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兎橫身當古路 蒼鷹纔見便生擒
後來獵犬無靈性 空向枯樁舊處尋 【雜毒海三 答雪竇顯禪師 韓大伯】
한 토끼가 몸을 가로하여 古路에 當對하니/ 蒼鷹이 겨우 보자 곧 사로잡았도다/ 후래에 사냥개가 靈性이 없어/ 공연히 마른 말뚝의 구처를 향해 찾더라.
鷹은 매 응. 蒼鷹은 털색이 푸르고 흰 큰 매. 樁은 말뚝 장.
雪竇禪師(智門光祚의 法嗣. 雲門下三世)는 이름이 重顯(980-1052)이며 字가 隱之며 遂州 李氏의 아들이다. 어릴 적에 精銳하여 塵世 밖으로 뜻을 겨루었다. 普安詵上人에게 의지해 출가하여 受具했으며 講筵을 遍歷하며 경론에 游刃했다. 問辯이 바람 달리듯 해 同學이 氣를 거두고 감히 펴지 못했다. 버리고 歸禪해 蜀을 나와 楚에 들어갔다. 일찍이 大陽에서 典客(객의 접대를 맡은 직책)하면서 客과 趙州의 宗旨를 논했다. 객이 가로되 法眼禪師가 예전에 覺鐵觜(각철취. 조주의 法嗣)를 金陵에서 邂逅했는데 覺은 조주의 시자며 明眼으로 號稱했다. 물어 가로되 조주의 柏樹子 인연을 기억합니까. 覺이 가로되 이 말씀이 없었으니 先師를 비방하지 마시오. 법안이 손뼉을 치며 가로되 참다운 사자가 굴 속에서 오셨구나. 覺公이 말한 이 말씀이 없으셨다 한 것을 법안이 이를 긍정했으니 그 뜻이 어디에 있습니까. 스님이 가로되 宗門의 抑揚에 어찌 規轍이 있겠습니까. 때에 苦行이 있었으니 이름이 韓大伯이란 자다. 모습이 賤하였고 그 옆 방에서 자며 시봉했는데 곧 웃음을 숨기며 떠났다. 객이 물러가자 스님이 이를 캐물어 가로되 내가 객을 상대해 얘기하는데 이에 감히 오만하게 웃느냐. 무슨 일을 웃었느냐. 대답해 가로되 객의 눈이 바르지 못함을 알고 웃었으며 법을 간택함이 밝지 못함을 알고 웃었습니다. 스님이 가로되 說이 있는가. 게로 대답해 가로되 한 토끼가 몸을 가로하여 古路에 當對하니/ 창응이 겨우 보자 곧 사로잡았도다/ 후래에 사냥개가 靈性이 없어/ 공연히 마른 말뚝의 구처를 향해 찾더라(一兎橫身當古路 蒼鷹纔見便生擒 後來獵犬無靈性 空向枯椿舊處尋). 스님이 가만히 이를 이상히 여겼으며 결약하여 벗으로 삼았다 [補續高僧傳卷第七].
一派淸源出少林 信衣到此只傳心
尋常示衆無人會 盡向廬陵米價尋 【拈頌五 一四八則 淸源廬陵米價話 無盡居士頌】
일파의 청원이 소림에서 나오니/ 信衣는 이에 이르러 단지 마음을 전했도다/ 심상의 示衆엔 아는 사람이 없고/ 모두 여릉의 쌀 값을 향해 찾더라.
尋常은 대수롭지 아니함. 예사로움.
淸原(六祖의 法嗣. 靑原으로 표기하기도 함)이 어느 날, 중이 묻되 무엇이 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함으로 인하여 스님이 이르되 여릉의 쌀이 값이 얼마인가(廬陵米作麽價) [拈頌卷五 一四八則].
一片虛明絶妙玄 箇中那有正兼偏
威音劫外靈芝草 不待春風色自鮮 【懶翁錄 懶翁慧勤偈】
한 조각 虛明엔 妙玄이 끊겼거늘/ 개중에 어찌 正과 偏이 있으리오/ 위음겁 밖의 영지초는/ 춘풍을 기다리지 않고도 색이 절로 선명하더라.
威音王佛 禪宗에서 문자를 세우지 않음을 이를 일러 敎外別傳이라 한다. 如今에 宗匠이 經을 인용함은 도를 밝힘에 쓰는 것이지만 事蹟을 따르지 않는다. 또 威音王佛已前은 대개 實際理地를 밝힘이며 威音已後는 곧 佛事門中이다. 이것은 비유를 빌려 道를 나타냄인지라 거의 타인을 좇아 얻지 못하는 줄 알아야 한다. 후인이 이르되 音王이란 실로 이 연유가 있다 하거니와 대개 乘敎를 看閱하면서 살피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기 師承을 바탕으로 하여 沿襲(따라서 되풀이함)해 이 말을 지었다. 이제 보매 威王의 물음이 어찌 그렇지 아니한가 [祖庭事苑卷第五].
一喝叢林辨者稀 耳聾今古强針錐
燈籠撫掌呵呵笑 露柱低頭却皺眉 【拈頌六 一八一則 百丈再參話 海印信頌】
일할을 총림에서 분변하는 자 드물고/ 耳聾을 금고에 애써 針錐하는구나/ 등롱이 撫掌하며 하하 웃고/ 노주는 머리 숙여 도리어 눈썹을 찌푸리네.
喝은 원음이 할. 꾸짖을 갈. 고함칠 갈. 針錐는 바늘과 송곳으로 찌르는 것. 燈籠은 등불을 켜서 어두운 곳을 밝히는 기구. 대나 철사로 틀을 만들고 종이를 씌워 둥글거나 모나게 만듦. 撫는 칠 무니 撫掌은 박수와 같은 뜻. 呵는 깔깔 웃을 가. 원음이 하. 가로 발음함은 매우 단서가 없음. 露柱는 처마 아래의 기둥. 皺는 주름 추. 찌푸릴 추.
百丈이 馬祖를 再參했다. 마조가 스님이 오는 것을 보고 禪牀 모서리의 拂子(벌레를 쫓는 도구)를 취해 세워 일으키자 스님이 이르되 이 用에 卽(붙을 즉)함입니까 이 用을 여읨입니까. 마조가 불자를 舊處에 걸었다. 스님이 良久(잠시 말없이 있는 것)하자 마조가 이르되 네가 이후에 兩片皮(입)를 열 적에 무엇을 가져 사람을 위할 것인가. 스님이 드디어 불자를 취해 세워 일으켰다. 마조가 이르되 이 用에 卽함인가 이 用을 여읨인가. 스님이 불자를 舊處에 걸었다. 마조가 문득 喝(엑 하며 고함지르는 것. 원음이 할)했는데 스님이 바로 삼일 동안 귀가 먹음을 얻었다 [傳燈錄卷六 百丈懷海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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