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 달마대사가, 혜가(*慧可)가 묻되 제불의 법인(*法印)을 가히 득문(得聞)하겠습니까 함으로 인해 스님이 이르되 제불의 법인은 타인을 좇아 얻는 게 아니다. 혜가가 가로되 나의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니 스님에게 편안하게 하여 주시기를 청합니다. 스님이 이르되 마음을 가져온다면 너에게 편안하게 해 주리라. 혜가가 가로되 마음을 찾으니 가히 얻지 못하겠습니다. 스님이 이르되 너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주기를 마쳤다.
운거원(雲居元)이 송하되 눈에 서서 노고를 잊고 팔을 끊어 구하다가(*立雪忘勞斷臂求)/ 마음을 찾을 곳 없음에서 비로소 마음을 쉬었다/ 후래에 안좌(安坐)하여 평회(*平懷)한 자는/ 분골(粉骨)하고 망신(亡身; 殺身, 喪身)하더라도 족히 갚지 못하리라.
지해일(智海逸)이 송하되 단비(斷臂)는 입설(立雪)의 어려움 보다 어렵나니 / 마음을 찾을 곳 없음에서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다/ 누가 만경(萬頃)의 노화(蘆花)의 경계에/ 하나하나의 어옹(漁翁)이 낚싯대를 잡은 줄 아느냐.
조계명(曹溪明)이 송하되 소실(小室)에서 당년에 냉좌(冷坐)할 때/ 마침내 한 물건도 가히 전지(傳持)함이 없었다/ 신광(*神光)이 단비(斷臂)하여 근력(筋力)이 없거늘/ 다시 안심(安心)을 찾으니 또한 이는 어리석다.
또 송하되 눈에 서서 허리와 가지런히 해 소림에 누를 끼치더니/ 스님의 방편으로 다시 안심(安心)하기를 청했다/ 타가(他家)의 독을 마심으로부터/ 도리어(翻) 평인으로 하여금 육침(*陸沈)을 입게 했다.
승천회(承天懷)가 송하되 마음을 찾을 곳 없음에서 마음이 편안함을 허락하니/ 단지 남을 속임(謾)만이 아니라 또한 스스로 속았다/ 가히(堪) 동안(*同安)이 일찍이 말할 줄 안 것을 추억하나니/ 무심도 오히려 한 번 중첩된 관문(關門)에 막혔다(*無心猶隔一重關) 하더라.
불안원(佛眼遠)이 송하되 만약 실터럭만큼이라도 타인에게 부여함이 있다면/ 가사(可師; 혜가 스님)가 어찌 전신(全身)을 바꿈을 얻었겠는가/ 인간과 천상에서 미봉(迷逢)한 곳에/ 8량은 원래 이 반 근이니라.
운문고(雲門杲)가 송하되 마음을 찾을 곳이 없거늘 다시 어찌 편안하랴/ 통홍(通紅; 온통 붉음)한 쇠 한 덩이를 작쇄(嚼碎)해야 하리라/ 종사(縱使; 가령. 설사) 눈이 뜨이고 의기(意氣)를 펴더라도/ 어찌 노호의 속임을 받지 않음만 같으랴.
죽암규(竹庵珪)가 송하되 2조가 당년에 소림에 서니/ 만정(滿庭)한 적설(積雪)이 허리에 이르도록 깊었다/ 차수(叉手)하고 당흉(當胷)하매 1사(事)도 없어/ 구하지 못하고 찾지 못하고 안심하지 못했다.
무진거사(無盡居士)가 송하되 마음을 찿다가 얻지 못함에서 이미 안심하니/ 도사(*屠肆)와 음방(婬坊; 遊廓)에서 소림을 잇는다(嗣)/ 자손이 직절(直截)을 혐오함을 어찌하겠는가/ 제방에서 오미(*五味)를 애써 참심(叅尋)한다.
파초청(*芭蕉淸)이 염하되 금강(*金剛)이 이인(泥人)과 더불어 등을 문지른다(揩背).
장산천(蔣山泉)이 염하되 또(且) 착오를 가지고 착오로 나아간다.
