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4년 파조타(破竈墮)

태화당 2019. 8. 10. 08:00

파조타(破竈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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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담진상(虛空談眞常)

대지측이청(大地側耳聽)

물아일여난가측(物我一如難可測)

조타불시한화상(竈墮不是閑和尙)


허공이 진상(眞常)을 얘기하매

대지가 귀 기울여 듣도다

물아(物我)가 일여(一如)함은 가히 헤아리기 어렵나니

파조타가 이 한화상(閑和尙)이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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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파조타화상(破竈墮和尙. 慧安國師法嗣. 五祖弘忍下二世)은 명씨(名氏)를 일컫지 않았으며 언행(言行)을 측정(測定)치 못했는데 숭악(崇嶽)에 은거(隱居)했다. 산기슭에 묘(. 祠堂)가 있었는데 매우 신령(神靈)스러웠다. 전중(殿中)에 오직 한 부뚜막이 놓였는데 원근(遠近)의 제사(祭祀)가 그치지 않았고 물명(物命)을 팽살(烹殺)함이 매우 많았다. 스님이 어느 날 시승(侍僧)을 거느리고 입묘(入廟)해 주장자로써 부뚜막을 세 번 두드리고(量詞) 가로되 돌(), 이 부뚜막은 단지 이 이와(泥瓦)가 합성(合成)하였거늘 성()이 어디로부터오며 영()이 어디로부터 일어났기에 이러히 물명(物命)을 팽재(烹宰. 는 잡을 재)하는가 하고는 또 세 번 때렸다. 부뚜막이 이에 기울어져 깨어지고 떨어졌다. 수유(須臾. 짧은 시간이니 잠깐)에 한 사람이 있어 푸른 옷에 높은 관()이었으며 스님 앞에 예()를 베풀었다. 스님이 가로되 이 어떤 사람인가. 가로되 나는 본래 이 묘()의 조신(竈神)이며 오랫동안 업보(業報)를 받다가 금일 스님의 무생법(無生法) 설하심을 입고 이곳을 벗어남을 얻어 천중(天中)에 생하여 있습니다만 특별히 와서 치사(致辭)합니다. 스님이 가로되 이는 너의 본유(本有)의 성품이요 나의 강언(彊言)이 아니니라. ()이 재례(再禮)하고 잠몰(潛沒)했다. 소선(少選. 은 조금 있다가 선)에 시승(侍僧)이 물어 가로되 모()는 오래 화상을 모셨건만 시회(示誨)를 입지 못했거늘 조신(竈神)은 무슨 경지(徑旨)를 얻었기에 곧 생천(生天)함을 얻었습니까. 스님이 가로되 내가 단지 그를 향해 말하되 이는 이와(泥瓦)가 합성하였다 했고 별로 또한 그를 위한 도리(道理)가 없었느니라. 시승(侍僧)이 말이 없자 스님이 가로되 아느냐. 중이 가로되 알지 못합니다. 스님이 가로되 본유(本有)의 성품을 무엇 때문에 알지 못하느냐. 시승이 곧 예배했다. 스님이 가로되 떨어졌다 떨어졌다. 깨어졌다 깨어졌다 (墮也墮也 破也破也). 뒤에 의풍선사(義豊禪師)가 안국사(安國師)에게 거사(擧似)하자 안()이 감탄하며 가로되 이 자(. 남자의 通稱)가 물아일여(物我一如)를 알아 마쳤구나 운운(云云) [五燈全書卷四 破竈墮章]. ()는 부뚜막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