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 법화경(*法華經)에 이르되 대통지승불(*大通智勝佛)이/ 10겁을 도량(*道場)에 앉았지만/ 불법이 현전하지 않아/ 불도 이룸을 얻지 못했다.
보녕용(保寧勇)이 송하되 3제(*三際)가 끊어질 때 범성(凡聖)이 다하고/ 10신(身)이 원만한 곳에 찰진(*刹塵)을 두루한다/ 무사(無私)히 응물(應物)하며 고하를 따르나니/ 승기대겁(*僧祗*大劫)을 지워버리고(抹過) 수행한다.
대혜고(大慧杲)가 송하되 도량에 편안히 앉아 10겁을 지나니/ 낱낱이 머리로부터 다 누설했다/ 세간의 다소 수주(*守株)하는 사람은/ 방망이를 휘둘러 하늘 가의 달을 때리려고 하는구나.
죽암규(竹庵珪)가 송하되 미곡(米穀; 穀)을 심으면 두묘(豆苗; 콩의 모)가 나지 않거늘/ 모래를 쪄서 어찌 능히 밥을 이루겠는가(*蒸沙豈能成飯)/ 대통지승여래여/ 1개의 담판한 자다(*擔板底漢).
백장(*百丈)의 광어(廣語)에 중이 차화를 들어 묻되 이 뜻이 어떠합니까. 스님이 이르되 겁(劫)이란 것은 체(滯)며 또 이르되 주(住)다. 1선(善)에 주(住)하면 10선(*十善)에 체(滯)한다. 서국에선 불(佛)이라 이르고 차토(此土)에선 각(覺)이라 이른다. 자기의 감각(鑑覺)이 선(善)에 체착(滯着)하면 선근인(善根人)이 불성이 없는지라 고로 이르되 불법이 현전하지 않아 불도를 이룸을 얻지 못했다 했다. 촉악(觸惡)하여 주악(住惡)하나니 이름이 중생각(衆生覺)이며 촉선(觸善)하여 주선(住善)하나니 이름이 성문각(聲聞覺)이며 선악 2변에 부주(不住)하고 의주(依住)하지 않으면서 이에(將; 乃) 옳다고 하는 자는 이름이 이승각(二乘覺)이며 또한 이름이 벽지불각(*辟支佛覺)이다. 이미 선악 2변에 부주(不住)하고 의주(依住)하지 않는다는 지해(知解)를 짓지 않나니 이름해 보살각(菩薩覺)이다. 이미 의주(依住)하지 않고 또한 의주(依住)가 없다는 지해를 짓지 않나니 비로소 이름하여 불각(佛覺)이다. 예컨대(如) 이르기를 불(佛)이 불에 부주(不住)함을 이름해 참 복전(*福田)이다.
임제의 광어(廣語)에 중이 차화를 들어 묻되 이 뜻이 어떠합니까. 스님의 지시를 걸구(乞求)합니다. 스님이 이르되 대통(大通)이란 것은 이 자기가 곳곳에서 만법의 자성이 없고 형상(形相)이 없음을 통달함이니 이름해 대통이다. 지승(智勝)이란 것은 일체처에 의심하지 않고 한 법도 얻지 않음이니 이름해 지승이다. 불(佛)이란 것은 마음의 청정한 광명이 법계(*法界)를 투철함이니 불이라고 하는 이름을 얻는다. 10겁을 도량에 앉음이란 것은 십바라밀(*十波羅蜜)이 이것이다. 불법이 현전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佛)이 본래 불생(不生)이며 법이 본래 불멸이거늘 어떻게 다시 현전함이 있겠는가. 불도를 이룸을 얻지 못했다는 것은 불이 응당 다시 불을 짓지 않음이다. 고인이 이르되 불이 늘 세간에 있으면서 세법에 오염되지 않는다.
중이 숭혜선사(崇慧禪師)에게 묻되 무엇이 이 대통지승불입니까. 스님이 이르되 광대(曠大)한 겁으로 오면서 일찍이 옹체(擁滯)하지 않았으니 이 대통지승불이 아니라면 이 무엇이겠는가. 가로되 무엇 때문에 불법이 현전치 않았습니까. 스님이 가로되 다만 네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 소이로 현전치 않음을 이루었다. 네가 만약 안다면(會去; 去는 조사) 또한 가히 이룰 불도(佛道)가 없다.
