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탁발화(德山托鉢話)
회득여시불회금(會得如屎不會金)
시인도자비상량(時人徒自費商量)
몽교각비각역비(夢覺覺非覺亦非)
종불교인회통방(終不敎人會通方)
알아 얻음은 똥과 같고 알지 못함은 금이건만
시인(時人)이 한갓 스스로 상량(商量)을 허비하는구나
꿈과 깸(覺)이 그른 줄 깨닫더라도 깨달은 것 역시 그른지라
마침내 사람으로 하여금 통방(通方)을 알게 하지 못하는 것인가.
제목 어느 날 밥이 늦자 덕산(德山. 龍潭崇信의 法嗣 慧能下五世)이 발우를 받들고 법당에 내려갔다. 설봉(雪峯. 德山의 法嗣)이 반건(飯巾)을 말리던 차에 덕산을 보고는 이에 가로되 종도 울리지 않았고 북도 치지 않았거늘 노화상(老和尙)이 어느 곳으로 향해 가십니까. 덕산이 도리어 방장으로 돌아갔는데 스님(巖頭니 德山의 法嗣)이 당중(堂中)에서 듣고는 손뼉을 치며 가로되 대소(大小) 덕산이 오히려 말후구(末後句)를 알지 못했도다. 덕산이 거화(擧話)를 듣고는 시자를 시켜 스님을 부르러 가게 하였다. 묻되 네가 노승을 긍정치 않느냐. 스님이 그 뜻을 몰래 알렸는데 덕산이 다음 날 상당하여 설화(說話)함이 심상(尋常)과 달랐다. 스님이 승당(僧堂)에 이르러 손뼉을 치며 크게 웃고 이르되 또한 당두노한(堂頭老漢. 堂頭는 方丈의 異名. 주지의 居室. 또 주지를 가리킴)이 말후구를 알았음을 기뻐하노라. 타후(他後)론 천하인이 어찌하지 못하리라.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기는 하지만 또한 단지 삼 년을 얻을 것이다. 삼 년 후에 과연 천화(遷化. 교화를 옮김. 죽음을 말함)했다 [傳燈錄卷十六 巖頭全豁章]. 탁(托)은 손바닥으로써 그릇 등을 받들 탁.
1~2행 회(會)는 해(解)와 같음. 도(徒)는 공(空)의 뜻이니 공연. 비(費)는 허비할 비.
3행 스님(德山)이 다시 대중에게 고하여 가로되 허공을 더듬고 메아리를 쫓아감은 너희의 심신(心神)을 노고롭게 하나니 꿈과 깸이 그른 줄 깨달으면 필경에 무슨 일이 있으랴 (捫空追響 勞汝心神 夢覺覺非 竟有何事) [五燈全書卷十三 德山章]. 교(覺)는 꿈 깰 교. 깨칠 각.
4행 교(敎)는 하여금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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