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일○상(一○相)

태화당 2019. 8. 2. 10:09

()

) --> 

이의미분전(二儀未分前)

응연일상원(凝然一相圓)

석가유미회(釋迦猶未會)

가섭기능전(迦葉豈能傳)

상종남양기(相從南陽起)

탐원전앙산(耽源傳仰山)

산심해차상(山深解此相)

심상시차단(尋常示此段)

유일물어차(有一物於此)

상재동용중(常在動用中)

동중수부득(動中收不得)

차언출혜능(此言出慧能)

좌주명일심(座主名一心)

상좌용무량(上座用無量)

공안천칠백(公案千七百)

미출차(未出此)

의향즉상신(擬向卽喪身)

의배즉난면(擬背卽難免)

시고명차사(是故名此事)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

소일시불생(少一時不生)

잉일시불사(剩一時不死)

전체상현전(全體常現前)

쟁나불나하(爭那不奈何)

고금수행인(古今修行人)

문교철우용(蚊咬鐵牛容)

전신몰입우(全身沒入牛)

시위용문룡(始爲龍門龍)

금오위수비(金烏爲誰飛)

백화위수연(百花爲誰娟)

여하언불회(如何言不會)

지위태완연(祇爲太宛然)

불구간경안(不具看經眼)

종피고인기(終被古人欺)

삼매불현전(三昧不現前)

염불부정미(念佛不精微)

불타성일편(不打成一片)

미도무의지(未到無疑地)

자력혹불급(自力或不及)

응수문선지(應須問善知)

갱유은근어(更有慇懃語)

만구도불출(滿口道不出)

시절인연숙(時節因緣熟)

기리처처찰(其理處處察)

) --> 

이의(二儀)가 나뉘지 아니한 전에

응연(凝然)히 한 모양으로 뚜렷하나니

석가도 오히려 알지 못하거늘

가섭이 어찌 능히 전할손가.

원상(圓相)이 남양(南陽)으로부터 일어나

탐원(耽源)이 앙산(仰山)에게 전했나니

앙산이 이 원상을 깊이 이해해

심상(尋常)에 이 조각을 보였도다.

한 물건이 여기에 있으니

늘 동용(動用)하는 가운데 있지만

동중(動中)에 거두려 하면 얻지 못한다 하니

이 말은 혜능(慧能)으로부터 나왔도다.

좌주(座主)는 일심(一心)이라 이름하거니와

상좌(上座)는 씀이 무량하도다

공안(公案)이 천칠백이지만

()을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향하려 하면 곧 상신(喪身)하고

배반하려 하면 곧 면하기 어렵나니

이런 고로 이 일을 이름하되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이라 하느니라.

한 시각이라도 모자라면 살지 못하고

한 시각이라도 남으면 죽지 못하나니

전체가 늘 앞에 나타나지만

어찌하지 못함을 어찌하리오.

고금의 수행인이

모기가 무쇠소를 깨물은 모양이니

온몸이 무쇠소에 몰입해야

비로소 용문의 용이 되느니라.

금오(金烏)는 누구 때문에 날며

백화(百花)는 누구 때문에 아리따운가

어찌해서 알지 못한다고 말하느냐 하면

단지 너무 완연(宛然)하기 때문이라 하노라.

간경안(看經眼)을 갖추지 못하면

마침내 고인(古人)의 속임을 입고

삼매(三昧)가 앞에 나타나지 않으면

염불이 정미(精微)롭지 못함이로다.

일편(一片)을 타성(打成)하지 못하면

의심이 없는 지경에 이르지 못했음이니

자기의 힘이 혹 미치지 못하거든

응당 잘 아는 이에게 물음을 써야 하느니라.

다시 은근한 말이 있지만

입에 가득하나 말을 내지 못하나니

시절의 인연이 익으면

그 이치가 곳곳에 환히 나타나리라.

) --> 

   1~4행은 부모가 나지 아니한 전에/ 응연(凝然)히 한 모양으로 뚜렷하나니/ 석가도 오히려 알지 못하거늘/ 가섭이 어찌 능히 전할손가 (父母未生前 凝然一相圓 釋迦猶未會 迦葉豈能傳) [從容錄卷五 七十七則 慈覺大師勸孝文] 의 첫 줄만 바꿨음. 석가불이 가섭에게 세 곳에서 마음을 전했다 하는데 영취산(靈鷲山)에서의 꽃을 들어 보이심과 다자탑(多子塔) 앞에서의 자리를 나누어 앉게 하신 것과 열반하신 후 곽 밖으로 두 발을 보이신 것임. 이의(二儀)는 천지. 음양. ()은 엉길 응.

