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집주(5권)

선문염송집 권3 제95칙(한글)

태화당 2021. 9. 23. 07:45

九五사자존자(*師子尊者), 계빈국왕이 검을 가지고(*仗劍) 물어 가로되 스님은 온(; 5)이 공했음을 얻었습니까 함으로 인해, 대답해 가로되 이미 얻었습니다. 왕이 가로되 이미 온()이 공함을 얻었다면 생사를 여의었습니까. 대답해 가로되 이미 여의었습니다. 왕이 가로되 스님에게 나아가 머리를 구걸하리니 얻겠습니까. 대답해 가로되 몸도 나의 소유가 아니거늘 어찌 하물며 머리이겠습니까. 왕이 곧 그를 베었다(斬之). 흰 젖(白乳)이 높이가 장여(丈餘)였으며 왕의 팔이 스스로 떨어졌다.

 

불안원(佛眼遠)이 송하되 양자강두(楊子*江頭)의 양류(楊柳)의 봄이여/ 양화(楊花)나룻가(*渡頭)의 사람을 너무 수심케 하는구나/ 한 소리 잔적(殘笛)이 정자(亭子)를 떠나는 저녁에/ 그대는 소상(*瀟湘)을 향하고 나는 진(*)을 향한다.

 

운문고(雲門杲)가 송하되 살인은 꼭 이 살인하는 자라야 하나니/ 당하(當下; 즉시)1()에 두 조각()을 이루었다/ 머리와 팔이 비록 검인봉(劒刃鋒; 칼날)에 덜렸지만()했지만/ 어찌 진시(秦時)의 탁력찬(*?轢鑚)과 같겠는가.

 

죽암규(竹庵珪)가 송하되 선자(船子; )는 양주(楊州)로 내려가고/ 부평(浮萍)은 물을 쫓아 흐른다/ 한 소리 하만자(*河滿子)/ 천고에 비수(悲愁)를 동()한다.

 

육왕심(育王諶)이 송하되 5()이 다 공했고/ 1()은 더욱 통쾌했다/ 의의(*擬議)하여 주저(蹰躊)하면/ 빙소와해(氷消瓦解)/ 백천(百千) 삼매가 원융(圓融)하여 무애하고/ 신통이 자재하다/ 사자존자는 무단(無端; 단서가 없음) 무단(無端)이며/ 계빈국왕은 파내(叵耐; 容忍하지 못하다) 파내(叵耐)/ 드디어 할()로 한 번 할하고 이르되 30년 후 드는() 사람이 있으리라.

 

자항박(慈航朴)이 송하되 금로(金爐)에 향은 다하고 누성(*漏聲)은 쇠잔(衰殘; )한데/ 전전(*翦翦)한 경풍(輕風)이 진진(*陣陣)이 차갑다()/ 춘색이 사람을 뇌란()하여 잠을 얻지 못하는데/ 달이 화영(花影)을 옮겨 난간(欄干)에 올렸다.

 

심문분(心聞賁)이 송하되 깨친 후에 수상(酬償; 報償. 償還)하는 화()가 비로소 원만하지만/ 본래공(本來空)이 이 악인연(惡因緣)이다/ 이금(而今; 여금)에 참단(斬斷)하여 소식이 없으니/ 다만() 원가(怨家; 怨讎)가 눈 앞에서 떠남을 얻었다.

 

한암승(寒嵓升)이 송하되 고해(苦海)가 망망(茫茫)함이 얼마나(*幾許) 깊었던가/ 전파(前波)와 후랑(後浪)이 스스로 부침(浮沈)한다/ 1()3(*三生)의 업을 참회하여 없애고/ 단지 나무(*南無) 관세음(*觀世音)을 외운다().

 

개암붕(介庵朋)이 송하되 들지() 아니한 전에 곧 먼저 아나니/ 그대는 동쪽이며 나는 또한 서쪽이다/ 홍하(紅霞)는 벽락(*碧落)을 뚫고 백일(白日)은 수미(須彌)를 돈다.

 

현사(玄沙)가 염운(拈云)하되 대소(大小) 사자존자가 능히 두()에 주()가 되어 주지 못했다. 현각(玄覺; 玄覺行言)이 이르되 현사가 이러히 말함은 사람이 주()가 됨을 요함인가. 사람이 주가 됨을 요하지 않음인가. 만약에 사람이 주가 됨을 요할진대 온()이 곧 공()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사람이 주가 됨을 요하지 않을진대 현사가 이러히 말함은 뜻이 어느 곳에 있느냐. 시험삼아 판단해 보아라.

 

현각(玄覺)이 징운(徵云)하되 그래 말하라 베었는가, 베지 않았는가.

 

분주소(汾州昭)가 별운(別云; 왕이 곧 벤 것과 다르게 이르다) 스님의 인색(吝嗇)하지 않음을 압니다.

 

설두현(雪竇顯)이 염하되 작가인 군왕이 천연히 있다.

