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七八】 백장이, 마대사가 승좌하여 양구함으로 인해 스님이 나가서 배석(拜席)을 걷었다. 마조가 하좌하여 방장으로 돌아갔다. 마조사가록(*馬祖四家錄) 백장이 마조의 시자가 되었다. 어느 날 수시(隨侍)하며 길을 가던 차에 들오리 소리를 들었다. 마조가 이르되 무슨 소리인가. 스님이 이르되 들오리 소리입니다. 양구(良久)에 마조가 이르되 적래(適來; 조금 전, 아까)의 소리는 어느 곳을 향해 가느냐. 스님이 이르되 날아 지나갔습니다. 마조가 머리를 돌리더니 스님의 코를 잡아 문득 비틀었다. 스님이 아픔을 참는 소리를 지었다. 마조가 이르되 또 날아 지나갔다고 말하겠느냐. 스님이 언하에 살핌이 있었다. 돌아온 다음날 마조가 승좌하여 겨우 앉자 스님이 나와서 대자리(簟)를 말아버렸다. 마조가 곧 하좌했다. 스님이 따라가 방장에 이르자 마조가 이르되 적래(適來)에 1전(轉; 量詞) 인연을 들려고 했는데 네가 무엇 때문에 대자리를 걷어버렸느냐. 스님이 이르되 모갑의 비두(鼻頭; 코)가 아팠기 때문입니다. 마조가 이르되 네가 어느 곳에 갔다 왔느냐(*什麽處去來). 스님이 이르되 어제 우연히 출입하여 참수(叅隨)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마조가 할(喝)로 한 번 할했다. 스님이 곧 나갔다.
대각련(大覺璉)이 송하되 음운(陰雲)을 밀포(密布)하여 강우(降雨)할 때/ 용을 때리려면 꼭 이 단단한 금추(金槌)라야 한다/ 대천(大千; 대천세계)이 이미 걷혀(卷) 사택(私澤)이 없으니/ 가뭄을 걱정하던 치농(癡農; 어리석은 농부)이 와서 눈썹을 편다.
승천종(承天宗)이 송하되 열중(列衆)이 승당하여 조위(祖威; 조사의 위엄)를 떨치는데/ 대웅(*大雄)이 권석(卷席; 자리를 걷다)함은 다만 그(伊)를 좇는다/ 여금에 정령(正令)을 누가 상위(相委; 알다)하는가/ 성인(聖人)을 대적(對敵)하려면 도리어 저 사자아(師子兒)라야 한다.
해인신(海印信)이 송하되 승당(陞堂)하매 권석(卷席)함은 판이하여(逈) 짝하기 어렵나니/ 고일(杲日; 밝은 해)이 등휘(*騰輝)하며 곳곳에 두루하다/ 가히 우습구나(堪笑) 홀뢰(忽雷)가 우주를 경동(驚動)하거늘 정중(井中)의 생물은 머리도 들지 않네.
또 송하되 권점(卷簟)커나 승당하는 일은 이미 머나니/ 고금에 모두 주차(*周遮)가 끊어짐을 찬탄(*賛)한다/ 근일(近日) 벽안호인(碧眼胡人)의 설(說)을 들었는데/ 정저(井底)의 이인(泥人)이 철사(䥫虵)를 물었다더라.
장로색(長蘆賾)이 송하되 마조가 겨우 승당하자/ 웅봉(雄峰; 백장)이 곧 배석(拜席)을 걷었다/ 유기의 화살이 원숭이를 쏘았고(*由基箭射猿)/ 땅 가득히 꽃이 낭자(狼藉)하다.
법진일(法眞一)이 송하되 마조가 어느 날 비로소 승당하자/ 사중(四衆)이 창연(*摐然)히 거양(擧揚)을 기다렸다/ 백장이 즉시 배석(拜席)을 거두어버리니/ 어찌 갈고리가 의심하지 않을 곳에 숨겨진 줄 알겠는가.
