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집주(5권)

선문염송집 권5 제153칙(한글)

태화당 2021. 10. 7. 07:18

一五三파조타화상(*破竈墮和尙)이 숭악(嵩嶽)에 거주했는데 산오(山塢; 산 언덕)1(; 祠堂)가 있었고 매우 신령(神靈)했다. 묘중(廟中)에 오직 1(; 부뚜막)를 안치했으며 원근에서 제사(祭祀)가 그치지 않았고 물명(*物命)을 팽살(烹殺)함이 심히 많았다. 스님이 어느 날 시자를 데리고 입묘(入廟)하여 주장자로써 가리키며 이르되 너는 본래 이와(泥瓦)로 합성(合成)했거늘 영()이 어디로부터 오며 성()이 어디로부터 일어나는가. 이에 몇 번() 두드리고 이르되 깨어졌다(破也), 떨어졌다(墮也). 그 부뚜막이 곧 깨어졌다. 수유(須臾; 잠시 후)에 한 청의아관(靑衣峩冠; 푸른 옷에 높은 갓을 한 사람)이 예배를 베풀고 가로되 나는 본래 이 묘()의 조신(竈神)이었는데 오래 업보(業報)를 받다가 여금에 화상의 무생법(無生法) 설하심을 입어 드디어 해탈을 얻은지라 특별히 와서 예배하며 감사합니다. 스님이 이르되 이는 너의 본유지성(本有之性)이며 내가 억지로 말한 게 하니다. 신이 재배(再拜)하고 사라졌다(). 후에 도중(徒衆)이 가로되 모등(某等)은 오래 좌우에서 시봉했어도 시회(示誨)를 입지 못했거늘 조신(竈神)이 어떤 법 설하심을 듣고 곧 해탈을 얻었습니까. 스님이 이르되 내가 특별한 도리가 없고 단지 그를 향해 말하되 이와(泥瓦)로 합성했거늘 영()은 어디로부터 오며 성()은 어디로부터 일어나느냐 했다. 너희 등은 왜 예배하지 않느냐. 도중이 드디어 작례(作禮)했다. 스님이 주장자로써 머리를 때리고 이르되 깨어졌다(破也), 떨어졌다(墮也). 대중이 일시에 대오했다.

 

대각련(大覺璉)이 송하되 퇴토(堆土)가 만만(漫漫; 넓고 멀고 가가 없음)하고 흑연(黑煙)이 발발(㶿㶿; 연기가 성하게 일어나는 모양)하거늘/ 어찌하여(*胡爲) 도리어 정령굴(精靈窟)이 되었나/ 장두(杖頭; 는 조사)로 세 번 두드리매 곧 분붕(分崩)되고/ 돌연히 저() 아관(峩冠)의 출현이 있었다/ 대중이 거듭 묻되 적래(適來; 조금 전)에 무슨 술법(術法)인가 하매/ 다만 이는 거가(渠家)의 바닥 없는 물건이다/ 일제히 예배를 펴면서 눈이 주장(*侜張)했으니/ 재타(再打)해도 종전의 촉루골(髑髏骨)이다/ 굴굴(屈屈: 자꾸 굴복함)하여 무엇하겠는가/ 등래기밀(*登萊沂密)/ 개개가 두변(頭邊)에 붓을 꽂았다.

 

불안원(佛眼遠)이 송하되 화복(禍福)의 위엄이 스스로 신령하지 못하나니/ 잔배(殘盃)와 냉자(*冷炙)로 어떤 사람에게 제사 지내나()/ 한 번 떠난 후로 좇아 소식이 없나니/ 야로(野老)가 아직 제고(祭皷; 祭鼓와 같음)의 소리를 두드린다. 이것은 거()하여 신이 재배하고 사라졌다.