 

취암지(翠嵓芝)가 염하되 당시에 조사가 목을 늘어뜨리고 왕이 검을 든 이러한 때에 어떤 사람이 간()하여 멈춤을 얻었다면 지금(至今)토록 이 공안을 단득(斷得; 판단하다)할 사람이 없으리니 여금의 납승이 어떻게 판단하겠는가.

 

파초(芭蕉)가 이르되 매매(賣寶)하면서 눈 먼 파사(波斯; 波斯人)를 만났다.

 

낭야(瑯瑘)가 염하되 계빈(罽賓; 계빈왕)이 훌륭한 한 자루의 검(*一口劒)이었느나 검상(劒上)에 눈이 없음을 어찌할 것이며 존자는 훌륭한(好箇) 사자(師子)였으나 다만() 반척(*返擲; 반등)할 줄 알지 못했다.

 

취암종(翠嵓宗)이 염하되 간()한 즉 촉루(髑髏; 해골)가 들에 두루하고 간하지 않는 즉 육지에 생매장(生埋葬)된다. 알고자 하느냐, 거하매 돌아보지 않더라도 곧 차호한다(*擧不顧 卽差互).

 

운문고(雲門杲)가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어서 황룡신(黃龍新)이 이른 설두에게 묻고자 하나니 이미 이 작가인 군왕이거늘 무엇으로 인해 팔이 떨어졌느냐 한 것을 들고는 스님이 이르되 맹팔랑한(*孟八郞漢)이 또 이러히 간다.

 

第九五則; 전등록2 24조 사자비구(師子比丘). 존자가 게를 설한 다음 승가리의(僧伽梨衣)를 사다(斯多; 婆舍斯多)에게 몰래 부촉하면서 그로 하여금 다른 나라에서 수기(隨機)하여 연화(演化)하라 했다. 사다가 가르침을 받자 곧장 남천(南天; 남천축)에 다다랐고 존자는 환난(患難)을 가히 구면(苟免)하지 못해 홀로 계빈(罽賓)에 머물렀다. 당시 본국에 외도 두 사람이 있었으니 하나는 이름이 마목다(摩目多)며 둘은 이름이 도락차(都落遮)였다. 여러 환법(幻法)을 배웠고 함께 모의(謀議)하여 작란(作亂)하려고 했으며 이에 석자(釋子)의 형상()을 도둑질하여 왕궁에 잠입했다. 또 가로되 성공하지 못하면 죄를 불자(佛子)에게 돌아가게 한다. 요사(妖邪)를 이미 자작(自作)하매 앙화(殃禍)가 또한 선종(旋踵; 발꿈치를 돌리다)하였다. 일이 이미 실패하자 왕이 과연 노해 가로되 나는 본디 삼보에 귀심(歸心)했는데 어찌하여 이에 해()를 얽음이 한결같이 여기에 이르렀는가. 곧 명령해 가람(伽藍)을 파훼(破毁)하고 석중(釋衆)을 거제(祛除; 제거)했다. 또 스스로 검을 쥐고 존자의 처소에 이르러 물어 가로되 스님은 온(; 5)이 공함을 얻었습니까. 존자가 가로되 이미 온이 공함을 얻었습니다. 가로되 생사를 여의었습니까. 존자가 가로되 이미 생사를 여의었습니다. 가로되 이미 생사를 여의었다면 가히 나에게 머리를 보시하십시오. 존자가 가로되 몸도 나의 소유가 아니거늘 어찌 머리를 아끼겠습니까. 왕이 곧 칼날을 휘둘러 존자의 머리를 잘랐다. 흰 젖이 솟구쳐 높이가 몇 장()이었고 왕의 오른팔이 갑자기() 또한 땅에 떨어졌으며 7일 만에 죽었다. 태자 광수(光首)가 탄식하며 가로되 나의 아버지가 무슨 연고로 그 화를 스스로 취하시는가. 때에 상백산(象白山) 선인(仙人)이란 자가 있어 깊이 인과를 밝혔는데 곧 광수를 위해 널리 그 숙인(宿因)을 선설(宣說)하여 그의 의망(疑網)을 풀이했다. 사연(事緣)이 성주집(聖胄集) 및 보림전(寶林傳)에 구비되었다. 드디어 사자존자의 보체(報體)로써 탑을 세웠다.

師子尊者; 또 사자비구로 지음. 선종 제24. 중인도(中印度) 사람이며 바라문 출신. 학륵나(鶴勒那)를 좇아 법을 얻은 후 유방(遊方)하며 계빈국(罽賓國)에 이르러 파리가(波利迦)ㆍ달마달(達磨達) 등의 사람을 교화했으며 아울러 바사사다(婆舍斯多)에게 전법(傳法)하여 주었음. 그들에게 명령해 남천축으로 가서 교화하게 하고는 드디어 홀로 계빈에 머물렀음. 당시에 당지(當地)에서 불교를 박해(迫害)함을 만나 악왕(惡王)에게 살해되는 바를 입었음 [부법장전6. 전등록2. 보림전5].

仗劒; ()은 지(). ().

江頭; 강변이니 두()는 후철(後綴; 접미사).

渡頭; 곧 도()니 나룻가. ()는 후철(後綴).