불적기(佛跡琪)가 송하되 금수(錦*綉; 錦繡)의 좌석(*?; 音이 요)이 한 조각 구름에 오르니/ 취균(翠筠; 푸른 대)의 유점(幽簟; 그윽한 대자리)에 파문(波紋)을 걷었다/ 옹용(*雍容)의 사중(四衆)이 일제히 머리 돌리니/ 설함 없는 가운데 듣지 못한 것을 얻었다.
곤산원(崑山元)이 송하되 쇠뇌에 천균(千鈞; 鈞은 30근)이 있음은 세상에 드물거늘(罕稀)/ 어찌(肯) 해서(*鼷鼠; 새앙쥐) 때문에 추기(樞機)를 발하랴/ 다만 응당 금시(*金趐)가 등상(騰翔; 騰空飛翔)하는 곳에/ 1족(鏃; 화살촉)이 요천(遼天; 摩天)하여 표적을 맞히고 돌아온다.
또 송하되 마조가 석일에 승좌하자/ 백장이 나와서 배석(拜席)을 걷었다/ 고자(古者)는 비록 곧 이와 같지만/ 금인은 도리어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 직요(直饒; 縱然) 분명히 알아 얻더라도/ 청천(晴天)에 벽력을 면치 못한다.
상방익(上方益)이 송하되 야심에 귀시로(歸時路)를 인득(認得)했거든/ 날 밝기를 기다리지 말고 곧 관문을 나서라/ 3척의 막야(鏌鎁)가 손에 가로 놓였나니/ 지금(至今) 대웅산(*大雄山)을 좌단(坐斷)했다.
취암종(翠巖宗)이 송하되 귀자(鬼子; 子는 조사)가 나타면(*那吒面)을 걸어 일으키매/ 맨발로 수미로(須彌盧; 수미산)를 고정(跨定; 걸터앉아 固定함)했다/ 철우가 황하안(黃河岸)을 채찍질해 일으키매/ 대양(大洋)의 해저에서 산호(珊瑚)를 먹는다.
천녕희(天寧照)가 송하되 호장삼흑이사(胡張三黑李四)가/ 다만(秪麽) 끌어 오고 다시 끌어 간다/ 뿌리 없는 나무(樹子)의 양두(兩頭)가 열리매/ 등롱과 노주를 웃겨 넘어지게 했다.
숭승공(崇勝珙)이 송하되 승당은 벌써 이 겨(糩) 속의 겨(糠)며/ 권점(卷簟)은 잉연(仍然)히 눈 위에 눈을 더함이다/ 무영수(無影樹) 사이에서 직녀(織女)를 맞이하고/ 자라장(紫羅帳) 속에서 우랑(牛郞; 牽牛郞)을 잃었다/ 빈곤할 적엔 달사(達士)가 금을 가지고 구제함이 없더니/ 병들자 한인(閑人)이 약방(藥方)을 설함이 있다/ 늘 추억하노니 강남의 3월 속에/ 자고(鷓鴣)가 우는 곳에 백화가 향기롭다.
불감근(佛鑒勤)이 송하되 밀물(潮)이 와서 밀물(潮子; 子는 조사)이 밀물(潮頭; 頭는 조사)에 오르니/ 손에 홍기(紅旗)를 잡고 수류(水流)를 거스른다(逆)/ 홀연히 맹풍이 불어 물결을 후퇴시킴을 입으니/ 이때에 기량(伎倆; 技倆)을 일시에 그만둔다.
불안원(佛眼遠)이 송하되 돛을 걸고서(掛得) 편풍(便風; 편의의 바람)을 만나니/ 수유(須臾)에 천 리라 가향(家鄕)에 이르렀다/ 임문(臨門)하여 언덕에 올라 처자를 만나니/ 환희의 정회(情懷)를 가히 당적(當敵)하지 못한다.
개암붕(介庵朋)이 송하되 남산에서 범을 때려 죽이고(*南山打殺虎)/ 장교(長橋)에서 용을 베어버렸다/ 세상에서 3해(害)를 제거하매/ 장안에 신식(信息; 소식)이 통한다.
