㊽❶乾峯一路
乾峯和尙因僧問 ❷十方❸薄伽梵 一路涅槃門 未審路頭在甚麽處 峯拈起拄杖 劃一劃云 在者裏 後僧請益雲門 門拈起❹扇子云 扇子❺?跳 上❻三十三天 ❼築著❽帝釋鼻孔 東海鯉魚打一棒 雨似盆傾
無門曰 一人向深深海底行 簸土揚塵 一人於高高山頂立 白浪滔天 ❾把定放行各出一隻手 扶竪❿宗乘 大似兩箇⓫馳子相撞著 世上應無直底人 正眼觀來 二大老總未識路頭在
頌曰 未擧步時先已到 未動舌時先說了 直饒著著在⓬機先 更須知有⓭向上竅
❶乾峯; 唐末曹洞宗僧 生卒年不詳 洞山良价法嗣 住於越州(浙江) 以乾峰一路之公案 與乾峰二光三病之法語 而知名禪林 [傳燈錄十七 聯燈會要二十三 五燈會元十三]
❷十方薄伽梵一路涅槃門; 此二句出楞嚴經五
❸薄伽梵; 佛陀十號之一 諸佛通號之一 又作婆伽婆 婆伽梵 此云有德 能破 世尊 尊貴 卽有德而爲世所尊重者之意 在印度用於有德之神或聖者之敬稱 具有自在 正義 離欲 吉祥 名稱 解脫等六義 在佛敎中則爲佛之尊稱 按佛地經論一 薄伽梵具有自在 熾盛 端嚴 名稱 吉祥 尊貴等六種意義 [大智度論二 淸淨道論七 大乘義章二十]
❹扇子; 卽扇 子 後綴
❺?跳; ? 蹦也 又作踣跳 勃跳
❻三十三天; 忉利天也 此云三十三天 爲欲界之第二天 在須彌山頂上 中央爲帝釋天 四方各有八天 故合成三十三天也
❼築著; 築 刺也 著 助詞
❽帝釋; 忉利天之主也 居須彌山之頂喜見城 統領他之三十二天 梵名釋迦提桓因陀羅 略云釋提桓因 新譯之梵名 釋迦提婆因達羅 釋迦譯能 天帝之姓 提桓者天 因陀羅者帝 卽能天帝也 ▲玄應音義三 拘翼 此言訛略也 姓憍尸迦 卽釋提桓因及帝釋同一位名也 ▲三藏法數十一 梵語釋提桓因 華言能天主 言帝釋者 梵華兼擧也 ▲祖庭事苑七 帝釋千名 或名鑠羯羅 或名補爛達羅 或名莫伽梵 或名婆颯縛 或名憍尸迦 或名舍芝夫 或名印達羅 或名千眼 或名三十三天尊 見大毘婆沙論(七十二)
❾把定放行; 把定和放行 是禪家不同方式或風格的機緣施設 把定謂截斷語路 使對方無可用心 是本分手段 放行則慈悲爲懷 施以言句敎說 是方便法門 也作放行把住
❿宗乘; 各宗所弘之宗義及敎典云宗乘 多爲禪門及淨土門標稱自家之語
⓫馳子; 馳 車馬疾行 子 後綴 書 胤征 嗇夫馳 陸德明釋文 車馬曰馳 走步曰走
⓬機先; 又作機前 原指事機之先兆 禪林中 形容一念未動 一言不發前之狀態
⓭向上竅; 卽向上一竅 與向上一著 向上一路同義 指言絶意斷之正眞大道 是千聖不傳之妙道 乃釋迦所不說 達摩所不傳底
㊽❶건봉일로(乾峯一路)
건봉화상(乾峯和尙)이, 중이 묻되 ❷시방(十方)의 ❸박가범(薄伽梵)이 일로(一路)의 열반문(涅槃門)이라 하니 미심(未審)합니다, 노두(路頭)가 어느 곳에 있습니까 함으로 인해 건봉이 주장자를 들어 일으켜 일획(一劃)을 긋고 이르되 이 속에 있다. 뒤에 중이 운문(雲門)에게 청익(請益)하자 운문이 부채(❹扇子)를 잡아 일으키고 이르되 부채가 펄쩍 뛰어(❺?跳) ❻삼십삼천(三十三天)에 올라가 ❽제석(帝釋)의 콧구멍을 찌르고(❼築著) 동해(東海)의 잉어(鯉魚)를 한 방(棒) 때리니 비가 옴이 동이(盆)를 기울인 것과 같다.