瀟湘; ()는 호남성 경내의 소수하(瀟水河)를 가리키며 상()은 호남의 하류(河流)를 가로 관통하는 상강(湘江)을 가리킴. 근대에 일반으로 써서 짓는 상동(湘東)ㆍ상서(湘西)ㆍ상남(湘南) 3지구(地區)의 합칭임. 후에 널리 호남 전성(全省)을 가리켰음 [백도백과].

; 1. 옛 나라 이름. 전국(戰國) 7()의 하나. 함양(咸陽)에 정도(定都)했으며 지금의 섬서성 지역. 설문(說文) () 백익(伯益)의 후손에게 봉()한 바의 나라이다. 2. 춘추 시 노지(魯地)의 이름이니 지금의 산동성 범현(范縣)에 있었음.

?轢鑚; 탁력찬(?轢鑽)과 같음. ()은 찬()의 속자. 탁력찬(?轢鑽)은 이르자면 수레를 빌려 잡아 돌려서 이를 사용해 물건을 뚫는 큰 송곳임. 진시황이 아방궁(일설엔 만리장성)을 건립할 때 일찍이 거대한 송곳을 만들었는데 그 후에 이 큰 송곳이 이미 쓸 데가 없었음. 선림에서 드디어 진시탁력찬으로써 쓸데없는 사람에 비유함.

河滿子; 곡명(曲名)이니 남부신서(南部新書; 宋 錢易著) 신권(辛卷). 하만자(河滿子)란 것은 촉중(蜀中)의 악공(樂工)이 장차 형장(刑場)으로 나아가려 하자 이 곡을 바쳤으나 면하지 못했다. 당시에 이르되 일성에 떠났다(一聲去也). 당대(唐代) 장우궁사(張祐宮詞)에 이르되 고국(故國)3천 리며/ 심궁(深宮)20년이다/ 한 소리 하만자(河滿子)/ 쌍루(雙淚)를 그대 앞에 떨어뜨린다.

擬議; 사려. 지의(遲疑; 주저하며 의심함). 설문(說文) () (; 헤아리다)이다. 설문 의() ().

漏聲; ()는 누호(漏壺)니 고대의 계시기(計時器). 위 제33칙 연화루(蓮花漏)를 보라.

翦翦; 협애(狹隘), 천박(淺薄)이니 바람이 경미(輕微)하면서 추위를 띤 뜻을 형용함.

陣陣; 동작 혹 정황이 일단(一段)의 시간 동안 지속(持續)함을 가리킴.

幾許; ()는 조사.

三生; 전생ㆍ금생ㆍ후생임. 1. 전생(前生) 또 전세(前世), 숙세(宿世)로 지음. 곧 과거의 생애. 2. 금생(今生) 또 현세(現世)ㆍ현생(現生)으로 지음. 곧 현재의 생애. 3. 후생(後生) 또 후세ㆍ내세, 내생으로 지음. 곧 미래의 생애.

南無; <> namas. <> namo. 또 나모(南牟)ㆍ나모(那謨)ㆍ나모(南謨)ㆍ나마(那摩)ㆍ낭모(曩莫)ㆍ납모(納莫) 등으로 지음. 여기에선 이르되 경례ㆍ귀경ㆍ귀의ㆍ귀명(歸命)ㆍ귀취(歸趣)ㆍ신종(信從). 현응음의6. 나무(南無) 혹은 나모(南謨)로 지으며 혹은 말하되 나모(那莫)니 모두 귀례(歸禮)로 이를 번역한다. 화남(和南)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르다. 바른 말로는 번담(煩淡) 혹은 말하되 반담(槃淡)이니 여기에선 이르되 례(). 혹은 말하되 귀명(歸命)은 번역하는 사람이 뜻대로 명()자를 두었음이다.

觀世音; 위 제5칙 관음(觀音)을 보라.

碧落; 푸른 하늘임. ()은 울타리임. 설문 이(; 울타리) ()이다. 문선. 장형(張衡)의 서경부(西京賦). 지번(枳藩; 탱자 울타리)을 문지르고 극락(棘落)에 충돌한다. 이선(李善) () () 또한 리(; 울타리).

一口劒; ()는 양사(量詞).

返擲; 반등(返騰; 反騰)이니 척()은 등약(騰躍; 뛰어오름). 광운 척() ()이다.

擧不顧 卽差互; 운문문언(雲門文偃)이 이르되 거하매 돌아보지 않아도/ 곧 서로 어긋나거늘(差互)/ 헤아려 사량한다면/ 어느 겁에 깨치리오. 운문록상(雲門錄上)을 보라. 차호(差互)는 교착(交錯).

孟八郞漢; 도리에 의하지 않고 행사하는 자를 가리킴. ()은 맹랑(孟浪)이며 팔랑(八郞)은 태어난 자식의 행차(行次)니 이사장륙(李四張六)의 종류와 같음. 선림 중에선 늘 맹팔랑으로써 강횡포려(强橫暴戾; 강하고 橫暴하며 포악함)의 거친 자를 형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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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염송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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