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냉수(冷水)

태화당 2019. 8. 2. 10:10

냉수(冷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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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차명종진묵시(穀茶名從震默始)

부지고래명유무(不知古來名有無)

아무불상제명다(我無不嘗諸名茶)

도두불사음냉수(到頭不似飮冷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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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차(穀茶)라는 이름이 진묵으로부터 비롯하였나니

옛적에도 이름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지 못하노라

내가 여러 유명한 차를 맛보지 않은 게 없지만

마침내 냉수를 마심만 같지 못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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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행 진묵대사(震默大師. 朝鮮中葉名僧 一玉의 호가 진묵)는 술을 좋아했으나 술이라고 하면 마시지 않고 곡차라고 해야 마셨는데 어느 날 술을 거르는 향기가 진동하는지라 지팡이를 짚고서 가 보니 과연 한 중이 술을 거르고 있는지라 묻되 무엇을 거르는가. 술을 거릅니다. 할 수 없이 돌아왔다가 다시 가서 묻되 무엇을 거르는가. 술을 거릅니다. 다시 돌아왔다가 세 번째 가서 물어도 같은 대답을 하는지라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데 잠시 후에 금강신장(金剛神將)이 나타나 철퇴로 그 중을 때렸다는 얘기가 진묵조사유적고(震默祖師遺蹟考)에 실려 있음. ()은 곡식 곡.

   2행 고래(古來)의 래는 어조사. 옛날에도 곡차라는 이름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 수 없으나 내가 섭렵(涉獵)한 전적(典籍) 가운데엔 진묵대사 이전에 곡차라는 단어를 보지 못했음.

   3~4행 상()은 맛볼 상. 도두(到頭)는 도저(到底)와 같은 말로서 드디어, 마침내의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