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四九】 청원이 석두(*石頭)를 시켜 치서(馳書)하여 남악회양선사에게 올리게 하면서 이에 가로되 돌아오는 날 너에게 돌부자(*鈯斧子)를 주어서 주산(*住山)하게 하겠다. 석두가 양사(讓師)의 처소에 이르러 서신을 전달하지 않고 바로 묻되 제성(諸聖)을 흠모하지 않고 기령도 존중하지 않을(不重己靈) 땐 어떻습니까. 회양이 이르되 자네의 물음이 너무 높구나 왜 향하(向下)하여 묻지 않는가. 석두가 이르되 차라리 가히 영겁토록 침륜(沉淪)할지언정 제성의 해탈을 구하지 않겠습니다. 회양이 대답하지 않았다. 석두가 이에 돌아오자 스님이 묻되 자네가 떠난 지 오래되지 않거늘 서신을 전달함을 얻었는가. 석두가 가로되 신(信; 消息)도 또한 통보하지 않았고 서(書)도 또한 전달치 않았습니다. 이에 전화(前話)를 들고는 다시 이르되 떠나던 날 화상이 저(箇) 돌부자로 주산(住山)함을 허락함을 받았으니(蒙) 즉금 곧 청합니다. 스님이 한 발을 수하(垂下; 내림)했다. 석두가 예배했다. 남악으로 들어가 주산(住山)했다. 운거(*雲居)가 양사(讓師)의 부대처(不對處; 대답하지 않은 곳)를 대신해 이르되 담판한(*擔板漢)이로구나.
해인신(海印信)이 송하되 순수(順水)에 배를 부림은 오히려 스스로 가하거니와/ 역풍(逆風)에 키(柂)를 잡음은 세간에서 드물다/ 비록 그러히 호개(好箇; 훌륭한)의 담판한(擔板漢)이지만/ 도두(到頭; 마침내) 편의(便冝)에 떨어짐을 면하지 못했다.
보녕용(保寧勇)이 송하되 종래로 조상은 군왕(君王)이 되었고/ 자자손손(子子孫孫) 대대(代代)로 창성(昌盛)했다/ 문무(文武)의 백료(百僚)를 다 알지 못하고/ 다만 응당 금전(金殿)에 존당(*尊堂)이 있었다.
설두녕(雪竇寧)이 송하되 왕자가 태어나자 곧 스스로 존귀해/ 다만 응당 날마다 금문(*金門)에 있었다/ 종전(從前; 以前)에 인간사(人閒事)를 돌아보지 않고/ 오직 야야(爺爺; 아버지)가 보전(寶殿)에 현존함만 알았다.
현사(玄沙)가 이르되 대소(大小)가 석두가 대혜(*大慧)의 퇴도(推倒)를 입어 지금토록 일어남을 얻지 못한다.
설두현(雪竇顯)이 염하되 석두가 하마터면 담판(擔板)하고 지나갈 뻔했다. 또 이르되 대소(大小) 양사(讓師)가 거령(據令)을 알지 못했다.
취암지(翠嵓芝)가 염하되 사화상(思和尙)이 수족(垂足)하고 석두가 예배했지만 요차(要且; 도리어. 終乃) 부자(斧子)를 얻지 못했다. 그래 말하라, 후래에 저(箇) 무엇을 사용했는가.
고목성(枯木成)이 염하되 행사(行思)의 돌부자(鈯斧子)를 천하납승에 누가 감히 곁에서 보겠는가. 홀로 석두가 있어 잘 능히 담하(擔荷)했다.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지만 가석(可惜)하게도 방과(放過; 放棄)했다. 당시에 그가 겨우 한 발을 수하(垂下)함을 보았을 때 곧 1할(喝)을 주고 이르되 다른 곳에서 인사(人事)하겠습니다 해야 했다.
해인신(海印信)이 염하되 일등(一等; 一樣으로 평등) 이것은 담판한(擔板漢)이지만 석두가 조금은 상당하다. 그러하여 비록 이와 같지만 다만 향전(向前)할 줄만 알고 상신실명(喪身失命)하는 줄 깨닫지 못한다.
황룡남(黃龍南)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석두의 치서(馳書)는 금고(今古)에 함께 들었거니와 후인이 종유(*宗由)를 잘하지 못해 능히 제창(*提唱)하는 이가 드물어 수유(水乳)를 불변(不辨)하고 옥석을 불분(不分)하게 됨에 이르렀다. 동안(*同安)이 금일 하나에 반을 쪼개어(擘破) 대중에게 보시하겠다. 석두가 비록 그러히 잘 능히 치달(馳達)하여 종풍(*宗風)을 욕되지 않게 했으나 정준(逞俊; 俊秀함을 자랑하다)이 너무 바빠 낙절(落節)을 알지 못했음을 그 어찌하겠는가. 이미 이 낙절(落節)했거늘 돌아오매 무엇 때문에 도리어 돌부자(鈯斧子)를 얻어 주산(住山)했는가. 만약 이 속에서 견득(見得)한다면 주산(住山) 뿐만 아니라 온 시방세계의 진진찰찰(塵塵刹刹)과 호혈마궁(虎穴魔宮)이 다 이 주처(住處)이려니와 만약에 보지 못한다면 감히 보증하노니 제인이 안신입명(安身立命)할 곳이 있지 않으리라.
