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4년 소석가(小釋迦)

태화당 2019. 8. 9. 08:50

소석가(小釋迦)

) --> 

위산경시동평경(潙山鏡是東平鏡)

동평경시위산경(東平鏡是潙山鏡)

말각원상박파경(抹却圓相撲破鏡)

소석가력승거령(小釋迦力勝巨靈)

) --> 

위산경(潙山鏡)이 이 동평경(東平鏡)이요

동평경이 이 위산경이로다

원상(圓相)을 지워 버리고 거울을 박파(撲破)하니

소석가의 힘이 거령신(巨靈神)보다 수승(殊勝)하도다.

) --> 

제목 어느 날 한 이승(異僧)이 허공을 타고 와서 작례(作禮)하고 섰다. 스님(仰山)이 묻되 최근에 어느 곳을 떠났습니까. 이르되 아침 일찍 서천(西天)을 떠났습니다. 스님이 이르되 왜 너무 늦었습니까. 이르되 유산완수(游山翫水. 은 구경할 완)했습니다. 스님이 이르되 신통묘용(神通妙用)은 곧 존자(尊者)가 없지 않으나 불법은 모름지기 이 노승(老僧.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라야 비로소 옳습니다. 이르되 특별히 동토(東土)에 와서 문수를 예배하려 했는데 도리어 소석가(小釋迦)를 만났도다 [聯燈會要卷七].

1~2행 스님(仰山)이 동평(東平)에 머물렀는데 위산(潙山)이 거울 일면(一面. 量詞)과 글을 기탁(寄託)해 이르렀다. 스님이 승당(陞堂)하여 글을 접수해 마치고 거울을 제기(提起)하고 시중(示衆)해 이르되 대중이여, 그래 말하라, 이 위산경(潙山鏡)인가 이 동평경(東平鏡)인가. 만약 말하되 이 동평경이라 한다면 또 이 위산이 기탁해 온 것이요 만약 말하되 이 위산경이라 한다면 또 동평의 손안에 있도다. 만약 말해 얻는다면 곧 머물러 두겠거니와 만약 말함을 얻지 못한다면 곧 박파(撲破)하여 가리라. 이와 같이 세 번 설했는데 대중이 다 대답이 없었다. 스님이 드디어 박파(撲破)했다. 서선정(西禪淨)이 송해 이르되 견주어 이르면서 집어 와 한 물음을 펴매/ 어찌하여 온 대중이 다 망연(茫然)했는가/ 한 번 쳐서 산산조각 냄을 인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인간의 추부(醜婦)에게 원수가 되었으리라 (比謂拈來伸一問 如何擧衆盡茫然 不因一撲百雜碎 定作人間醜婦寃) [聯燈會要卷八].

3행 앙산이 원상(圓相)을 짓고 가운데 일자(日字)를 쓰고는 발로써 지워 버렸다 [聯燈會要卷七 潙山章]. ()은 지울 말. 뭉갤 말. ()은 부딪칠 박.

4행 거령(巨靈)이 손을 들매 무다자(無多子)로되 화산(華山)의 천만중(千萬重)을 분파(分破)하였네 (巨靈擡手無多子 分破華山千萬重) [碧巖錄卷四 三十二則]. 거령(巨靈)은 거령신(巨靈神). 태산(泰山)과 수양산(首陽山)이 본디 일산(一山)으로서 황하의 물이 이 산에 막혀 흐르지 못하는지라 하신(河神)인 거령이 벽개(擘開)하여 하류(河流)를 통하게 하였으므로 고로 장적(掌跡)이 현존한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