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1년 희비(喜悲)

태화당 2019. 8. 2. 09:07

희비(喜悲)

 

운단민천여람색(雲斷旻天如藍色)

목엽축풍비우락(木葉逐風飛又落)

연년추색개상사(年年秋色皆相似)

공음조어대삭삭(蛩音鳥語帶索索)

삼분광음이퇴색(三分光陰二退色)

암사여생공삭막(暗思餘生恐索莫)

막도무심무사호(莫道無心無事好)

아향숙비홀희락(我向倏悲忽喜樂)

 

구름 끊긴 가을하늘이 쪽빛과 같고

나뭇잎은 바람 따라 흩날리고 또 떨어지네

해마다 추색(秋色)은 다 서로 비슷하건만

귀뚜리 소리와 새소리에 삭삭(索索)함을 띠었구나.

삼분(三分)의 광음(光陰)에 둘은 퇴색하고

가만히 여생을 생각하매 삭막할까 두렵네

무심무사(無心無事)가 좋다고 말하지 마소

나는 숙비홀희(倏悲忽喜)를 향해 즐기려네.

 

   1~8행 민()은 가을하늘 민. ()은 귀뚜라미 공. ()은 쓸쓸할 삭. 삭삭(索索)은 외롭고 쓸쓸한 모양. 광음(光陰)은 세월. ()은 몰래 암. 삭막(索莫)의 막()은 막()과 통함. 삭막(索寞) 삭막(索漠)으로 표기하기도 함. ()은 홀연히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