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0년 임제문법피타삼돈방화(臨濟問法被打三頓棒話)

태화당 2019. 8. 1. 10:30

임제문법피타삼돈방화(臨濟問法被打三頓棒話)

 

방두유안명여일(棒頭有眼明如日)

요식진금화리간(要識眞金火裏看)

황벽불법무다자(黃檗佛法無多子)

직지이지곡설난(直指易知曲說難)

 

방두(棒頭)에 눈이 있어 밝기가 해와 같나니

진금(眞金)을 알고자 한다면 불 속에서 보아라

황벽(黃檗)의 불법이 무다자(無多子)

직지(直指)하면 알기 쉽지만 곡설(曲說)하면 어렵도다.

 

   제목 임제가 회하(會下)에 있고 목주(睦州. 陳尊宿이니 黃檗法嗣)가 수좌(首座)가 되었는데 물어 이르되 상좌(上座)가 여기에 있은 지가 다시(多時. 많은 세월)거늘 어찌하여 가서 화두(話頭)를 묻지 않느냐. 임제가 이르되 모갑(某甲)으로 하여금 무슨 화두를 묻게 해야 곧 옳겠습니까. 수좌가 이르되 어찌하여 무엇이 이 불법의 적적대의(的的大意. 매우 的實大意)입니까 하고 가서 묻지 않느냐. 임제가 곧 가서 묻다가 삼도(三度. 三回) 타출(打出. 방망이 맞고 쫓겨남)함을 입었다. 임제가 수좌에게 고별하며 가로되 수좌의 세 번 가서 묻게 함을 입었사오나 타출함을 입으니 인연이 여기에 있지 않는가 염려되어 잠시 또 하산(下山)할까 합니다. 수좌가 이르되 자네가 만약 떠나려 할진댄 반드시 화상에게 고별하고 가야 또한 옳느니라 하고는 수좌가 미리 가서 황벽에게 고해 이르되 화두를 물은 상좌는 심히 가히 얻지 못하거늘 화상께서 어찌하여 천착(穿鑿)해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가서 후인에게 음량(陰凉)이 되어 주게 하지 않으십니까. 황벽이 이르되 나도 이미 아노라. 임제가 와서 고별하거늘 황벽이 이르되 네가 다른 곳을 향해 감을 얻지 말지니 바로 고안(高安)의 탄두(灘頭)로 향하여 대우(大愚. 歸宗智常法嗣. 南嶽下三世)를 뵈러 가거라. 임제가 대우에 도착하자 앞의 얘기를 들고는 모갑(某甲)의 허물이 어느 곳에 있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대우가 이르되 황벽이 이러히 노파심이 간절하여 너를 위해 철저히 피곤하거늘 다시 무슨 허물 있음과 허물 없음을 설하는가. 임제가 홀연히 대오하고 이르되 황벽의 불법이 무다자(無多子)로구나. 대우가 움켜 머물게 하고 이르되 네가 적래(適來)엔 또 허물 있음을 말하더니 지금엔 도리어 불법이 무다자라고 말하는가. 임제가 대우의 갈빗대 아래에 세 주먹 쥐어박으니 대우가 밀어젖히면서 이르되 너의 스승은 황벽인지라 나의 일에 상간(相干)되지 않느니라 하였다 [碧巖錄卷二 十一則]. ()은 양사(量詞). 일돈(一頓)은 일방(一棒). 혹은 십방(十棒) 또는 이십방(二十棒)이라고도 하니 그 때리는 수가 많음을 말함.

   1~2행은 벽암록권이 이십칙(碧巖錄卷二 二十則)에 있는 구절.

   3~4행 무다자(無多子)는 많은 것이 없음. 별것 아님. ()는 조자(助字). ()은 위곡(委曲)할 곡이니 보편(普遍)의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