조산본적(*曹山本寂)이 차화를 들고 이르되 말한 겁(劫)이란 것은 체(滯)니 이를 일러 십성(*十成)이라 하며 또한 가로되 단삼루(斷滲漏; 滲漏를 끊다)니 다만 이것이 십도두(*十道頭)가 끊어짐이다. 대과(大果; 佛果)를 잊지 못하는지라 고로 이르되 탐착(耽著)을 수주(守住)한다 함이니 이름하여 취차(*取次)로 승당(*承當)하여 귀천을 나누지 못함이다.
지문조(智門祚)가, 중이 묻되 무엇이 이 대통지승불입니까 함으로 인해 이르되 언(言)은 다시 울림이 없다. 중이 이르되 무엇이 이 십겁을 도량(*道塲)에 앉음입니까. 이르되 화(禍)는 홑으로 행하지 않는다. 중이 이르되 무엇이 이 불법이 현전하지 않음입니까. 이르되 금가루가 비록 귀하지만, 중이 이르되 무엇이 이 불도를 이룸을 얻지 못함입니까. 이르되 눈 속에 둠을(著) 얻지 못한다.
지해일(智海逸)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에 주장자를 잡아 한 번(一下) 치고(卓) 이르되 이것(者个)이 어찌 이 불법이 아니겠는가. 또 한 번 치고 이르되 이 속에 있거늘 어찌(安) 현전하지 않음을 얻겠는가. 불법이 이미 현전했으니 도리어 성도(成道)함을 얻었느냐. 양구(良久)하고 이르되 성도와 불성도(不成道)는 금추(金椎)로 때려도 깨어지지 않나니 가히(堪) 우습구나 영운(靈雲) 요도(*繚倒)가 애써(剛) 말하되 미봉달마(*迷逢達磨)라 하였다. 할(喝)로 한 번 할하고 다시 한 번 쳤다(卓).
●第四○則; 차화는 묘법연화경3 화성유품(化城喩品)의 글임.
●法華經; 묘법연화경이니 7권 혹은 8권. 약칭이 묘법화경ㆍ법화경. 한역(漢譯) 묘법연화경은 6종이 있으며 현존하는 것은 3종임. 서진(西晉) 축법호(竺法護)가 번역한 정법화경(正法華經) 10권 27품(286)과 후진(後秦) 구마라집(鳩摩羅什)이 번역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8권 28품(406)과 수(隋) 사나굴다(闍那崛多)와 달마급다(達磨笈多)가 번역한 첨품묘법연화경(添品妙法蓮華經) 7권 27품(601)임.
●大通智勝佛; 곧 과거 3천 진점겁(塵點劫) 이전에 출현하여 법화경을 연설한 부처의 이름. 법화경3 화성유품을 안험하니 과거 무량무변 불가사의의 아승기겁에 한 부처가 있었으니 이름해 대통지승여래며 이 부처가 출가하기 전에 16왕자가 있었는데 부왕이 성도한 후 16왕자도 또한 출가하여 사미가 되었으며 대통지승불의, 묘법연화경을 선강(宣講)함을 청문(聽聞)하고 신수(信受)하여 봉행했고 후에 또한 각자 법좌에 올라 이 경을 광설(廣說)했음.
●道場; ①또 보리도량(菩提道場; 梵 Bodhi-maṇḍa)ㆍ보리장(菩提場)으로 지음. 중인도 보리가야(菩提伽耶; 梵 Buddha-gayā)의 보리수 아래의 금강좌상의 불타가 성도한 곳을 가리킴. ▲주유마힐경4. 다시 다음에 불타가 앉은 곳, 그 가운데서 성도한지라 고로 이름이 도량(道場)이다. ②불도를 수행하는 구역을 가리킴. 당우(堂宇)의 유무를 논하지 않고 무릇 불도를 수행하는 소재를 균일하게 일컬어 도량(道場)이라 함. ▲석씨요람상. 조(肇; 僧肇)가 이르되 한가하고 편안하게 수도하는 곳, 이를 일러 도량(道場)이라 한다. 수양제가 칙명으로 승거(僧居; 승인의 거주지)를 두루 고쳐 도량(道場)으로 명칭했다. ③또 도를 얻는 행법을 일컬어 도량(道場)이라 함. ▲유마경 보살품. 직심이 이 도량(道場)이며 …… 37품이 이 도량이다. ④또 법좌의 다른 이름이 됨. 자비도량ㆍ수륙도량 등이 이것임.
