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 近世 於妙香山 有一禪僧 曰白雲首座者 素不識字 而參狗子無佛性話 苦修多年 遂得至山河牆壁俱無障碍之境界 一日 遊方至四佛山大乘寺 指佛像問講衆曰 那個是什麽 曰佛像 雲又拈木枕 問曰 這個是什麽 曰木枕 雲擲木枕于衆前曰 遮一羣鈍奴 雲還香山 將其所至境界 質於蓮峯和尙 峯固講僧也 使雲 入鐵甕以試之 果然乃謂曰 爾已聖矣 從此再不要舉話 食肉行婬[ 任汝所欲 俱無不可 雲首座 從其言行之 然本參話頭 不舉自舉 力廢之 三年 始得不舉 從前境界再不現前 始知爲蓮峯所敎壞 然悔之晚矣 昔太古普愚禪師 常示人 必云 雖是了悟 無智人前 切忌道着 須遇本色宗師者 以此也 可不鑒戒哉 〖朝鮮佛敎通史下編〗
근세에 묘향산에 한 선승이 있었으니 가로되 백운수좌(白雲首座)란 자다. 본디 글자를 알지 못했으며 구자무불성화(狗子無佛性話)를 참구해 고행하며 수행하기 여러 해였다. 드디어 산하와 장벽이 다 장애가 없는 경계에 이름을 얻었다. 어느 날 유방(遊方)하다가 사불산(四佛山) 대승사에 이르러 불상을 가리키며 강중(講衆)에게 물어 가로되 저것은 이 무엇인가. 가로되 불상이다. 운(雲)이 또 목침(木枕)을 집어(拈) 물어 가로되 이것은 이 무엇인가. 가로되 목침이다. 운이 목침을 대중 앞에 던지고 가로되 이 한 무리의 둔노(鈍奴)로다. 운이 향산(香山)으로 돌아갔다. 그 이른(至) 바 경계를 가지고 연봉화상(蓮峯和尙)에게 질문했는데 봉(峯)은 본래 강승(講僧)이었다. 백운으로 하여금 무쇠 독에 들게 해서 그것(之)을 시험했는데 과연(果然)인지라 이에 일러 가로되 너는 이미 성인(聖인)이다. 이로부터 다시 화두를 듦이 필요치 않으며 식육과 행음(行婬)을 너의 소욕(所欲)에 일임하나니 다 옳지 않음이 없다. 백운수좌가 그 말을 좇아 행했다. 그러나 본래 참구하던 화두가 들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는지라 힘써 그것을 폐하기 3년에 비로소 들지 않음을 얻었더니 종전의 경계가 다시는 현전하지 않았다. 비로소 연봉의 소교(所敎)에 무너짐이 되었음을 알았다. 그러나 후회해도 늦었다. 옛적에 태고보우선사(太古普愚禪師; 고려국 양기파승이니 임제하 19세며 石屋淸珙의 法嗣)가 늘 시인(示人; 示衆)하면서 반드시 이르되 비록 이 요오(了悟)했더라도 무지(無智)한 사람 앞에서 말함을 절기(切忌)하고 모름지기 본색종사(本色宗師)를 만나야 한다 한 게 이것이다. 가히 감계(鑒戒)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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