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1993년 술회(述懷)

태화당 2019. 8. 1. 09:08

술회(述懷)二首

 

탁암은일경기기(卓菴隱逸經幾紀)

굴지타산이십주(屈指打算已十周)

안리현란이절훤(眼離眩亂耳絶喧)

운담풍청자유유(雲湛風淸自悠悠)


암자를 세워 은일(隱逸)하기가 몇 해가 지났더냐

손가락 꼽아 세어 보니 이미 십주년(十周年)이로다

눈은 현란(眩亂)을 여의었고 귀는 시끄러움이 끊겼으며

구름은 담연(湛然)하고 바람은 맑아 스스로 유유하도다.

 

   제목 술()은 밝힐 술. ()는 품을 회. 술회(述懷)란 마음먹은 여러 가지 생각을 말하는 것.

   1~2행 은()은 편안할 은. 숨을 은. ()은 편안할 일. ()는 해 기. ()은 아찔할 현. 현혹(眩惑)할 현. 의혹(疑惑)할 현. ()은 즐거울 담. 맑을 잠. 빠질 침. 대체로 담으로 발음함.

 

부성소용염왕환(賦姓疎慵厭往還)

축발유휴람산천(祝髮猶休覽山川)

유탐전경급한좌(唯耽轉經及閑坐)

불위보리여열반(不爲菩提與涅槃)

 

타고난 성품이 게을러 왕환(往還)을 싫어하는지라

머리 깎고도 오히려 산천유람함을 쉬었노라

오직 전경(轉經)과 한좌(閑坐)를 탐()함은

보리(菩提)와 열반을 위함이 아니로다.

 

   1~3행 부()는 받을 부. 탈 부. ()는 소()와 같음. 드물 소. ()은 게으를 용. 소용(疏慵)은 게으른 것. ()은 싫어할 염. ()은 끊을 축. ()은 즐길 탐. 전경(轉經)은 경을 읽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