 

또 송하되 봄이 추워 요초(*料峭; 조금 추움)하니/ 연소한 이를 동살(凍殺; 너무 얼게 하다)한다/ 심상(*參商)을 간절히 꺼리나니/ 별로 기묘한 게 없다/ 저두(低頭; 머리를 숙이다)하며 시봉하고/ 환희하며 문신(*問訊)하라/ 불법을 상량함은/ 자네의 성명(性命)을 손상한다. 이것은 거()하여 대중이 일시에 대오했다.

 

원오근(圜悟勤)이 보설(普說)에 차화를 들고 이르되 지여(秪如) 산승이 즉금 불자를 들었거니와 그래 말하라 파조타와 더불어 이 같은가 이 다른가. 드디어 이르되 깨어졌다(破也), 깨어졌다. 떨어졌다(墮也), 떨어졌다. 만약에 견득(見得)한다면 파조타화상을 저버리지(辜負) 않을 뿐만 아니라 또한 곧 종상(從上)의 조사를 저버리지 않으려니와 만약에 보지 못할진대 파조타화상을 저버릴 뿐만 아니라 또한 곧 자기를 저버린다. 차사(此事; 종문의 향상사)가 있음을 아는(知有) 것은 남을 좇아 얻는 게 아니다. 소이로 말하되 영()이 어디로부터 오며 성()이 어디로부터 일어나느냐 했다. 지여(只如) 제인(諸人)의 현금(現今)의 색신은 이 부모의 혈기(血氣)로 성취했거니와 만약 이 중에 영명(靈明)한 묘성(妙性)을 식득(識得)한다면 곧 성인이거나 범부거나 너희의 의근(意根)을 찾더라도 마침내 가히 얻지 못한다. 곧 이에 안으론 견문각지(見聞覺知)가 없고 밖으론 산하대지가 없고 심상(尋常)의 착의끽반(着衣喫飯)에 다시 기특함이 없다. 소이로 말하되 내가 만약 도산을 향하면(*我若向刀山) 도산이 저절로 최절(摧折; 꺾이다)되고 내가 만약 지옥을 향하면 지옥이 저절로 소멸한다 하니 비로소 이와 같은 영통(靈通)이 있고 이와 같은 자재(自在)가 있는 줄 안다. 다만() 여금의 선승가(禪僧家)가 왜 돌이켜 반조(反照)하여 환히 통철(通徹)하게 하지 않는가.

 

第一五三則; 벽암록 제96. 숭산의 파조타 화상이 성자(姓字)를 일컫지 않고 언행은 헤아리기 어려웠으며 숭산에 은거했다. 어느 날 도중(徒衆)을 거느리고 산 언덕 사이에 들어갔는데 사당()이 있어 매우 신령스러웠다. 전중(殿中)에 오직 한 부뚜막()을 안치했는데 원근(遠近)에서 제사(祭祀)를 그치지 않아 물명(物命)을 팽살(烹殺)함이 매우 많았다. 스님이 묘중(廟中)에 들어가 주장자로써 부뚜막을 세 번(三下) 두드리고 이르되 돌(), 너는 본래 전토(塼土)로 합성(合成)되었거늘 영()이 어디로 좇아서 오며 성()이 어디로 좇아 일어나기에 이렇게 물명(物命)을 팽살(烹殺)하느냐 하고 또 곧 세 번(三下) 쳤다. 부뚜막이 이에 저절로 기울어지면서 깨어져 타락(墮落)했다. 수유(須臾; 잠시 후)에 어떤 한 사람이 청의아관(靑衣峨冠; 푸른 옷에 높은 )으로 홀연히 스님 앞에 서더니 예배를 베풀고 가로되 나는 곧 조신(竈神)입니다. 오랫동안 업보를 받다가 금일 스님의 무생법(無生法) 설하심을 입어() 이미 이곳을 벗어나 천중(天中)에 태어나 있지만 특별히 와서 감사드립니다. 스님이 가로되 너에게 본래 있는 자성(自性; )이므로 내가 억지로() 설한 게 아니다. 신이 재배(再拜)하고 사라졌다(). 시자가 가로되 모갑 등은 오랫동안 화상을 참시(參侍)하였으되 지시를 입지() 못했거늘 조신(竈神)은 어떤 경지(徑旨; 徑截의 지취)를 얻었기에 바로(便) 곧 생천(生天)했습니까. 스님이 가로되 내가 다만 그를 향해 말하되 너는 본래 전토(塼土)로 합성되었거늘 영()이 어디로 좇아서 오며 성()이 어디로 좇아 일어나느냐 하였다. 시승(侍僧)이 모두 대답이 없자 스님이 이르되 알겠느냐. 중이 이르되 알지 못합니다. 스님이 이르되 예배하거라(禮拜著). 중들이 예배하자 스님이 이르되 깨어졌다, 깨어졌다. 떨어졌다, 떨어졌다. 시자가 홀연히 대오했다. 후에 어떤 중이 안국사(安國師; 慧安)에게 거사(擧似)하니 스님이 감탄하며 이르되 차자(此子; 는 남자의 통칭)가 물아일여(物我一如)를 알아 다했다(會盡) 하였다.