   5~8행 남양혜충국사(南陽慧忠國師. 六祖法嗣)가 육대조사(六代祖師)의 원상(圓相)97개 가지고 있었는데 탐원(耽源. 慧忠法嗣)에게 전하며 말하되 이 원상들을 전해 받을 사람이 내가 죽은 후 30년에 나타나리라 했고 남양이 입적(入寂)한 후 과연 앙산(仰山. 潙山靈祐法嗣)이 내참(來參)한지라 그 원상을 전해 주었으니 오등전서권십칠 앙산장(五燈全書卷十七 仰山章)을 왕간(往看)하라. ()은 자주 삭. 심상(尋常)은 평상(平常) 평소(平素)의 뜻.

   9~12행 육조(六祖. 慧能大師)가 어느 날 대중에게 일러 가로되 한 물건이 있어 위로는 하늘을 버티고 아래론 땅을 버티되(上柱天下柱地. 는 버틸 주. 어떤 책엔 로 지어졌음) 검기가 칠과 같나니(黑似漆) 항상 동용(動用)하는 가운데 있으되 동용 중에 거두려 하면 얻지 못하느니라. 너희 등 제인(諸人)은 무엇이라고 불러 짓겠느냐. 사미신회(沙彌神會)가 대중에서 나와 말하되 모든 부처님의 본원(本源)이며 신회의 불성입니다. 육조가 드디어 몇 방() 때리고 가로되 내가 한 물건이라고 불러 지어도 오히려 스스로 맞지 않거늘 어찌 가히 본원불성(本源佛性)이라고 불러 지으리오 [禪門拈頌卷四 百十一則].

   13~16행 강승(講僧)을 좌주(座主), 선승(禪僧)을 상좌(上座)라고 호칭함. 공안천칠백(公案千七百)은 선종의 화두를 총칭한 것. 일천칠백조사 삼천칠백공안(一千七百祖師 三千七百公案)이란 말도 있음. 공안(公案)이란 말은 관공서(官公署)의 문서라는 뜻인데 공문(公文)은 반드시 결재를 받아야 하듯 화두를 참구해 투득(透得)하면 선지식의 인가(印可)를 요하기 때문에 공안이란 말이 생겨났음.

   17~20행 의()는 추측할 의니 대개 ~하려 하다 라는 뜻으로 쓰임.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이란 생사대사(生死大事)를 말함이니 중생에게 사생(死生)을 능가(凌駕)할 큰 일이 없음.

   21~24행 보려고 해도 볼 수 없고 들을려고 해도 들을 수 없고 알려고 해도 알 수 없는 것이 이 일().

   25~28행 모기의 부리가 무쇠소를 뚫을 수 없음은 상식이지만 지극한 마음으로 애를 쓰면 부리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몰입하나니 이를 일러 오도(悟道)했다고 함. 용문(龍門)은 산 이름이니 일명 하진(夏津). ()의 우왕(禹王)이 황하의 물을 끌어들여 산험(山險)을 개척한 곳. 세 단계의 급류가 있는데 잉어가 이 급류를 오르면 용으로 변한다는 전설이 있음. 등룡문(登龍門)이란 말도 여기에서 유래함.

   29~32행 영가대사(永嘉大師. 六祖法嗣)의 증도가(證道歌)에 이르되 또렷또렷 보지만 한 물건도 없나니/ 또한 사람도 없고 또한 부처도 없도다/ 대천사계(大千沙界)가 바다 가운데의 거품이요/ 일체의 성현이 번개가 번쩍함과 같도다 (了了見無一物 亦無人亦無佛 大千沙界海中漚 一切聖賢如電拂). 금오(金烏)는 해의 다른 이름. ()는 다만 지. (), ()와 혼용함.

   33~36행 간경(看經. 경을 봄)을 하려면 간경할 안목을 갖춰야 하고 염불을 하려면 그 마음이 정성되어야 함. ()은 깨끗할 정. 정미할 정. 전일(專一)할 정.

   37~40행 타성일편(打成一片)은 참선의 궁극(窮極). 향림선사(香林 禪師. 雲門法嗣)는 내가 40년 만에 타성일편하였다 했음. ()는 쓸 수. 모름지기 수.

   41~44행 백장(百丈. 懷海니 馬祖法嗣)이 이르되 불성의 뜻을 알고자 한다면 마땅히 시절인연(時節因緣)을 살필지니 시절이 만약 이르면 그 이치가 저절로 드러나느니라 (欲識佛性義 當觀時節因緣 時節若至 其理自彰) [書狀 答汪狀元] 했는데 북본열반경권이십팔(北本涅槃經卷二十八)에도 그와 같은 구절이 있음. ()은 환히 드러날 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