지비자(知非子)가 송하되 승당하자 곧 권점(卷簟)하니/ 빈주가 언사를 두지 않았다/ 주장자를 잡아 향대(香臺)를 치고는/ 대중이여 각자 돌아가거라.
무위자(無爲子)가 송하되 들오리는 날고 비두(鼻頭; 코)는 찟어지고/ 권점(卷簟)하며 다시 와서 추졸(醜拙)을 보였다/ 직요(直饒; 縱然) 홀로 대웅봉(*大雄峯)에 앉았더라도/ 또한 이는 하늘 가의 제이월(第二月)이다.
설두현(雪竇顯)이 차화를 들고 이르되 제방에서 다 이르기를 기특하다 하거니와 이러히 간다면 도리어 합당한가, 만약 합당하다 한다면 비유컨대 수모(水母; 해파리)가 새우로써 눈을 삼음과 같고 만약 합당하지 않다고 한다면 또 공연히 찬탄함이니 저(个) 무엇을 도모하겠는가. 중중(衆中)에서 일반한(一般漢; 한 종류의 사내)은 어지럽게 밟으면서 앞을 향해 나아가(向; 去의 뜻이 있음) 묻되 고인의 의지(意旨)가 무엇인가. 다시 어떤 늙은이는 호오(好惡)를 알지 못하고서 대답해 이르되 다만(將) 선타객(仙陁客)이라고 이르노라. 또 이르되 내일 다시 좌전(座前)에 이르거라 하나니 고재고재(苦哉苦哉)로다. 이와 같이 자칭 종장(*宗匠)이라 하면서 인천의 안목을 열려고 한다면 여년(驢年; 無期)이리라. 제상좌(諸上座)여, 설두가 당시에 만약 그가 나와서 권석(卷席)함을 보았더라면 가슴에다 한 번 밟아 주어 좌자(坐者)와 도자(倒者)로 하여금 모두 일어남을 얻지 못하게 했겠다. 또한 후인이 별다른 생애가 있어 호상 둔치(鈍置)를 보임을 면하게 하려 했으리니 어찌 개개가 영령(英靈)한 사내가 아니겠는가. 도리어 아느냐 또는 아니냐, 귀당(歸堂)하라.
또 염하되 마조가 승당하매 백장이 권석(捲席)한 것은 정령(正令)을 좇지 않고 굽은 것을 꺾어(*抝) 곧은 것으로 만들었음이다.
고목성(枯木成)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마조가 승당하매 백장이 권석(卷席)했으니 직하(直下; 즉시)에 승당(承當)하고 노고롭게 심력(心力; 마음으로 힘씀)하지 말지니 허공을 타파하거늘 어찌 진적(眹迹; 朕兆의 흔적)을 남기겠는가. 비록(*饒) 그대가 파수(*擺手)하고 문득 귀가하더라도 풍뢰(風雷)는 피함을 얻으나 벽력을 만난다. 양구하고 이르되 도리어 아느냐, 효풍(曉風)이 국화의 누럼을 불어 터뜨렸고 불어 호월(皓月; 흰 달)이 추수(秋水)의 푸름을 인(印) 쳐 열었다.
지해일(智海逸)이 상당하여 이르되 대적(大寂; 마조의 시호)이 승당하자 웅봉(雄峯; 백장)이 권석(卷席)하니 장군이 한 번 노하자 연진(煙塵)이 길이 쉬었다. 이에 부르고 이르되 이 속에 도리어 상장(上將)이 있느냐. 양구하고 이르되 하마터면 정수장지(停囚長智)할 뻔했다.
불일재(*佛日才)가 상당하여 이르되 1회 상견하니 1회 새롭나니 도자(到者)라야 바야흐로 도중인(道中人)을 본다. 이런 까닭으로 마조가 승당하자 백장이 권석했다. 설두사옹(雪竇師翁)이 말하되 정령(正令)을 행하지 않아(不行; 위의 拈에 不從이라 했음) 굽은 것을 꺾어 바른 것을 만들었다. 스님이 이르되 이와 같나니 그의 대과(大過; 큰 허물)를 상주고 그의 무력(無力)을 벌주었다. 불일(佛日)은 곧 그렇지 않나니 마조가 승좌하자 백장이 권석했다. 갑자기 주장자를 잡고 이르되 정령(正令)을 마땅히 행하리라. 쳐서(卓) 한 번 치고 이르되 즐률주장(楖栗拄杖; 즐률나무로 만든 주장자)은 미미 서벽(西壁)에 기댔는데 지음인(知音人)은 돌아오지 않고 한 번 가더니 소식이 끊어졌다. 구립(久立)했다. 귀당(歸堂)하여 차를 먹어라.