●三際 전제(과거)ㆍ금제(현재)ㆍ후제(미래)를 가리킴.
●刹塵; 무수한 국토를 말함. 혹 수량의 극다(極多)에 비유함.
●僧祗; 승기(僧祇)와 같음. 아승기(阿僧祇; 梵 asaṃkhya)의 약(略). 인도 수목(數目)의 하나. 무량수(無量數) 혹 극대수(極大數)의 뜻. 또 아승가(阿僧伽)ㆍ아승기야(阿僧企耶)ㆍ아승(阿僧)으로 지음. 화언(華言)으론 불가산계(不可算計) 혹 무량수(無量數)ㆍ무앙수(無央數)임. 인도 60종 수목단위(數目單位) 중 아승기는 제52수가 됨 [신화엄경45아승기품. 구사론12분별세간품. 대지도론4]. ▲지도론51. 승기(僧祇)는 진(秦)나라 말로 수(數)며 아(阿)는 진나라 말로 무(無)다.
●大劫; 이르자면 성ㆍ주ㆍ괴ㆍ공 등 4겁을 일컬어 1대겁이라 함. 곧 일기(一期) 세계의 시말임.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百卷 唐 玄奘譯) 2. 또 이 세간의 20중겁이 괴(壞)하고 20중겁이 괴한 다음 공(空)하며 20중겁이 성(成)하고 20중겁이 성한 다음 주(住)하나니 이와 같은 80중겁을 가립(假立)하여 1대겁수로 삼는다.
●守株; 수주대토(守株待兎)니 아래 제125칙 수주대토(守株待兎)를 보라.
●蒸沙豈能成飯; 물건의 가히 이루지 못함에 비유함. 릉엄경6에 이르되 이런 고로 아난아 만약 단음(斷婬)하지 않고 선정을 닦는 자는 사석(沙石)을 쪄서 그 밥을 이루려고 함과 같나니 백천 겁을 경과하더라도 다만 이름이 열사(熱沙)다.
●擔板底漢; 아래 제149칙 담판한(擔板漢)을 보라.
●百丈; 백장회해(百丈懷海)니 마조도일을 이었음. 아래 제177칙을 보라.
●十善; 십악을 범하지 않음을 곧 일러 십선이라 함. 1. 불살생. 2. 불투도(不偸盜). 3. 불사음(不邪淫). 4. 불망어. 5. 불양설(不兩舌). 6. 불악구. 7. 불기어(不綺語). 8. 불탐욕(不貪欲). 9. 부진에(不瞋恚). 10. 불사견(不邪見).
●辟支佛; <범> pratyeka-buddha. 또 벽지가(辟支迦)ㆍ패지가(貝支迦)ㆍ벽지(辟支)로 지음. 여기에선 이르되 연각(緣覺)ㆍ독각(獨覺)이니 2승(乘)의 하나가 되며 또 3승의 하나가 됨. ▲법화경구해(法華經句解; 一卷 宋 聞達解). 벽지불(辟支佛) 여기에선 이르되 연각(緣覺)이니 12연(緣)을 관하여 입도(入道)를 얻는 연고임. 또 이르되 독각(獨覺)이니 불타가 없는 세상에 출생하여 사장(師匠)을 인하지 않고 사물의 변역(變易)을 관하여 홀로(獨) 능히 각료(覺了)함.
●福田; 이르자면 가히 복덕을 생산하는 밭임. 무릇 불승(佛僧)ㆍ부모ㆍ비고자(悲苦者)를 경시(敬侍)하면 곧 가히 복덕을 얻음이 마치 농인(農人)이 경전(耕田)하면 능히 수확이 있음과 같은지라 고로 전(田)으로 비유함. 불승ㆍ부모ㆍ비고자를 곧 일컬어 복전이라 함 [정법념처경15. 우바새계경3공양삼보품. 대지도론12].
