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1995년 이과(已過)

태화당 2019. 8. 1. 09:23

이과(已過)

 

지일화락가(遲日花落街)

구하적우과(九夏積雨過)

엽락미귀근(葉落未歸根)

지지만설화(枝枝滿雪花)

조화신묘사(造化神妙事)

망망묘난사(茫茫渺難思)

욕지단적의(欲知端的意)

전이과신라(箭已過新羅)

 

지일(遲日)의 꽃 떨어진 가로에

구하(九夏)의 장마가 지나더니

잎이 떨어져 뿌리로 채 돌아가지 않았는데

가지마다 설화(雪花)가 가득하구나.

조화(造化)의 신묘한 일은

망망(茫茫)하고 아득하여 사량키 어렵나니

단적(端的)한 뜻을 알려고 한다면

화살이 이미 신라를 지났음이로다.

 

   1~7행 지일(遲日)은 따뜻한 봄날. 봄엔 해가 길기 때문. 구하(九夏)는 구십 일의 여름. 적우(積雨)는 장마. ()는 아득할 묘. ()은 근본 단. 바를 단. 단적(端的)은 명백하고 솔직한 상태.

   8행 종적이 없음을 표현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