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업(道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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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독삼장십이부(轉讀三藏十二部)
감파오가칠종구(勘破五家七宗句)
사경마묵수오두(寫經磨墨水五斗)
퇴필일천지삼거(退筆一千紙三車)
사전마모장위진(辭典磨耗將爲塵)
형영상조입여추(形影相弔卄餘秋)
막위무위무사최(莫謂無爲無事最)
아한목황쇠로구(我恨目䀮衰老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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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십이부(三藏十二部)를 전독(轉讀)했고
오가칠종(五家七宗)의 구절을 감파(勘破)했으며
경전을 서사(書寫)하느라 먹을 간 물이 다섯 말이요
퇴필(退筆)이 일 천 자루 종이가 세 수레로다.
사전은 마모(磨耗)하여 거의 티끌이 되었고
형체와 그림자가 서로 조위(弔慰)하기를 이십여 년이로다
함이 없고 일이 없음이 으뜸이라고 말하지 말아라
나는 눈이 어두워지고 몸뚱이 쇠로(衰老)했음을 한탄하노라.
1행 삼장십이부(三藏十二部)는 불전(佛典)의 총칭이니 삼장(三藏)은 경장 율장 논장(經藏 律藏 論藏)이며 십이부(十二部)란 경전을 경문의 형식과 성질에 의해 12종류로 분류한 것. 전독(轉讀)은 대충 읽는 것.
2행 오가칠종(五家七宗)은 선종(禪宗)의 총칭이니 오가(五家)는 임제종(臨濟宗) 조동종(曹洞宗) 운문종(雲門宗) 위앙종(潙仰宗) 법안종(法眼宗)이며 칠종(七宗)은 여기에 황룡파(黃龍波)와 양기파(楊岐波)를 더한 것. 감(勘)은 살펴볼 감.
3행은 사경하느라 쓰인 먹물을 대충 계산해 본 것. 4행은 사경하면서 사용한 붓과 종이를 대충 계산해 본 것. 퇴필(退筆)이란 닳아서 못쓰게 된 붓. 5행은 글자나 문구의 뜻을 알아보기 위해 사전을 수없이 뒤적였음을 표현한 것. 장(將)은 거의 장. 또 장.
6행은 이십 몇 년을 홀로 살면서 참구(參究)하느라 문 밖 출입을 삼갔으므로 몸과 그림자가 서로 조위한다고 말한 것. 입(卄)은 이십 입.
7행 무위무사인(無爲無事人)이 오히려 금쇄(金鎖. 鎖는 사슬 쇄)의 곤란(困難)을 만난다 (無爲無事人 猶遭金鎖難) [碧巖錄卷四 三十七則] 했으니 금사슬이 금이라서 좋긴 하나 사람을 도리어 구속(拘束)하는 물건이기 때문임.
8행은 시력이 나빠져 책을 보기 어렵고 몸이 노쇠해 사경하기 어려움을 한탄한다는 말임. 황(䀮)은 눈 흐릴 황. 구(軀)는 몸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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