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족행(金足行)李旺根
홍분이성단정낭(紅粉易成端正娘)
무전난주호한량(無錢難做好閑良)
쟁사추래상오야(爭似秋來霜午夜)
한청한안이삼향(閑聽寒雁二三響)
이행여항모홍진(你行閭巷冒紅塵)
아거청산대청송(我居靑山對靑松)
약지탁청원무성(若知濁淸元無性)
피모대각야종용(披毛戴角也從容)
홍분(紅粉)은 쉽게 단정낭(端正娘)를 이루지만
돈 없으면 좋은 한량(閑良)이 되기 어렵도다
어찌 가을의 서리 오는 한밤중에
한가히 찬 기러기의 이삼향(二三響)을 들음만 같으랴.
너는 여항(閭巷)으로 가서 홍진을 뒤집어쓰거라
나는 청산에 거처하면서 청송을 대하리라
만약 탁청(濁淸)이 원래 성품이 없는 줄 안다면
피모대각(披毛戴角)도 또한 종용(從容)하리라.
1~8행 단(端)은 바를 단. 낭(娘)은 아가씨 낭. 어머니 낭. 딸 낭. 주(做)는 지을 주. 량(良)은 착할 량. 어질 량. 한량(閑良)은 돈 잘 쓰고 잘 노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오(午)는 지지(地支) 오. 낮이나 밤의 가운데 시각을 표함. 오야(午夜)는 한밤중. 니(你)는 너 니. 니(儞)와 같음. 려(閭)는 이문(里門) 려. 마을 려. 항(巷)은 골목 항. 여항(閭巷)은 동네. 민간. 모(冒)는 무릅쓸 모. 홍진(紅塵)은 번거롭고 속된 세상. 피(披)는 입을(覆盖) 피. 대(戴)는 머리에 일 대. 피모대각(披毛戴角)은 털짐승과 뿔짐승이니 축생행 또는 이류행(異類行)을 일컬음. 종용(從容)은 안한자재(安閑自在)한 모양. 조용은 종용의 변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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