師拈起毬子問僧云 那箇何似遮箇 對云 不似 師云 什麽處見那箇便道不似 僧云 若問某甲見處 和尙放下手中物 師云 許爾具一隻眼 陸亘大夫向師道 肇法師甚奇怪 道萬物同根是非一體 師指庭前牡丹華云 大夫時人見此一株華如夢相似 陸罔測 陸又問 天王居何地位 師云 若是天王卽非地位 陸云 弟子聞說天王是居初地 師云 應以天王身得度者 卽現天王身而爲說法 陸辭歸宣城治所 師問 大夫去彼將何治民 陸云 以智慧治民 師云 恁麽卽彼處生靈盡遭塗炭去也 師入宣州 陸大夫出迎接 指城門云 人人盡喚作甕門 未審和尙喚作什麽門 師云 老僧若道 恐辱大夫風化 陸云 忽然賊來時作麽生 師云 王老師罪過 陸又問 大悲菩薩用如許多手眼作什麽 師云 只如國家又用大夫作什麽
●毬子; 卽毬 子 後綴 最初以毛糾結而成 後以皮爲之 中實以毛 或充以氣
●肇; 僧肇(384-414) 略稱肇法師 東晉僧 長安人 俗姓張 家貧 以傭書爲業 遂得博覽經史 初好老莊 及讀維摩經而感悟 遂出家 善方等大乘經典 兼通三藏 冠年名聲已震關中 才思幽玄 精於談論 聞鳩摩羅什羈留涼土 前往從之 羅什歎爲奇才 及至姚秦破涼 乃隨侍羅什入長安 稟姚興之命 與僧叡等於逍遙園詳定經論 解悟彌深 被稱爲解空第一 弘始六年(404) 羅什譯出大品般若經 師乃撰般若無知論呈之 後又撰述不眞空論 物不遷論 涅槃無名論 注維摩詰經十卷等 義熙十年示寂 年僅三十一 後人收集僧肇所著之宗本義 物不遷 不眞空 般若無知 涅槃無名諸論 題名爲肇論行世 [佛祖歷代通載八 梁高僧傳六 出三藏記集八 同九 肇論疏上 魏書釋老志二十]
●萬物同根是非一體; 肇論云 天地與我同根 萬物與我一體
●一體; 外相雖異而其本性則一 故曰一體
●天王; 指大梵天王 又作梵天王 梵王 名爲尸棄 或世主 印度古傳說中 爲劫初時從光音天下生 造作萬物 佛敎中則以之與帝釋天同爲佛敎之護法神 其所住之宮殿 稱爲梵王宮 [大智度論十 大毘婆沙論九十八 大唐西域記四]
●初地; 菩薩乘五十二位中 十地之第一歡喜地 故初地菩薩稱爲歡喜地菩薩
●生靈; 對於死靈之語 卽生者之神識也 又指生命 生民
●塗炭; 尙書 仲虺之誥第二 民墜塗炭 注 夏桀昏亂 不恤下民 民之危險 若陷泥墜火無救
●風化; 風俗敎化
스님이 구자(毬子)를 집어 일으켜 중에게 물어 이르되 나개(那箇; 저것)가 저개(遮箇)와 어찌 같은가(何似). 대운(對云) 같지 않습니다(不似). 사운(師云) 어느 곳에서 나개(那箇)를 보았기에 바로 같지 않다고 말하느냐. 승운(僧云) 만약 모갑의 견처(見處)를 물으신다면 화상이 손안의 물건을 방하(放下)해야 합니다. 사운 너에게 일척안(一隻眼)을 갖추었다고 허락하겠다. 육긍대부(陸亘大夫)가 스님을 향해 말하되 조법사(肇法師)가 심히 기괴(奇怪)하나니 말하되 만물이 동근이며 시비가 일체다(萬物同根是非一體). 스님이 뜰 앞의 모란화(牡丹華)를 가리키며 이르되 대부(大夫)여, 시인(時人)이 이 한 그루의 꽃을 봄이 마치 꿈과 상사(相似)하다. 육긍이 헤아리지 못했다(罔測). 육긍이 또 묻되 천왕(天王)이 어떤 지위에 거주합니까. 사운 만약 천왕이라면 곧 지위가 아니다. 육긍이 이르되 제자가 설함을 듣기로 천왕은 이 초지(初地)에 거처한다 했습니다. 사운 응당 천왕신(天王身)을 써야(以) 득도(得度)할 자는 곧 천왕신을 나타내어 설법한다. 육긍이 고별하고 선성(宣城)의 치소(治所)로 돌아가자 스님이 묻되 대부(大夫)가 거기로 가서 무엇을 가지고 치민(治民)하겠는가. 육긍이 이르되 지혜로써 치민하겠습니다. 사운 이러하다면 곧 그곳의 생령(生靈)이 모두(盡) 도탄(塗炭)을 만날 것이다. 스님이 선주(宣州)로 들어가자 육대부(陸大夫)가 나와서 영접(迎接)했다. 성문(城門)을 가리키며 이르되 사람마다 모두(盡) 옹문(甕門)이라고 불러 짓습니다. 미심하오니 화상은 무슨 문이라고 불러 짓습니까. 사운 노승이 만약 말한다면 대부(大夫)의 풍화(風化)를 욕되게 할까 염려스럽다. 육긍이 이르되 홀연히 도적이 올 때 어떻습니까. 사운 왕노사의 죄과(罪過)로다. 육긍이 또 묻되 대비보살(大悲菩薩)이 허다한 수안(手眼) 같은 것을 써서 무엇합니까. 사운 지여(只如) 국가가 또 대부(大夫)를 써서 무엇하는가.