●法界; 1. 의식(6식의 하나)으로 인지(認知)하는 바의 일체의 대상의 통칭(統稱). 2. 전부의 세계. 일체의 사물 3. 만사와 만물의 본원과 본성. 여기에선 3을 가리킴.
●十波羅蜜; 또 십도(十度)로 지음. 삼장법수29. 십바라밀(十波羅蜜) [출화엄경] 1. 단나바라밀 범어 단나(檀那; 梵 dāna)는 화언(華言)으론 보시임. 2. 시라바라밀 범어 시라(尸羅; 梵 śīla)는 화언으론 청량이니 이르자면 열뇌(熱惱)를 여의고 청량을 얻는 연고임. 또 이르되 방지임. 3. 찬제바라밀 범어 찬제(羼提; 梵 kṣānt i)는 화언으론 인욕임. 4. 비리야바라밀 범어 비리야(毘梨耶; 梵 vīrya)는 화언으론 정진임. 5. 선나바라밀 범어 선나(禪那; 梵 dhyāna)는 화언으론 정려(靜慮)임. 6. 반야바라밀 범어 반야(般若; 梵 prajñā)는 화언으론 지혜임. 7. 방편바라밀 방(方)은 곧 방법이며 편(便)은 곧 편의임. 8. 원바라밀 원(願)은 곧 서원이니 의지(意志)로 만족을 구함임. 9. 역바라밀(力波羅蜜) 역(力)은 곧 역용(力用)이니 이르자면 행이 만족하고 공이 이루어져 온갖 경계에 움직임이 없으며 능히 뭇 일을 잘 판별함임. 10. 지바라밀(智波羅蜜) 지(智)는 곧 지혜니 이르자면 결단하여 의혹이 없고 법을 증득해 정신이 기쁘며 잘 부처의 지혜에 들어가 명료하여 걸림이 없음임.
●崇慧; (?-779) 당대승. 팽주(지금 사천에 속함) 진씨. 우두지위(牛頭智威)의 법사니 우두법융하 5세. 당 건원(758-759) 초 서주 천주산(天柱山)에서 사원을 창건했고 영태 원년(765) 호를 칙사(勅賜)하여 천주사라 했음. 대력 14년 7월 20일 귀적(歸寂)했음 [전등록4].
●曹山本寂; 아래 제877칙을 보라.
●十成; 십분성취의 약(略).
●十道頭; 두(頭)는 조사. 수호국계주다라니경(守護國界主陀羅尼經; 十卷 唐 般若共牟尼室利譯) 6. 다시 10도(道)가 있으니 이는 해탈도(解脫道)다. 이르자면 불살생ㆍ불투도(不偷盜)ㆍ불사행(不邪行) 불망어ㆍ불양설(不兩舌)ㆍ불악구ㆍ불기어(不綺語) 불탐(不貪)ㆍ부진(不瞋)ㆍ불사견(不邪見)이니 이를 이름하여 십(十)이다.
●取次; 차(次)는 자(恣)와 통하며 방종(放縱)임. 취차(取次)는 초솔(草率; 절실하거나 정밀하지 못한 모양)ㆍ용이ㆍ만랑(漫浪)의 뜻.
●承當; 기연(機緣)을 승수(承受)하여 선법을 영오(領悟)함.
●道塲; 도장(道場)과 같음. 장(塲)은 장(場)과 같음.
●繚倒; 마땅히 요도(潦倒)로 지어야 함. 노쇠한 모양이니 료(潦)는 늙은 모양임.
●迷逢達磨; 미망자(迷妄者)가 초조 보리달마를 상봉함이니 다분히 선지를 영오(領悟)함을 가리킴. ▲전등록16 설봉의존. 묻되 나의 눈은 본래 바른데 스승을 인한 고로 삿될 때는 어떻습니까. 스님이 가로되 미봉달마(迷逢達磨)했다. 가로되 나의 눈은 어디에 있습니까. 스님이 가로되 얻음은 스승을 좇음이 아니다.
선문염송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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