(黃龍南)이 송하되 여릉의 쌀값이 해(年) 따라 새롭나니/ 길에서 헛되이 전한 것을 들으면 꼭 진실이 아니댜/ 대의(大意)는 기로(歧路)에서 물음을 쓰지 않음이니/ 고저(高低)는 의당 본행인(本行人)을 상견해야 한다.
천동각(天童覺)이 송하되 태평의 치업(治業)은 무상(無像)이며/ 야로(野老)의 가풍은 지순(至淳)하다/ 다만 촌가(村歌)와 사음(*社飮)에 상관하거늘/ 어찌 순덕(舜德)과 요인(堯仁)을 알리오.
곤산원(崑山元)이 송하되 여릉의 쌀값을 경쟁하며 수창(酬唱)하거니와/ 대해가 세류(細流)를 받아들임을 모름지기 알아라/ 만약 돛을 펼쳐 극포(*極浦)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수파축랑(隨波逐浪)하며 어느 때에 쉬겠는가.
법진일(法眞一)이 송하되 여릉의 쌀값을 어떻게 수창(酬唱)하느냐/ 말함을 얻으면 그에게 제일주(第一籌)를 진다(輸)/ 콧구멍이 그에게 염각(拈却; 집어서 물리침)됨을 입었으니/ 두상에 다시 안두(安頭; 머리를 안치)함이 쓰이지 않는다.
운문고(雲門杲)가 송하되 늙은 청원(淸源)이 봉하(縫罅; 꿰맨 틈)가 없나니/ 불법을 물으매 쌀값으로 수대(酬對)했다/ 호리(毫氂)라도 어긋나면 화파(*話欛; 이야깃거리)를 이루나니/ 면목(面目)이 없어서 사람의 두려워함을 얻는다.
죽암규(竹庵珪)가 송하되 여릉의 쌀값은 지음(知音)이 적나니/ 불법을 상량하며 옛에서 지금에 이르렀다/ 원앙을 수놓아 내어 사람들의 보는 대로 맡겼거늘/ 무단(無端)히 수요(須要)하다며 금침(金針)을 찾더라.
운대정(*雲臺靜)이 송하되 여릉의 쌀값을 어떻게 수창(酬唱)하느냐/ 선객이 상봉하매 달리며 쉬지 않더라/ 고인의 단적(端的; 진실)한 뜻을 알고자 하느냐/ 산 앞에 보리(*麦)가 익어 십분(十分; 10분의 10)의 가을이다.
무위자(無爲子)가 송하되 여릉의 쌀값을/ 어떻게 거시(擧示)하느냐/ 혹은 높고 혹은 낮음을 상량하는 대로 맡기나니/ 동항에선 서항의 이익를 보지 못하느니라(*東行不見西行利).
무진거사(無盡居士)가 송하되 일파(一派)의 청원이 소림에서 나오니/ *信衣는 이에 이르러 단지 마음을 전했다/ 심상의 시중엔 아는 사람이 없고/ 모두 여릉의 쌀값을 향해 찾더라.
열재거사(悅齋居士)가 송하되 여릉의 쌀값이 요즘 얼마인가/ 달이 둥글 땐 크고 이지러질 땐 작다 하노라/ 다시 강변에 홀로 깬 사람이 있어/ 눈뜨고 꿈을 꾸면서 천효(天曉)에 이른더라.
영원청(靈源淸)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촉루(髑髏)를 뚫고 지나가는데도 사람이 알지 못하나니 알고자 하거든 다시 사공(*思公)에게 물음을 써야 하리라. 그래 말하라 어느 곳을 향해 물어야 하느냐. 양구(良久)하고 이르되 차 먹으러 가거라(喫茶去).
●第一四八則; 차화는 연등회요19, 선림유취4에 나옴.
●廬陵; 강서성에 위치함. 곧 저명한 양미(良米)의 산지.
●天章楚; 천장원초(天章元楚)니 송대 운문종승. 자는 보월이며 여산 개선사 선섬(善暹; 운문하 3세)에게 의지해 득법했고 월주 천장(天章)에 거주했음 [오등회원16. 속등록6].
●四百州; 4백여 주의 중국 전토. 석씨계고략3에 이르되 지나사백주(支那四百州).
●交開; 교역하기 위해 시장을 엶.
●居然; 1. 의료(意料; 생각거리)를 벗어남을 표시. 2. 명백하고 청초(淸楚; 말쑥하고 조촐함)함을 표시. 옥편 거(居) 안(安)이다.
●社飮; 이르자면 사일(社日; 춘분ㆍ추분에 가장 가까운 戊日)에 무리를 모아 음주함.
●極浦; 요원(遙遠)한 수빈(水濱; 물가).
●話欛; 또 화패(話霸)로 지음. 화병(話柄; 이야깃거리)임.
●雲臺靜; 어떤 사람인지 미상.
●麦; 옥편 맥(麦) 맥(麥)의 속자다.
●東行不見西行利; 항(行)은 호랑절(胡郞切; 항)이니 매매하고 교역하는 영업처임. 곧 시장ㆍ집시(集市; 재래 시장).
●信衣; 불가에서 전수하는 옷임. 오등회원1 25조가 가로되 사자존자가 재난이 일어나지 아니한 전에 몰래 나에게 신의(信衣)와 법게(法偈)를 수여했다 하여 사승(師承)을 밝혔음. 또 육조단경 조사가 다시 가로되 옛적에 달마대사가 처음 이 국토에 도래하매 사람들이 그것를 믿지 않는지라 고로 이 옷을 전하여 신체(信體)로 삼아 대대로 상승(相承)했다.
●思公; 청원행사(靑原行思)를 가리킴. 위 제147칙 행사(行思)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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