破竈墮; 당대승. 숭산혜안(嵩山慧安)의 법사(法嗣). 숭악(嵩嶽)에 은거했는데 언행이 헤아리기 어려웠음. ()하기를 부뚜막()을 가져다 타파하고 조신(竈神)을 대해 설법했다 함 [전등록4].

物命; 1. 물류의 수명 혹 생명. 2. 생명이 있는 물류.

胡爲; ))는 하().

侜張; 기광(欺誑). 이아(爾雅) 주장(侜張) ()이다.

登萊沂密下; 염송설화에 이르되 등래기밀(登萊沂密)이란 것은 4()의 이름이다. 두변삽필(頭邊揷筆)이란 것은 개개가 영령(英靈)한 호걸한(豪傑漢)이다.

冷炙; 잔채잉반(殘菜剩飯; 남은 채소와 남은 밥)을 가리킴.

料峭; 조금 추움. 초춘의 한랭을 형용.

參商; 조정사원4. 심성(參星) ()은 별 이름임. 상성(商星)과 함께 출몰하면서 서로 보지 못함. 지금의 일로는 짝하지 못하는 자가 있는지라 고로 이 뜻을 씀. 춘추(春秋) 소원년(昭元年; 昭公元年) (; 左氏傳) 옛적 고신씨(高辛氏)가 두 아들이 있었다. 맏이를 가로되 알백(閼伯)이며 막내를 가로되 실심(實沈)이었다. 광림(曠林)에 거주했는데 서로 잘 지내지(; ) 못했으며 날마다 간과(干戈)를 찾아 서로 정토(征討)했다. 후에 제()가 좋지(은 착할 장. 좋을 장) 않게 여겨 알백을 상구(商丘)에 옮겼는데 상()나라 사람들이 이 인유로 고로 진()을 상성(商星)으로 삼았다. 실심(實沈)을 대하(大夏)에 옮겨 심()을 주재케 했는데 당()나라 사람이 이 인유로 하상(夏商)을 복사(服事; 복종하며 섬김)했다. ()은 어갈절(於葛切; ). ()은 음이 심(). ()은 음이 내().

問訊; 합장하면서 입으로 안부를 물음임. 다만 경읍(敬揖)하면서 안부를 표문(表問)하는 마음도 또 이르되 문신임. 설문 신() ()이다.

我若向刀山;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礙大悲心陀羅尼經; 一卷 唐 梵達摩譯). 내가 만약 도산을 향하면(我若向刀山) 도산이 저절로 최절(摧折; 꺾이다)되고 내가 만약 화탕(火湯)을 향하면 화탕이 저절로 소멸되고 내가 만약 지옥을 향하면 지옥이 저절로 고갈(枯竭)되고 내가 만약 아귀(餓鬼)를 향하면 아귀가 저절로 포만(飽滿)하고 내가 만약 수라(修羅)를 향하면 악심이 저절로 굴복하고 내가 만약 축생을 향하면 저절로 대지혜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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