상방악(上方岳)이 상당하여 이르되 무릇 구법자는 몸으로써 몸을 삼지 않고 목숨으로써 목숨을 삼지 않나니 이에서 정근(精勤)해야 비로소 도를 이룬다. 보지 못하느냐, 보리달마가 멀리 서국(西國)을 떠나 당토(唐土)에 이르러 9년 동안 소림을 향해 면벽하면서 안중의 적혈(滴血)인 한 개의 사람을 찾아도 오히려 능히 얻지 못했고 중인(衆人)이 그를 일러 벽관바라문이라 했다. 불일지간(*不日之間)에 좌주(座主)가 있어 이름해 가로되 신광(神光)이었으니 군서(群書)를 박람(愽覽; 博覽)했고 현리(玄理)를 선담(善談)했다. 늘 자탄(自歎)하며 가로되 공로지교(*孔老之敎)는 예술풍규(*禮術風䂓)며 장역지서(*莊易之書)도 그 묘를 다하지 못했다. 요사이 듣건대 달마대사가 지인(至人)이며 멀지 않으니 마땅히 현경(玄境)으로 나아가야 겠다. 제형제(諸兄弟)여, 그를 보건대 인연을 성취했고 자연지리(自然之理)를 깨쳤다. 거기에 이르러 신석(晨夕; 조석)으로 참시(叅侍)하면서 권피(倦疲)하지 않았다. 달마가 상일(常日; 평일)에 단연(端然)하면서 달리 반고(返顧; 돌아보다)함이 없었다. 어느 날 자기가 사유하되 석일(昔日)에 구도(求道)하면서 고골출수(*敲骨出髓)하고 至적설이 무릎을 지났다. 달마가 불각에 머리를 돌려 이에 발문(發問)하되 네가 눈 속에 선 것은 마땅히 무슨 일을 구함이냐 至스스로 그 팔을 잘라 스님 앞에 봉헌했다.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았지만 달마가 아직 그를 옳다 하지 않고 다시 언사를 가져 힐책(詰責)하며 가로되 제불이 최초에 구도하면서 법을 위해 형체를 망각했거늘 네가 지금 내 앞에서 단비(斷臂)했지만 또한 옳지 아니하다. 달마가 양구(良久)했다가 그를 불러 앞으로 다가오라 하고는 자언(慈言)로 위유(慰諭; 위로하며 타이르다)하되 네가 이미 이와 같으니 내가 마땅히 너의 이름을 바꾸어 혜가(慧可)라 하겠다. 겨우 법호(*法號)를 얻자 곧 발문(發問)할 줄 알았으니 제불의 묘도(妙道)를 가히 득문(得聞)하겠습니까. 제형제(諸兄弟)여 달마가 이 속에 이르러 정신이 정동(定動; 깜박거림)하면서 노파심(*老婆心)을 발하여 곧 그를 향해 말하되 제불의 법인(法印)은 타인을 좇아 얻는 게 아니다. 이 그가 불각(不覺)하고 머리를 숙이며 예사(禮謝)하고는 다시 대사에게 묻되 혜가의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니 대사의 안심(安心)을 청합니다 至너에게 안심하여 주기를 마쳤다. 이에서 곧 전의부법(傳衣付法)하고 조등(*祖燈)을 소계(紹繼)했으니 기괴(奇恠; 奇怪)하구나 제형제여 저 고성(古聖)의 득사처(得事處)를 보건대 또한 용이하지 않았다.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지만 너희 등 제인이 도리어 이 흑면한(黑面漢)의 과래(過來; 到來)함을 입어 우리 당토(唐土)의 아손을 속이고 차간(此間)의 중생을 광혹(誑惑)했다고 말할 줄 알겠는가.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망상전도(妄想顚倒)로 구현구묘(求玄求妙)하거니와 당시에 다만 소림을 향해 9년 동안 냉좌(冷坐)한 것이라면 다소 기특하며 사람으로 하여금 의착(疑着)하게 함에 방애(妨礙)되지 않으려니와 2조의 입설(立雪)하고 단비(斷臂)함을 입음에 이르러선 곧 이 속을 향해 파부정(*把不定)하고 살시살뇨(*撒屎撒尿)하면서 진여해탈 보리열반을 설했다. 내가 다만 너희 제형제에게 묻노니 이 속에 이르러 어떻게 해야 합당한가, 도리어 각자 수참(羞慙; 부끄러워하다)하느냐. 그러한 때 1개의 영리한 납승이 조금 있어 출래(出來)하여 얼굴에다(驀面) 침 뱉고 주장자를 잡아 저지하면서(捍) 다만(將) 서천으로 돌아가게 하고 그로 하여금 도처에서 참황(慚惶; 부끄럽고 惶恐함)하게 했더라면 또한 우리 당토에 사람이 있었다고 말하련마는 다만 너희 등 제인이 부즉류(*不喞?)이기 때문에 후에 각각 그의 독약에 중독되어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수굴(受屈)한다.
