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3년 승가보(僧家寶)

태화당 2019. 8. 5. 15:50

승가보(僧家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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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아실목미수타(倒屙失目眉鬚墮)

타야호신토광사(墮野狐身吐光死)

삼촌설장살활검(三寸舌藏殺活劍)

기인득활기인사(幾人得活幾人死)

유리무리불리시(有利無利不離市)

유승유패병가사(有勝有敗兵家事)

막장어목교명주(莫將魚目較明珠)

승가지보난착가(僧家至寶難著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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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똥누고 눈을 잃고 눈썹이 떨어지고

들여우의 몸에 떨어지고 빛을 토하고 죽도다

세 치의 혀에 살활검(殺活劍)이 감추어졌나니

몇 사람이 삶을 얻고 몇 사람이 죽는가.

이익이 있음과 이익이 없음은 시장을 떠나지 않고

이김이 있고 패함이 있음은 병가(兵家)의 일이거니와

물고기 눈을 가지고 밝은 구슬에 비교하지 말아라

승가(僧家)의 지보(至寶)는 값을 매기기 어렵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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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행 향엄(香嚴. 志閑이니 潙山靈祐法嗣. 六祖下五世)이 상당(上堂)하자 중이 묻되 제성(諸聖)을 구하지 않고 기령(己靈. 자기의 靈機)도 섬기지 않을 때엔 어떠합니까. 향엄이 가로되 만기(萬機)를 휴파(休罷. 쉬어 마침)하고 천성(千聖)도 불휴(不携. 가지지 않음)니라. 스님(疎山匡仁이니 洞山良价法嗣. 六祖下六世)이 대중에 있다가 구토성(嘔吐聲)을 짓고 가로되 이 무슨 말인가. 향엄이 듣고 곧 하좌(下座)해 가로되 아까 이 중에게 대()한 말에 반드시 옳지 않음이 있어 사숙(師叔. 疎山諸方에서 矮師叔이라고 호했음)의 이와 같음을 치초(致招)했으리니 미심(未審)하외다 허물이 어느 곳에 있습니까. 스님이 가로되 만기(萬機)를 휴파(休罷)하여도 오히려 물건이 있으며 천성(千聖)을 불휴(不携)해도 또한 사람으로부터 얻음이니 어찌 허물이 없으리오. 향엄이 가로되 도리어 사숙의 말씀을 청합니다. 스님이 가로되 만약 모갑(某甲)으로 하여금 말하게 하려면 모름지기 사자(師資. 스승과 제자)의 예()를 돌려주어야 비로소 옳습니다. 향엄이 이에 예배하고 앞의 질문을 밟으니(諸聖을 구하지 않고 己靈云云한 구절) 스님이 가로되 왜 긍낙(肯諾)은 온전함을 얻지 못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향엄이 가로되 긍()은 또 이 무엇을 긍함이며 낙()은 또 누구를 낙함입니까. 스님이 가로되 긍()은 곧 저 천성(千聖)을 긍함이요 낙()은 곧 기령(己靈)을 낙함입니다. 향엄이 가로되 사숙이 이러히 말한다면 향거(向去. 向後의 뜻)에 삼십 년을 거꾸로 똥눌 것입니다 (후에 그 말이 적중했음) [五燈全書卷二十七 疎山章]. 오조사계선사(五祖師戒禪師. 雙泉師寬法嗣. 雲門下二世), 옥간(玉澗)이 운문북두장신화(雲門北斗藏身話)를 송()해 가로되 북두장신(北斗藏身)을 거양(擧揚)하니/ 법신(法身)이 이로부터 당당(堂堂)히 드러났도다/ 운문이 타가자(他家子. 助字)를 속이어/ 바로 지금에 이르도록 속아 탁량(度量. 은 헤아릴 탁)하도다 함으로 인해 그래서 그 작송(作頌)의 뜻을 물었더니 옥간이 이에 눈을 떠 그를 보았다. 사계(師戒)가 가로되 만약 이러히 운문을 안다면 일전(一錢)의 가치도 안됨만이 아니라 공()도 또한 마땅히 두 눈이 없을 것입니다. 뒤에 옥간이 과연 그 말과 같이 되었고 사계도 늘그막에 또한 한 눈을 잃었다. 각범(覺範. 德洪이니 眞淨克文法嗣. 臨濟下九世)이 가로되 요즈음 사람이 망령된 뜻으로 선덕(先德)의 말씀을 측탁(測度)하여 후곤(後昆. 은 손자 곤. 뒤 곤)을 의오(疑誤)하니 또한 가이(可以) 조금 경계(警誡)해야 하리라. 중봉명본(中峯明本. 臨濟下十八世)이 가로되 북두리장신(北斗裏藏身)을 어찌 다만 옥간(玉澗)만 송해 내지 못하랴, 곧 이 오조계일지라도 또한 단지 등 뒤를 향해 차수(叉手)함을 얻으리라. 늘그막에 각기 그 눈을 잃으니 또한 이 아름다운 문채(文采)라 하노라. 홍공(洪公. 覺範)이 이르되 선종(先宗)을 오방(誤謗)해 감과(感果)가 이와 같다 하니 쓸데없이 배워 안 것을 가지고 조사의 마음을 매몰(埋沒)하지 말라 하노라 [宗門拈古彙集卷三十九]. 연등회요권이십사(聯燈會要卷二十四) 운문장(雲門章)에 어떤 중이 눈을 잃게 된 거양문(擧揚文)이 또 있으나 생략함. 단하천연선사(丹霞天然禪師. 石頭希遷法嗣. 靑原下二世)가 혜림사(慧林寺)를 지나가다가 응한(凝寒. 은 물이 얼 응)을 만남으로 인해 이에 목불(木佛)을 취해 소화(燒火)해 향했다. 원주(院主)가 꾸짖어 가로되 어찌해서 나의 목불을 태움을 얻는가. 단하가 지팡이로 재를 뒤지면서 가로되 내가 태움은 사리(舍利)를 취하려 함이라네. 원주가 가로되 목불에 무슨 사리가 있으리오. 단하가 가로되 이미 사리가 없다면 다시 양존(兩尊. 量詞)을 가져와서 태우기를 청하노라. 원주가 뒤로부터 눈썹이 타락(墮落)했다 [宗門拈古彙集卷十三]. ()는 똥눌 아. ()는 턱수염 수. 수염 수. 미수(眉鬚)는 눈썹.