●毬子; 곧 구(毬; 공)니 자는 후철. 최초에 털로 얽어 매어 만들었으며 후에 가죽으로 이를 만들었는데 속을 털로 채우거나 혹은 공기로 채웠음.
●肇; 승조(僧肇; 384-414)니 약칭이 조법사(肇法師)임. 동진(東晉)의 승려며 장안 사람이며 속성(俗姓)이 장(張). 집안이 가난해 용서(傭書; 남에게 고용되어 글씨를 쓰는 일)로써 업(業)을 삼았으며 드디어 경사(經史)를 박람(博覽)함을 얻었음. 처음엔 노장(老莊)을 좋아했는데 및 유마경을 읽고서 감오(感悟)하여 드디어 출가했음. 방등(方等)의 대승경전을 잘했으며 겸하여 3장(藏)을 통달했음. 관년(冠年)에 명성이 이미 관중(關中)을 진동(震動)했고 재사(才思)가 유현(幽玄)하고 담론에 정밀했음. 구마라집이 양토(涼土)에 기류(羈留)한다 함을 듣고 앞으로 가서 그를 좇았는데 라집이 기재(奇才)라고 탄복했으며 그리고 요진(姚秦)이 파량(破涼)함에 이르자 이에 라집을 수시(隨侍)하며 장안에 들어갔음. 요흥(姚興)의 명령을 받아 승예(僧叡) 등과 함께 소요원(逍遙園)에서 경론을 상정(詳定)하면서 해오(解悟)가 더욱 깊어졌으며 해공제일(解空第一)로 일컬어짐을 입었음. 홍시 6년(404) 라집이 대품반야경(大品般若經)을 역출(譯出)하자 스님이 이에 반야무지론(般若無知論)을 지어 그에게 드렸으며 후에 또 부진공론(不眞空論)ㆍ물불천론(物不遷論)ㆍ열반무명론(涅槃無名論)ㆍ주유마힐경(注維摩詰經) 10권 등을 찬술(撰述)했음. 의희 10년에 시적(示寂)했으니 나이는 겨우 31. 후인이 승조가 지은 바인 종본의(宗本義)ㆍ물불천(物不遷)ㆍ부진공(不眞空)ㆍ반야무지(般若無知)ㆍ열반무명(涅槃無名)의 여러 논을 수집(收集)하여 조론(肇論)으로 제명(題名)했으며 세상에 유행함 [불조역대통재8. 양고승전6. 출삼장기집8, 동9. 조론소상. 위서석로지20].
●萬物同根是非一體; 조론(肇論)에 이르되 천지와 내가 동근이며 만물과 내가 일체다(天地與我同根 萬物與我一體).
●一體; 외상(外相)은 비록 다르나 그 본성은 곧 하나인지라 고로 가로되 일체임.
●天王; 대범천왕(大梵天王)을 가리킴. 또 범천왕ㆍ범왕(梵王)으로 지음. 이름이 시기(尸棄) 혹 세주(世主)가 됨. 인도 옛 전설 중 겁초 때 광음천으로부터 하생했으며 만물을 조작(造作)한다 함. 불교 중에선 곧 제석천과 더불어 한가지로 불교의 호법신이 됨. 그가 거주하는 바의 궁전을 일컬어 범왕궁이라 함 [대지도론10. 대비바사론98. 대당서역기4].
●初地; 보살승 52위 중 10지의 제1이 환희지(歡喜地)며 고로 초지보살을 일컬어 환희지보살이라 함.
●生靈; 사령(死靈)에 상대한 말이니 곧 산 자의 신식(神識)임. 또 생명ㆍ생민(生民)을 가리킴.
●塗炭; 상서 중훼지고 제2. 백성이 도탄(塗炭)에 추락했다. 주(注) 하걸(夏桀)이 혼란하여 하민(下民; 백성)의 위험을 불쌍하게 여기지 않음이 마치 진흙탕에 빠지고 불에 추락해도 구제하지 않음과 같다.
●風化; 풍속과 교화(敎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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