동림총(東林揔)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숭악(*嵩嶽)이 능공(*凌空)하면서 촌토(寸土)도 휴손(虧損)되지 않거늘 창명(滄溟; 四海)과 거침(*巨浸; 대해)에 어찌 섬파(*纎波)가 모자라겠는가. 어찌 추로(墜露)를 빌려 첨류(添流; 흐름에 더하다)하고 경진(輕塵)을 주악(*足嶽; 산악에 더하다)한 연후에 높고 깊은 것이 되겠는가. 도연(徒然; 空然)히 천이지객(*穿耳之客)으로 하여금 몰래 스스로 점두(點頭; 머리를 끄덕이다)하게 하여 화하(華夏)의 아손이 모두(*例) 실리(失利)를 만났지만 그에게 출기(出氣)하여 줌이 없다고 말함은 옳지 않다. 돌(咄).
광령조(廣靈祖)가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제인자(諸仁者)여 그래 말하라 가히 편안할 마음이 있느냐, 가히 편안할 마음이 없느냐. 만약 마음이 있다고 말할진대 2조가 스스로 이르되 마음을 찾으니 마침내 가히 얻지 못했다 했고 만약 마음이 없다고 말할진대 달마가 말하되 너에게 안심하여 주기를 마쳤다 했다. 그러나 2조는 벌레가 나무에 당함과 같고(如蟲禦木) 달마는 우연히 문자를 이루었다(偶以成文). 후대의 아손이 승허접향(承虗接響)하여 설유설무(說有說無)하나니 이런 고로 만약 그것이 있다고 말할진대 무상무형(無狀無形)하고 만약 그것이 없다고 말할진대 성인이 이를 써 신령(神靈)하다. 인정하면(認着) 두상안두(頭上安頭)며 인정하지 않으면 참두멱활(斬頭覔活)이다. 만약 이것에 즉(卽; 붙다)할진대 마음이 스스로 마음이 아니며 만약 이것을 여읠진대 목석과 같지 않다. 이는 유무(有無)의 정견(情見)을 이각(離却)해야 곧 이 진심(眞心)이 아닐까, 다만(且) 진(眞)은 이 대망(對妄)하여 이름을 세운 것이다. 또 이는 유무지간(有無之閒)에 있음이 아닐까, 경에 이르되 마음은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 있지도 않고 중간 및 내외에 있지도 않다 하였다. 그래 말하라 어느 속에 있느냐, 양구(良久)하고 이르되 운봉(雲峯)은 천고에 빼어나고(秀) 화목(花木)은 사시(四時; 四季)에 새롭다.
백운연(白雲演)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至스님의 안심을 청합니다. 스님이 이르되 백운이 당시에 만약 보았더라면 좋게 20방(棒) 주었겠다. 무슨 연고냐, 타인이 엿보았다면 이에(將; 乃) 이르기를 양개(兩箇)가 안심법(安心法)을 설한다 했으리라. 필경 어떠한가, 보살용왕(菩薩龍王)이 비를 행하매 윤택하고 이 몸의 향상에 몇 겹의 구름이다.