취암기(*翠嵓璣)가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치서(馳書)하여 소식을 전달함(達信)은 꼭 이 작가라야 하나니 돌부(鈯斧)로 주산(住山)함은 고금에 있음이 드물다. 주산은 곧 다만 좇으려니와 그래 말하라, 양화상(讓和尙)이 쉬러 간 것은 뜻이 무엇인가. 도리어 단득(斷得)할 사람이 있느냐, 나와서 결단해 보아라. 있느냐 있느냐, 없을 것 같으면 취암(翠嵓)이 대중에게 설해 주리라. 사람의 단적(端的)한 곳을 감험(勘驗)하려면 입을 열매 곧 음을 안다.
상방익(上方益)이 거(擧)하되 至해탈을 구하지 않습니다. 스님이 대운(代云; 代讓師而云)하되 그 사람을 보지 못했다면 먼저 소사(*所使)를 보아라.
광령조(廣靈祖)가 장차 입원(*入院)하려고 선치(*先馳)를 출발시키려고 했다. 만참(*晩叅)에 차화를 들고 이어서 설두의 염을 들고는 스님이 이르되 광령(廣靈)은 곧 그렇지 않다. 너의 대고대하(大高大下)를 묻지 않나니 다만 신식(*信息)을 유통(流通)함을 요한다. 만약 제사(諸事)가 주선(*周旋)함을 얻을진대 광령에 도착함을 기다렸다가 너에게 이(个) 주장자를 주겠다.
●第一四九則; 차화는 전등록5에 나옴.
●石頭; 석두희천(石頭希遷)이니 청원행사를 이었음. 아래 제171칙을 보라.
●鈯斧子; 염송설화에 이르되 돌부자(鈯斧子)란 것은 종상래(從上來; 종상 이래)로 서로 전하고 서로 받는 주산(住山) 가구다. 돌(鈯)은 둔(鈍)이니 그 옴이 오랜지라(尙; 久임) 고로 둔하다.
●住山; 사원에 주지(住持)함. 고대의 사원은 다분히 산중에 있은지라 고로 이 말이 있음.
●雲居; 운거도응(雲居道膺)이니 동산양개를 이었음. 아래 제855칙을 보라.
●擔板漢; 판자를 짊어진 자는 다만 능히 판자의 한 면만 간득(看得; 득은 조사)하고 능히 다른 한 면은 간득하지 못함. 법의 편면만 보고 일단(一端)에 고집함을 비유로 가리킴.
●尊堂; 1. 상대방 모친의 존칭. 2. 부모 2인을 가리킴.
●金門; 궁궐문.
●大慧; 남악혜양(南嶽懷讓)의 시호가 대혜선사(大慧禪師)니 위 제119칙 회양(懷讓)을 보라.
●宗由; 근본 인유(因由).
●提唱; 또 제창(提倡)ㆍ제강(提綱)ㆍ제요(提要)로 지음. 제강창요(提綱唱要)의 뜻이니 곧 선림에서 학도를 향해 종문의 강요(綱要)를 염제(拈提)함임.
●同安; 황룡혜남(黃龍慧南) 자신을 가리킴. 처음 동안원(同安院)에 주(住)했음.
●宗風; 1종(宗)의 각기 다른 풍모를 가리킴. 또 명칭이 풍의(風儀)ㆍ선풍(禪風). 선종에서 종사가의 풍의를 특칭(特稱)하여 종풍이라 함.
●翠嵓璣; 취암원기(翠嵓圓璣; 1036-1118)니 송대 황룡파승. 복주(지금 복건에 속함) 임씨(林氏). 복청 응천사에서 출가했고 후에 혜남을 황벽에서 의지했는데 황룡으로 천거(遷居)함에 이르러 데리고 함께 갔음. 혜남이 죽자 동림에서 수중(首衆)했고 후에 취암(翠巖)에서 출세했음. 또 10년 만에 원통으로 이주했다가 숭녕 2년(1103) 보녕에 주지했음 [속등록12. 연등회요15. 불조강목37].
●所使; 심부름꾼(使人)ㆍ하인을 가리킴. ▲종감법림(宗鑑法林; 七十二卷 淸 集雲堂編) 53. 주인을 보려고 한다면 먼저 소사(所使)를 보라.
●入院; 선사가 도임(到任)하여 사원에 주지함.
●先馳; 먼저 치서(馳書; 送信)를 전달하는 사람.
●晩叅; 조참(朝參)의 대칭. 만간(晩間; 저녁 무렵)에 주지가 법요를 개시(開示)하거나 참선 혹 염송(念誦)함을 가리킴. 선림보훈순주(禪林寶訓順硃; 四卷 淸 德玉順硃) 3에 이르되 소참(小參)이 곧 이 만참(晩參)이다. 무릇 대중을 집합해 개시(開示)함을 다 참(參)이라고 이른다. 고인이 도중을 바로잡으려고 조석으로 묻게 하였는데 이 도를 격양(激揚)하지 않는 때가 없었다. 고로 매일 저녁에 반드시 참했는데 곧 포시(晡時; 申時니 오후 3시에서 5시까지)에 있었다. 혹은 주지가 사원에 들거나 혹은 관원이나 단월이 산에 들거나 혹은 사람의 청탁을 받거나 혹은 망자를 위해 개시하거나 혹은 사절(四節; 선림에서 結夏ㆍ解夏ㆍ冬至ㆍ年朝를 사절이라 일컬음)과 납일(臘日; 동지 뒤의 셋째 戌日)에 곧 어두워지면 종을 울리는데 이를 일러 소참이라 한다.
●信息; 소식. 음신(音信).
●周旋; 본래 운전을 가리킴. 인신(引申; 轉義)하여 주상(周詳), 완비(完備)를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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