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1998년 금족행(金足行)

태화당 2019. 8. 1. 10:19

금족행(金足行)李旺根

 

홍분이성단정낭(紅粉易成端正娘)

무전난주호한량(無錢難做好閑良)

쟁사추래상오야(爭似秋來霜午夜)

한청한안이삼향(閑聽寒雁二三響)

이행여항모홍진(你行閭巷冒紅塵)

아거청산대청송(我居靑山對靑松)

약지탁청원무성(若知濁淸元無性)

피모대각야종용(披毛戴角也從容)

 

홍분(紅粉)은 쉽게 단정낭(端正娘)를 이루지만

돈 없으면 좋은 한량(閑良)이 되기 어렵도다

어찌 가을의 서리 오는 한밤중에

한가히 찬 기러기의 이삼향(二三響)을 들음만 같으랴.

너는 여항(閭巷)으로 가서 홍진을 뒤집어쓰거라

나는 청산에 거처하면서 청송을 대하리라

만약 탁청(濁淸)이 원래 성품이 없는 줄 안다면

피모대각(披毛戴角)도 또한 종용(從容)하리라.

 

   1~8행 단()은 바를 단. ()은 아가씨 낭. 어머니 낭. 딸 낭. ()는 지을 주. ()은 착할 량. 어질 량. 한량(閑良)은 돈 잘 쓰고 잘 노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는 지지(地支) . 낮이나 밤의 가운데 시각을 표함. 오야(午夜)는 한밤중. ()는 너 니. ()와 같음. ()는 이문(里門) . 마을 려. ()은 골목 항. 여항(閭巷)은 동네. 민간. ()는 무릅쓸 모. 홍진(紅塵)은 번거롭고 속된 세상. ()는 입을(覆盖) . ()는 머리에 일 대. 피모대각(披毛戴角)은 털짐승과 뿔짐승이니 축생행 또는 이류행(異類行)을 일컬음. 종용(從容)은 안한자재(安閑自在)한 모양. 조용은 종용의 변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