   2행 타야호신(墮野狐身)은 백장야호화(百丈野狐話)니 위에 설명이 있음. 개당일(開堂日. 宗門에서 새로 임명된 住持가 처음 설법함을 개당이라고 함)에 이왕(李王)과 법안(法眼. 文益)이 다 회()에 있었다. 중이 묻되 용이 읊조리면 안개가 일어나고 범이 읊으면 바람이 생김 (龍吟霧起虎嘨風生) 은 학인(學人)이 이 출세변사(出世邊事)인 줄 알거니와 여기(용이 읊조리면 云云한 구절)에 이르러 무엇 때문에 이회(理會. 理解)치 못합니까. 스님(報恩玄則)이 가로되 회취(會取)해야 좋으니라. 중이 머리를 들어 스님을 보더니 또 법안을 보고는 곧 추신(抽身. 몸을 뒤로 물림)해 대중에 들어갔다. 법안과 이왕(李王)이 당시에 실색(失色)했는데 법안이 방장(方丈)으로 돌아와 시자(侍者)를 시켜 화두를 물은 중을 불러 이르게 하고는 법안이 가로되 상좌(上座)가 아까 물은 화두는 너에게 눈을 갖췄다고 허락하겠지만 인천중(人天衆) 앞에서 왜 예배하지 않고 개부(盖覆)해 버렸는가 하고는 곧 한 번 좌구(坐具)로 쳤는데 그 중이 삼 일 후에 빛을 토하고 죽었다 [五燈全書卷十九 法眼法嗣報恩玄則章].

   8행 황란(荒亂)에 괴사(魁師. 는 우두머리 괴. 軍士 )가 입산해 칼을 갖고 물어 가로되 화상(和尙)은 무슨 재보(財寶)가 있습니까. 삼각(三角. 三角山法遇庵主. 潙山靈祐法嗣)이 가로되 승가(僧家)의 보배는 그대에게 마땅한 것이 아니리라. 괴수(魁首)가 가로되 이 어떤 보배입니까. 삼각이 우레 소리로 한 번 할()했다. 괴수가 깨닫지 못하고 칼로 그에게 가()했다 [宗門拈古彙集卷二十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