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鄭公 鎭亳州時 迎華嚴顒公舘於州治 咨以心法旣有證入 而別後答顒書曰 示諭此事 問佛必有夙因 非今生能辨 誠是如此 然弼遭遇和尙 卽無始以來忘失事一旦認得 此後須定拔出生死海 不是尋常恩知 雖盡力道斷 道不出也 和尙得弼 百千其數 何益於事 不過得人道華嚴會下出得箇老病俗漢 濟得和尙甚事 所云淘汰甚多 此事誠然 每念古尊宿 始初在本師處 動是三二十年 少者亦是十數年侍奉 日日聞道聞法 方得透頂透底 却思弼兩次蒙和尙垂顧 共得兩箇月請益 更作聰明過人 能下得多少工夫 若非和尙巧設方便 著力擿發 何由見箇涯岸 雖粉骨碎身 無以報答 未知何日再得瞻拜 但日夕依依也 噫 先佛特稱富貴學道難 況貴極人臣 據功名之會而成辦焉 此尤爲難耳 形以汗簡 尊奉顒公 而自謂不是尋常恩知 豈欺人哉
●華嚴顒; 修顒 宋代雲門宗僧 字證悟 趙城(山西洪洞)梁氏 參蘇州瑞光圓照宗本得法 初住壽州資聖 富鄭公甚加敬重 請住西京少林招提 末住舒州投子 道譽稱盛 [續燈錄十六 五燈會元十六 無錫南禪寺志二]
●亳州; 今安徽亳縣
●舘; 館的俗字 指使居住
●州治; 指古代中國州級行政單位的治所 卽該州的行政長官官署所在地
●此事; 指宗門一大事
●淘汰; 佛祖統紀三 淘汰者 大論云 澄洗也 以空慧水 濤淅㶕擇 說文 淅㶕 音析簡 洗米也
●尊宿; 德尊年長者 ▲觀無量壽佛經疏二 德高曰尊 耆年曰宿
●本師; (一)謂根本之敎師 亦卽本緣導師 本從師之意 一般多用於稱呼釋迦如來 與敎主本主本佛同義 (二)弟子尊稱其師 亦稱爲本師 禪錄多稱其受業師爲本師 史記八十樂毅傳 樂臣公學黃帝老子 其本師號曰河上丈人 不知其所出 此指(二)
●垂顧; 一垂念 二猶光臨
●請益; 卽學人請師示誨之意 於禪林中 學人受敎後 尙有未透徹明白之處 再進一步請敎之謂也 ▲論語六雍也 子華使於齊 冉子爲其母請粟 子曰 與之釜 請益 曰 與之庾 冉子與之粟五秉 注 子華 公西赤也 使 爲孔子使也 釜 六斗四升 庾 十六斗 秉 十六斛 ▲禮記曲禮 請業則起 請益則起
●工夫; 或作功夫 謂參禪也
●成辦; 成功 完成 辨 辯 辦 竝通
●汗簡; 以火炙竹簡 供書寫所用 竹簡 古代用來書寫文字的竹片 亦借指著述 借指史冊 典籍
부정공(富鄭公; 富弼)이 박주(亳州)를 진수(鎭守; 鎭)할 때 화엄옹공(華嚴顒公; 修顒)을 맞이해 주치(州治)에 머물게 하고(舘) 심법(心法)을 물어(咨) 이미 증입(證入)이 있었다. 헤어진 후 옹(顒)에게 답한 글에 가로되 차사(此事)를 시유(示諭)하시면서 불법을 물음(問佛)은 반드시 숙인(夙因)이 있어야 하며 금생에 능히 갖춘(辨) 게 아니라 하셨으니 참으로(誠) 이는 이와 같습니다. 그러하여 필(弼)이 화상을 조우(遭遇; 저본에 遭過로 지었음)하여 곧 무시이래(無始以來)에 망실(忘失)했던 일을 하루아침에 인득(認得)했으며 차후(此後)에 모름지기 꼭(定) 생사해(生死海)를 발출(拔出)하리니 이 심상(尋常)의 은지(恩知; 恩遇니 극진한 待遇)가 아닙니다. 비록 진력(盡力)하여 말해 끊고자 해도 말하여 내지 못합니다. 화상이 필(弼)을 얻음은 백천(百千)에 그 수(數)이리니 사(事)에 무슨 이익이리오. 사람이 말하되 화엄회하(華嚴會下)에 저(箇) 노병(老病)의 속한(俗漢)을 출득(出得)함을 얻었다 함에 불과(不過)할 것이거늘 화상의 무슨 일(甚事)에 쓰임을 얻겠습니까(濟得). 이른 바(所云) 도태(淘汰)가 심(甚; 저본에 其로 지었음)히 많다 하니 차사(此事)가 참으로 그러합니다(誠然). 매번 고존숙(古尊宿)을 사념하건대 시초(始初)에 본사(本師)의 처소에 있으면서 움직였다 하면(動) 이 3, 2십 년이며 적은 것도(少者) 역시(亦是) 십수 년 시봉하면서 날마다 문도문법(聞道聞法)하고서야 바야흐로 투정투저(透頂透底)를 얻었습니다. 도리어 사유하건대 필(弼)이 양차(兩次)에 화상의 수고(垂顧)를 입었고(蒙) 공(共)히 양개월(兩箇月) 청익(請益)함을 얻었거니와 다시 총명(聰明)이 과인(過人; 타인을 초과)함을 지어야 능히 다소(多少)의 공부(工夫)를 하득(下得; 捨得)한다 하셨으니 만약 화상이 교설(巧設)의 방편으로 착력(著力)하여 들추어냄(擿發)이 아니었다면 무슨 연유(緣由; 由)로 저(箇) 애안(涯岸)을 보았겠습니까. 비록 분골쇄신(粉骨碎身)하더라도 보답할 소이(소이; 以)가 없습니다. 알지 못하나니 어느 날 다시 첨배(瞻拜)함을 얻을는지 단지 일석(日夕)으로 의의(依依)합니다. 희(噫)라, 선불(先佛)이 특칭(特稱)하기를 부귀하면 학도(學道)가 어렵다 했거늘 하물며 귀극(貴極)의 인신(人臣)이 공명지회(功名之會)에 기대어 성판(成辦)함이겠는가. 이것은 더욱(尤) 어려움이 되리라. 한간(汗簡)으로써 형상(形狀; 形)하여 옹공(顒公)을 존봉(尊奉)하면서 스스로 이르기를 이 심상(尋常)의 은지(恩知)가 아니라 했으니 어찌 사람을 속임이겠는가.
