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일적

태화일적(泰華一滴) 46

태화당 2019. 6. 24. 08:52

46答雪竇顯禪師

一兎橫身當古路 蒼鷹纔見便生擒 後來獵犬無靈性 空向枯樁舊處尋 雜毒海三 韓大伯

 

답설두현선사(答雪竇顯禪師)

한 토끼가 몸을 가로하여 고로(古路)에 당대(當對)하니/ 창응(蒼鷹; 털색이 푸르고 흰 큰 매)이 겨우 보자 곧 사로잡았도다/ 후래에 사냥개가 영성(; 은 총명할 령)이 없어/ 공연히 마른 말뚝(; 말뚝 장)의 구처를 향해 찾더라.

 

보속고승전7(補續高僧傳七) 설두현선사전(雪竇顯禪師傳). 설두선사(雪竇禪師; 智門光祚法嗣. 雲門下三世)는 이름이 중현(重顯; 980-1052)이며 자()가 은지(隱之)며 수주(遂州) 이씨(李氏)의 아들이다. 어릴 적에 정예(精銳)하여 진세(塵世) 밖으로 뜻을 겨루었다. 보안선상인(普安詵上人)에게 의지해 출가하여 수구(受具)했으며 강연(講筵)을 편력(遍歷)하며 경론에 유인(游刃)했다. 문변(問辯)이 바람 달리듯 해 동학(同學)이 기()를 거두고 감히 펴지 못했다. 버리고 귀선(歸禪)해 촉()을 나와 초()에 들어갔다. 일찍이 대양(大陽)에서 전객(典客; 객의 접대를 맡은 직책)하면서 객과 조주(趙州)의 종지(宗旨)를 논했다. 객이 가로되 법안선사(法眼禪師)가 예전에 각철취(覺鐵觜; 조주의 法嗣)를 금릉(金陵)에서 해후(邂逅)했는데 각()은 조주의 시자며 명안(明眼)으로 호칭(號稱)했다. 물어 가로되 조주의 백수자(柏樹子) 인연을 기억합니까. ()이 가로되 이 말씀이 없었으니 선사(先師)를 비방하지 마시오. 법안이 손뼉을 치며 가로되 참다운 사자가 굴 속에서 오셨구나. 각공(覺公)이 말한 이 말씀이 없으셨다 한 것을 법안이 이를 긍정했으니 그 뜻이 어디에 있습니까. 스님이 가로되 종문(宗門)의 억양(抑揚)에 어찌 규철(規轍)이 있겠습니까. 때에 고행(苦行; 淨人이니 사원 중에서 剃染을 행하지 않고 갖가지 淨業作務에 복무하는 자)이 있었으니 이름이 한대백(韓大伯)이란 자다. 모습이 천()하였고 그 옆 방에서 자며 시봉했는데 곧 웃음을 숨기며 떠났다. 객이 물러가자 스님이 이를 캐물어 가로되 내가 객을 상대해 얘기하는데 이에 감히 오만하게 웃느냐. 무슨 일을 웃었느냐. 대답해 가로되 객의 눈이 바르지 못함을 알고 웃었으며 법을 간택함이 밝지 못함을 알고 웃었습니다. 스님이 가로되 설()이 있는가. 게로 대답해 가로되 한 토끼가 몸을 가로하여 고로(古路)에 당대(當對)하니/ 창응이 겨우 보자 곧 사로잡았도다/ 후래에 사냥개가 영성(靈性)이 없어/ 공연히 마른 말뚝의 구처를 향해 찾더라. 스님이 가만히 이를 이상히 여겼으며 결약하여 벗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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