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거(山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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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종와용천희(深山縱臥龍天喜)
요시안선불조우(鬧市安禪佛祖憂)
추풍유유루묵견(追風猶有累纆牽)
신귀쟁면여차수(神龜爭免余且手)
도시도비피풍전(道是道非被風轉)
언유어무미면무(言有語無未免誣)
산승삼매다삼복(山僧三昧茶三服)
불간지음유야무(不干知音有也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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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에 비록 누웠으나 용천(龍天)이 기뻐하고
시끄러운 시내에 안선(安禪)하면 불조(佛祖)가 염려하나니
추풍마(追風馬)도 오히려 묵견(纆牽)의 얽힘이 있거늘
신귀(神龜)가 어찌 여차(余且)의 손을 면하리오.
옳다고 말하거나 그르다고 말함은 바람의 굴림을 입음이요
있음이라고 말하거나 없음이라고 말함은 속임을 면치 못함이로다
산승(山僧)의 삼매는 차를 세 번 마심이니
지음(知音)이 있거나 또는 없음에 상간(相干)하지 않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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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행은 공곡집권이 이십사칙(空谷集卷二 二十四則)에 있는 구절. 불화경(佛話經)에 이르되 비구(比丘)가 취락(聚落)에 있으면서 몸과 입을 정근(精勤)하더라도 제불(諸佛)이 다 염려하시고 비구가 산에 있으면서 일을 쉬고 편안히 누웠더라도 제불이 다 기뻐하시느니라 [宗鏡錄卷四十四]. 종(縱)은 비록 종. 용천(龍天)은 용(龍)과 천(天).
3행 추풍(追風)은 진시황의 칠마(七馬) 중의 하나. 루(累)는 얽힐 루. 묵(纆)은 고삐 묵. 견(牽)은 당길 견.
4행 장자(莊子)에 이르되 송원군(宋元君)의 꿈에 머리카락에 덮힌 사람이 가로되 나는 재로(宰路)의 연못에서 비롯하였으며 청강(淸江)을 위해 하백(河伯)의 처소에 사신(使臣)이 되었으나 어자(漁者. 어부)인 여차(余且)가 나를 획득했습니다 하였다. 꿈을 깨 그것을 점치매 신귀(神龜)였다. 어자(漁者)에 과연 여차(余且)란 이가 있었고 흰 거북을 그물로 잡았는데 그 둘레가 다섯 자였다. 원군(元君)이 그것을 살려주려고 했는데 그것을 점치매 가로되 거북을 죽여야 점괘가 길(吉)하다 하므로 이에 거북을 갈라 일흔두 번 태웠으나 유책(遺筴)이 없었다 (筴은 점대 책, 곧 점칠 적마다 적중함) [從容錄卷一 十則]. 옛적 점치는 방법 중의 하나가 거북의 등껍질에 광대싸리를 태우는 것인데 태워 볼록하면(凸) 길하고 오목하면(凹) 흉하다 함.
5행 마곡(麻谷. 寶徹이니 마조의 法嗣)이 석장(錫杖)을 가지고 장경(章敬. 懷惲이니 마조의 法嗣)에 이르러 선상(禪牀)을 세 바퀴 돌고 석장을 한 번(一下) 떨치고 우뚝히 서자 장경이 이르되 옳다 옳다 (是是). 마곡이 또 남천(南泉. 普願이니 마조의 法嗣)에 이르러 선상을 세 바퀴 돌고 한 번 석장을 떨치고 우뚝히 서자 남천이 이르되 옳지 않다 옳지 않다 (不是不是). 마곡이 이르되 장경은 옳다고 말했거늘 화상은 무엇 때문에 옳지 않다 하십니까. 남천이 이르되 장경은 옳지만 이 너는 옳지 않나니 이는 풍력(風力)에 굴리는 바라, 마침내 패괴(敗壞)를 이루느니라 [從容錄卷一 十六則].
6행 섭대승론(攝大乘論)에 이르되 유(有)는 이 증익방(增益謗)이며 무(無)는 이 손감방(損減謗)이며 역유역무(亦有亦無)는 상위방(相違謗)이며 비유비무(非有非無)는 희론방(戱論謗)이니라 [從容錄卷一 六則]. 무(誣)는 속일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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