●華嚴顒; 수옹(修顒)이니 송대 운문종승. 자는 증오며 조성(산서 홍동) 양씨. 소주 서광 원조종본(圓照宗本)을 참해 득법했고 처음엔 수주 자성에 거주했음. 부정공(富鄭公)이 심히 경중(敬重)을 더했고 청하여 서경 소림초제에 주(住)했음. 마지막에 서주 투자(投子)에 주(住)했으며 도예(道譽)를 칭성(稱盛)했음 [속등록16. 오등회원16. 무석남선사지2].
●亳州; 지금의 안휘 박현.
●州治; 고대 중국 주급(州級) 행정단위의 치소(治所). 곧 그 주(州)의 행정장관의 관서(官署)의 소재지.
●舘; 관(館)의 속자. 거주하게 함을 가리킴.
●此事; 종문의 일대사를 가리킴.
●淘汰; 불조통기3. 도태(淘汰)란 것은 대론에 이르되 징세(澄洗; 깨끗이 씻음)니 공혜(空慧)의 물로 도석간택(濤淅㶕擇; 씻고 일어서 택함)함이다. 설문 석간(淅㶕)은 음이 석간이니 쌀을 씻음이다.
●尊宿; 덕이 높은 연장자. ▲관무량수불경소2. 덕고(德高)를 가로되 존(尊)이며 기년(耆年)을 가로되 숙(宿)이다.
●本師; (1). 이르자면 근본의 교사임. 또 곧 본연(本緣)의 도사(導師)니 본래 좇는 스승의 뜻. 일반으로 다분히 석가여래의 칭호로 사용함. 교주ㆍ본주(本主)ㆍ본불과 같은 뜻. (2). 제자가 그 스승을 존칭함이니 또한 일컬어 본사라 함. 선록에선 다분히 그 수업사(受業師)를 일컬어 본사라 함. 사기80 악의전. 악신공(樂臣公)이 황제(黃帝)와 노자에게 배웠는데 그 본사의 호를 가로되 하상장인(河上丈人)이다. 그 나온 곳을 알지 못함. 여기에선 (2)를 가리킴.
●垂顧; 1. 수념(垂念). 2. 광림(光臨)과 같음.
●請益; 곧 학인(學人)이 스승에게 시회(示誨)를 청함의 뜻. 선림 중에서 학인이 가르침을 받은 후 오히려 투철명백(透徹明白)하지 못한 곳이 있으면 다시 진일보(進一步)하여 가르침을 청함을 말함임. ▲논어6 옹야(雍也). 자화(子華)가 제(齊)나라에 심부름을 가자 염자(冉子)가 그 어머니를 위해 곡식(粟)을 청구(請求)했다. 공자가 가로되 부(釜)를 주어라. 청익(請益)하자 가로되 유(庾)를 주어라. 염자가 곡식 5병(秉)을 주었다. 주(注) 자화는 공서적(公西赤)임. 사(使)는 공자를 위해 심부름함임. 부(釜)는 여섯 말 네 되임. 유(庾)는 열여섯 말임. 병(秉)은 열여섯 휘임. ▲예기 곡례(曲禮). 청업(請業; 학업을 청함)하면 곧 일어나고 청익(請益; 더 배우기를 청함)하면 곧 일어난다.
●工夫; 혹 공부(功夫)로 지음. 참선을 말함.
●成辦; 성공. 완성. 변(辨)ㆍ변(辯)ㆍ판(辦)은 모두 통함.
●汗簡; 불로써 말린 죽간(竹簡)이니 서사(書寫)에 이바지 하는 데 쓰이는 것. 죽간은 고대에 사용하여 문자를 서사하는 죽편(竹片)이니 또한 가차(假借)하여 저술을 가리키며 가차하여 사책(史冊), 전적(典籍)을 가리킴.
'나호야록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나호야록상(羅湖野錄上) 명교선사(明敎禪師) 숭공(嵩公; 契嵩) (0) | 2025.10.30 | 
|---|---|
| 나호야록상(羅湖野錄上) 원조선사(圓照禪師) 본공(本公; 宗本) (0) | 2025.10.29 | 
| 나호야록상(羅湖野錄上) 대각선사(大覺禪師; 懷璉) (0) | 2025.10.27 | 
| 나호야록상 소남선사(小南禪師) (0) | 2025.10.26 | 
| 나호야록상 원오선사(圜悟禪師; 克勤) (0) | 2025.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