鄧州香嚴智閑禪師 靑州人也 厭俗辭親觀方慕道 依潙山禪會 祐和尙知其法器 欲激發智光 一日謂之曰 吾不問汝平生學解及經卷冊子上記得者 汝未出胞胎未辨東西時 本分事試道一句來 吾要記汝 師懵然無對 沈吟久之 進數語陳其所解 祐皆不許 師曰 却請和尙爲說 祐曰 吾說得是吾之見解 於汝眼目何有益乎 師遂歸堂 遍檢所集諸方語句 無一言可將酬對 乃自歎曰 畫餠不可充飢 於是盡焚之曰 此生不學佛法也 且作箇長行粥飯僧免役心神 遂泣辭潙山而去 抵南陽覩忠國師遺迹遂憩止焉 一日因山中芟除草木 以瓦礫擊竹作聲 俄失笑間廓然惺悟 遽歸沐浴焚香遙禮潙山 贊云 和尙大悲恩逾父母 當時若爲我說却 何有今日事也 仍述一偈云 一擊忘所知 更不假修治 動容揚古路 不墮悄然機〈動容揚古路不墮悄然機 此句舊本竝福邵本竝無 今以通明集爲據〉 處處無踪迹 聲色外威儀 諸方達道者 咸言上上機
●經卷; 古經皆爲卷本 故曰經卷 方冊之經 成於明朝
●冊子; 冊 書簡 古代文書用竹簡 編簡名爲冊 後凡簿籍均可稱冊 集韻 冊 通作策
●酬對; 酬 應對 答對
●粥飯僧; 謂但喫粥飯 無有一用之僧也
●心神; 衆生之心性靈妙 故曰心神
등주(鄧州) 향엄(香嚴; 香嚴山) 지한선사(智閑禪師). 청주(靑州) 사람이다. 염속(厭俗)하여 사친(辭親; 양친에게 고별)하고 관방(觀方; 지방을 관람)하며 모도(慕道)하다가 위산(潙山)의 선회(禪會; 선종 법회)에 의지했다. 영우(靈祐) 화상이 그가 법기(法器)임을 알았고 지광(智光)을 격발(激發)하려고 했다. 어느 날 일러 가로되 내가 너의 평생의 학해(學解) 및 경권(經卷)과 책자상(冊子上)에서 기득(記得)한 것은 묻지 않는다. 네가 포태(胞胎)에서 나오지 않아 동서(東西)를 분변하지 못할 때의 본분사(本分事)를 시험 삼아 1구 말해 오너라. 내가 너를 기억하고자 한다. 스님이 몽연(懵然; 無知. 명백하지 않음)하여 대답이 없었고 침음(沈吟)한 지 오래되었다. 수어(數語)를 사뢰어(進) 그 소해(所解)를 진술(陳述)했으나 영우가 모두 허가(許可)하지 않았다. 사왈(師曰) 도리어 청컨대 화상이 설하십시오. 영우가 가로되 내가 설득(說得; 得은 조사)함은 이 나의 견해이거늘 너의 안목에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스님이 드디어 귀당(歸堂)하여 모은 바 제방의 어구(語句)를 두루 검색(檢索)했으나 가히 가져서 수대(酬對)할 일언(一言)도 없었다. 이에 스스로 탄식하며 가로되 그림의 떡은 가히 주림을 채우지 못한다. 이에 모두(盡) 불지르고 가로되 차생(此生)엔 불법을 배우지 않으리라.. 다만(且) 저(箇), 죽반승(粥飯僧)을 장행(長行; 길이 행하다)하여 심신(心神)을 부림(役)을 면하리라. 드디어 위산을 읍사(泣辭)하고 떠났다(去). 남양(南陽)에 다다라(抵) 충국사(忠國師)의 유적(遺迹)을 보다가 드디어 게지(憩止)했다. 어느 날 산중에서 초목을 역제(芟除; 베어 제거하다)하다가 와력(瓦礫)으로써 격죽(擊竹)하매 소리를 지음으로 인해 갑자기(俄) 실소(失笑)하는 사이 확연(廓然)히 성오(惺悟)했다. 급히 돌아가(遽歸) 목욕하고 분향하고 멀리서 위산에 예배하고 찬운(贊云) 화상의 대비(大悲)는 은혜가 부모를 넘습니다(逾). 당시에 만약 나를 위해 설해버렸다면 어찌 금일의 일이 있겠습니까. 인하여(仍) 1게를 진술해 이르되 한 번 부딪치매 알 바를 잊어/ 다시 수치(修治)를 빌리지 않나니/ 동용(動容; 動作의 容儀)에 고로(古路)를 드날리고/ 초연(悄然; 寂然)한 기(機)에 떨어지지 않는다〈動容揚古路不墮悄然機 此句는 舊本과 아울러 福邵本에 모두 없다. 여금에 通明集을 準據로 삼았다〉 곳곳에 종적이 없어/ 성색 밖의 위의니/ 제방의 달도자(達道者)가/ 다 말하되 상상기(上上機)라 하더라.
●經卷; 고경(古經)은 다 권본(卷本)이 되는지라 고로 가로되 경권임. 방책(方冊)의 경은 명조(明朝)에 성립했음.
●冊子; 책(冊)은 서간(書簡)임. 고대의 문서는 죽간(竹簡)을 썼으며 죽간을 엮어 책(冊)이라고 이름했음. 후에 무릇 부적(簿籍)을 균등히 가히 책이라고 일컬었음. 집운 책(冊) 책(策)으로 지음과 통한다.
●酬對; 수(酬)는 응대. 답대(答對).
●粥飯僧; 이르자면 단지 죽반만 먹을 뿐 일용(一用)도 있지 아니한 승인임.
●心神; 중생의 심성이 영묘(靈妙)하므로 고로 가로되 심신(心神)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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