해인신(海印信)이 상당하여 이르되 마조가 승당하자 백장이 권석했다.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지만 요차(要且; 도리어, 終乃) 불법도리가 없다. 이 승좌하지 않고 권석하지 아니한 이전이 옳은 게 아닐까. 이와 같은 해회(解會)가 여마사속(如麻似粟)이니 더욱 교섭 없음을 보인다. 이 2도(塗; 途와 같음)를 여의고서 도리어 제방에 청해 정당(定當; 판명)해 보아라.
또 스님이 중에게 묻되 마조가 승당하자 백장이 권석한 것을 네가 어떻다고 이회하느냐. 중이 가로되 제방에서 도안(道眼)의 인연이라고 불러 짓습니다. 스님이 가로되 너에게 의거할진대 어떻게 이회하는가. 중이 가로되 또한 도안의 인연이라고 불러 짓습니다. 스님이 가로되 마조가 있지 아니한 이전엔 도안이 어느 곳에 있느냐. 중이 의의(擬議; 의논하려 함)하자 스님이 할(喝)하고 가로되 이 눈 먼 자야. 이로 좇아 망상전도가 일시에 빙산(氷散)하라, 나가거라.
또 중이 묻되 마조가 승당하자 백장이 권석하매 마조가 하좌하여 방장으로 돌아간 의지가 무엇입니까 함으로 인해 스님이 가로되 당시에 그가 겨우 나옴을 기다렸다가 곧 좋이 금주(擒住)했겠다. 의의(擬議)하면서 오지 못하면 때리고 나서 쫓아내었더라면 또한 허다한 갈등이 없었으리라. 어떤 종류의 사내는 숙맥(菽麦)을 분간하지 못하고 사정(邪正)을 분변하지 못하면서 다만 관도(管道)하되 이는 향상의 인연이며 도안의 화회(話會)다 하거니와 배워 여년(驢年)에 이르더라도 또한 꿈에도 보지 못한다.
회당심(晦堂心)이 상당하여 마조가 승당하자 백장이 권석한 것을 들었다. 후인이 내풍(來風)을 잘 알지 못해 다 말하기를 진적(眹迹; 朕兆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하거니와 도화랑리(桃花浪裏)에 바로 좋게 돛을 벌리고 칠리탄두(七里灘頭)에 다시 가히 수조(垂釣)하는 줄 너무 알지 못한다. 여금에 반드시 부침을 분변하고 심천을 알 사내가 있으리니 시험삼아 나와서 수맥을 정당(定當; 판명)해 보아라. 있느냐, 없을 것 같으면 다만(且) 어부의 피리를 가지고 한가히 해변을 향해 불겠다.
선문염송집주 5책 1질로 발간되었습니다 (daum.net)
선문염송집주 5책 1질로 발간되었습니다
2022년 3월 발행. 150부. 5책 1질. 총 4,842쪽, 12.5pt. 4․6배판. 하드. 양장. 정가 60만 원. 한문주석 1만 여 개로 염송본문의 各則을 해석하고 전체를 한글로 번역. 주석의 쪽 수가 본문을 조금 초
blog.daum.net
'선문염송집주(5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문염송집 권5 제179칙 (0) | 2021.10.12 |
---|---|
선문염송집 권5 제178칙(주석 한글) (0) | 2021.10.12 |
선문염송집 권5 제178칙(한문) (0) | 2021.10.12 |
선문염송집 권5 제177칙 (0) | 2021.10.12 |
선문염송집 권5 제176칙(한글) (0) | 2021.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