무문(無門)이 가로되 한 사람은 깊고 깊은 해저(海底)로 향해 가니 흙을 까부르고 티끌을 날리며 한 사람은 높고 높은 산정(山頂)에 서니 흰 물결이 하늘에 넘실거린다. ❾파정방행(把定放行)하면서 각기 한 짝의 손을 내어 ❿종승(宗乘)을 부축해 세웠거니와 두 개의 ⓫타자(馳子)가 서로 부닥친 것과 매우 흡사하여 세상에 응당 바른 사람이 없다 하노라. 정안(正眼)으로 바라보매 이대로(二大老. 二大老漢)가 모두 노두(路頭)를 알지 못한다 하노라.
송왈(頌曰) 걸음을 들기 전에 먼저 이미 이르렀고/ 혀를 움직이기 전에 먼저 설했도다/ 직요(直饒. 가령. 卽使) 착착(著著) ⓬기선(機先)에 있더라도/ 다시 꼭 ⓭향상규(向上竅)가 있음을 알아야 하리라.
❶건봉(乾峯); 당말(唐末)의 조동종 승려며 생졸년(生卒年)은 불상(不詳)이며 동산양개(洞山良价)의 법사(法嗣)임. 월주(越州. 浙江)에 거주했는데 건봉일로(乾峰一路)의 공안(公案)과 건봉의 이광삼병(二光三病)의 법어(法語)로써 선림(禪林)에 이름이 알려졌음. [傳燈錄十七 聯燈會要二十三 五燈會元十三].
❷시방박가범 일로열반문(十方薄伽梵 一路涅槃門); 이 이구(二句)는 릉엄경오(楞嚴經五)에 나옴.
❸박가범(薄伽梵. 梵 Bhagavad); 불타십호(佛陀十號)의 하나, 제불의 통호(通號. 통칭)의 하나. 또 바가바(婆伽婆)ㆍ바가범(婆伽梵)으로 짓나니 여기에선 이르되 유덕(有德)ㆍ능파(能破)ㆍ세존(世尊)ㆍ존귀(尊貴)임. 즉 유덕(有德)하여 세상에서 존중(尊重)하는 바가 됨의 뜻. 인도에 있어선 유덕한 신, 혹은 성자(聖者)의 경칭(敬稱)에 사용됨. 자재(自在)ㆍ정의(正義)ㆍ이욕(離欲)ㆍ길상(吉祥)ㆍ명칭(名稱)ㆍ해탈(解脫) 등의 여섯 뜻을 갖추어 있음. 불교 중에 있어선 곧 부처의 존칭이 됨. 불지경론일(佛地經論一)을 안험(按驗)컨대 박가범(薄伽梵)은 자재(自在)ㆍ치성(熾盛)ㆍ단엄(端嚴)ㆍ명칭(名稱)ㆍ길상(吉祥)ㆍ존귀(尊貴) 등의 여섯 가지 의의(意義)를 갖추고 있음. [大智度論二 淸淨道論七 大乘義章二十].
❹선자(扇子); 곧 부채(扇)임. 자(子)는 후철(後綴. 接尾辭).
❺발도(?跳); 발(?) 붕(蹦. 뛸 붕)임. 또 부도(踣跳. 踣는 넘어질 부)ㆍ발도(勃跳. 勃은 우쩍 일어날 발)로 지음.
❻삼십삼천(三十三天); 도리천(忉利天)이니 여기에선 이르되 삼십삼천(三十三天)임. 욕계(欲界)의 제이천(第二天)이며 수미산(須彌山)의 정상(頂上)에 있음. 중앙이 제석천(帝釋天)이 되며 사방에 각기 팔천(八天)이 있는지라 고로 합하면 삼십삼천(三十三天)을 이룸.