운문고(雲門杲)가 보설(普說)에 이르되 기득(記得)컨대 2조가 달마에게 묻되 至너에게 안심하여 주기를 마쳤다. 2조가 당시에 곧 휴헐(休歇)했다(去는 조사). 또 3조가 2조에게 물어 가로되 제자의 몸이 풍양(風恙; 風病)에 걸렸으니 스님의 참죄(懺罪)를 청합니다. 2조가 가로되 죄를 가지고 온다면 너에게 참죄해 주리라. 3조가 양구(良久)하고 이르되 내외와 중간에 죄를 찾으니 마침내 가히 얻지 못하겠습니다. 2조가 가로되 너에게 참죄하여 주기를 마쳤다. 3조가 당시에 곧 휴헐했다. 이 양칙어(兩則語)를 총림에서 거창(擧唱)하는 자가 여마사속(如麻似粟)이며 착회자(錯會者)가 여도사곡(如稻似穀; 벼와 같고 米穀 같음)히다. 만약 심성(心性)이란 이회(理會)를 짓지 않으면 곧 현묘(玄妙)라는 이회를 지으며 현묘라는 이회를 짓지 않으면 곧 이사(理事)라는 이회를 지으며 이사라는 이회를 짓지 않으면 곧 직절(直截)이란 이회를 지으며 직절이란 이회를 짓지 않으면 곧 기특(奇特)이란 이해를 지으며 기특이란 이회를 짓지 않으면 곧 격석화섬전광처(擊石火閃電光處; 돌을 치는 불과 번쩍하는 번갯빛의 처소)를 향해 이회하며 격석화섬전광처를 향해 이회하지 않으면 곧 무사갑(無事甲) 속에 날리어(颺) 있으며 무사갑 속에 날려 있지 않으면 곧 고인의 양칙공안(兩則公案)이라고 불러 지으면서 삼조연하(三條椽下) 육척단전(六尺單前)을 향해 눈썹을 닫고(*閇) 눈을 감고 흑산 아래(*黑山下) 귀굴 속에 앉아 있으면서 사량하고 복탁(卜度)하나니 만약 이 1낙삭(*一絡索)의 도리를 지어 차사(此事; 종문의 향상사)를 밝히려고 한다면 정주출조문(*鄭州出曹門)과 대사(大似; 매우 흡사)한지라 다만 교섭 없음을 기뻐하노라(*且喜沒交涉). 이미 그러함을 허락하지 않을진대 또 어떻게 이회해야 하느냐. 운문(雲門; 대혜)이 이미 이 면피(面皮)의 두께가 세 치이므로 분명히 제인을 위해 설파하리니 첫째로 내가 설한 것을 착회(錯會)함을 얻지 말아라. 달마가 서천으로 좇아 무문인자(*無文印子)를 가지고(將得) 와서 2조의 면문(面門)을 잡아 1인(印)으로 인파(印破)하매 2조가 이 인(印)을 얻어 한 실터럭(一絲頭; 頭는 조사)만큼도 이역(移易)하지 않고 3조의 면문을 잡아 인파(印破)했다 운운(云云).
개암붕(介庵朋)이 상당하여 거(擧)했다. 2조가 이르되 마음을 찾으니 마침내 가히 얻지 못하겠습니다. 만 리에 1신(身)의 가볍기가 이파리와 같다. 달마가 이르되 너를 위해 안심하기를 마쳤다. 공명(功名)이 천고에 무겁기가 산과 같다. 그러하여 비록 이와 같지만 만약 납승의 문하(門下)를 바라본다면 요조(料掉; 헤아림. 疏遠)하여 교섭이 없다. 그래 말하라 납승의 문하에 무슨 장처(長處; 나은 곳)가 있느냐. 알고자 하느냐, 1송을 청취(聽取)하라. 멱심(覔心)하여 얻지 못함은 봉채(蜂蠆; 벌과 전갈)와 같고/ 너를 위해 안심하기는 독이 뱀과 같다/ 조사의 오래(舊)된 과굴(*窠窟)을 타파해야/ 장부가 스스로 합당히 생애가 있으리라.
선문염송집주
불교신문 광고 2022년 3월 발행. 150부. 5책 1질. 총 4,842쪽, 12.5pt. 4․6배판. 하드. 양장. 정가 60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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