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1993년 영추(詠秋)

태화당 2019. 8. 1. 09:09

영추(詠秋)二首

 

규리근진식(睽離根塵識)

별무현묘리(別無玄妙理)

지일영화사(遲日詠花謝)

추야음송뢰(秋夜吟松籟)

 

근진식(根塵識)을 규리(睽離)하고선

달리 현묘한 이치가 없나니

지일(遲日)엔 꽃 떨어짐을 노래하고

가을밤엔 솔소리를 읊조리노라.

 

   1~4행 규()는 어그러질 규. 다를 규. 규리(睽離)는 어긋나서 배반함. 근진식(根塵識)은 육근 육진 육식(六根 六塵 六識). 지일(遲日)은 따뜻한 봄날이니 봄엔 낮이 길기 때문. ()은 읊을 영. ()는 꽃 떨어질 사. ()는 소리 뢰.

 

배회사양로(徘徊斜陽路)

황엽낙정사(黃葉落庭莎)

정좌청소리(靜坐淸宵裏)

은섬롱노화(銀蟾弄蘆花)

 

사양(斜陽)의 길을 배회하노라니

누런 잎이 뜨락의 잔디에 떨어지고

맑은 밤 속에 고요히 앉았노라니

은색 달이 갈대꽃을 희롱하도다.

 

   1~4행 배()는 어정거릴 배. ()는 어정거릴 회. 사양(斜陽)은 석양(夕陽)과 같은 말. ()는 잔디 사. ()는 밤 소. ()은 달에 두꺼비가 산다는 전설에 의해 달의 대칭(代稱)으로 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