❼축착(築著); 축(築)은 찌름(刺)이며 착(著)은 조사(助詞).
❽제석(帝釋); 도리천(忉利天)의 주인임. 수미산 꼭대기의 희견성(喜見城)에 거처하며 저 삼십이천(三十二天)을 통령(統領)함. 범어의 이름이 석가제환인다라(釋迦提桓因陀羅)며 간략히 일러 석제환인(釋提桓因)임. 신역(新譯)의 범어 이름은 석가제바인달라(釋迦提婆因達羅)임. 석가(釋迦)는 번역하면 능(能)이며 천제(天帝)의 성(姓)이며 제환(提桓)이란 것은 천(天)이며 인다라(因陀羅)란 것은 제(帝)니 곧 능천제(能天帝)임. ▲현응음의삼(玄應音義三). 구익(拘翼) 이 말은 그르고 생략되었음. 성(姓)이 교시가(憍尸迦)니 곧 석제환인(釋提桓因) 및 제석(帝釋)과 동일한 지위의 이름임. ▲삼장법수십일(三藏法數十一). 범어로 석제환인(釋提桓因)은 화언(華言)으론 능천주(能天主)임. 제석(帝釋)이라고 말하는 것은 범화(梵華)를 겸해서 든 것임. ▲조정사원칠(祖庭事苑七). 제석천명(帝釋千名) 혹은 이름이 삭갈라(鑠羯羅)며 혹은 이름이 보란달라(補爛達羅)며 혹은 이름이 막가범(莫伽梵)이며 혹은 이름이 바삽바(婆颯縛)며 혹은 이름이 교시가(憍尸迦)며 혹은 이름이 사지부(舍芝夫)며 혹은 이름이 인달라(印達羅)며 혹은 이름이 천안(千眼)이며 혹은 이름이 삼십삼천존(三十三天尊)임. 대비바사론(大毗婆沙論. 卷七十二)을 보라.
❾파정방행(把定放行); 파정(把定)과 방행(放行)은 이 선가(禪家)의 같지 아니한 방식(方式)이나 혹은 풍격(風格)의 기연시설(機緣施設)임. 파정(把定)은 이르자면 어로(語路)를 절단(截斷)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가히 용심(用心)함이 없게 함이니 이는 본분수단(本分手段)임. 방행(放行)은 곧 자비(慈悲)를 품고서 언구(言句)의 교설(敎說)을 베푸는 것이니 이는 방편법문(方便法門)임. 또 방행파주(放行把住)로 지음.
❿종승(宗乘); 각종(各宗)에서 홍포(弘布)하는 바의 종의(宗義)와 및 교전(敎典)을 종승(宗乘)이라고 말함. 다분히 선문(禪門)과 및 정토문(淨土門)에서 자가(自家)의 말을 표칭(標稱)함임.
⓫치자(馳子); 치(馳) 거마(車馬)가 급히 달림임. 자(子) 후철(後綴. 接尾辭). 서(書) 윤정(胤征) 색부(嗇夫. 벼슬 이름이니 主幣之官)가 치(馳)하다. 육덕명(陸德明)의 석문(釋文) 거마(車馬)를 가로되 치(馳)며 걸음을 달림(走步)을 가로되 주(走)다.
⓬기선(機先); 또 기전(機前)으로 지음. 원래(原來)는 사기(事機)의 선조(先兆)를 가리키지만 선림(禪林) 중에선 일념(一念)이 움직이기 전, 일언(一言)을 발(發)하기 전의 상태(狀態)를 형용(形容)함.
⓭향상규(向上竅); 곧 향상일규(向上一竅. 竅는 구멍 규)니 향상일착(向上一著)ㆍ향상일로(向上一路)와 같은 뜻임. 말이 끊기고 뜻이 끊어진 정진(正眞)의 대도(大道)를 가리킴. 이것은 천성(千聖)이라도 전하지 못하는 묘도(妙道)니 곧 석가(釋迦)도 설하지 못하는 것이며 달마(達摩)도 전하지 못하는 바의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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