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근(太近)

태화당 2019. 8. 3. 06:46

이불감청오각음(耳不堪廳五刻音)

목불인견십일화(目不忍見十日花)

유유완청무염족(猶有玩聽無厭足)

통신목이불나하(通身目耳不奈何)

이이문이문여하(以耳聞耳聞如何)

이목견목견심마(以目見目見甚麽)

무량겁래상수래(無量劫來相隨來)

지위태근유태하(只爲太近猶太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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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오각(五刻)의 음악을 차마 듣지 못하고

눈으로 십일(十日)의 꽃을 차마 보지 못하거니와

오히려 완상(玩賞)하고 경청하매 염족(厭足)함이 없는 게 있나니

온몸이 눈과 귀라도 어찌하지 못하느니라.

귀로써 귀를 듣거늘 무엇을 들으며

눈으로써 눈을 보거늘 무엇을 보느냐

무량겁래(無量劫來)로 서로 따라오지만

단지 너무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너무 멀다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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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해석 너무 가까움. ()는 심할 태.

   1행 감()은 견딜 감. 일각(一刻)15. 긴 시간의 음악을 듣기엔 참기 어렵다는 말.

   2행 열흘 동안이나 시들지 않는 꽃을 보기엔 참기 어렵다는 말.

   3~4행 유()는 오히려 유. ()은 희롱할 완. ()은 만족할 염이니 염족(厭足)은 만족과 같은 뜻. ()은 모두(全部) . 온몸이 눈과 귀일지라도 보거나 듣지 못할 것이 이 일물(一物).

   5~6행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이 이 심체(心體). 안 즉 자기의 본심(本心)을 앎이요/ 본 즉 자기의 본성(本性)을 봄이니/ 본심과 본성을 알아 얻음이/ 바로 이 종문(宗門)의 대병(大病)이니라 (識則識自本心 見則見自本性 識得本心本性 正是宗門大病) [五燈全書卷四十四 烏巨道行章 烏巨道行偈. 烏巨龍門淸遠法嗣楊岐下四世].

   7행 천지의 앞이라서 그 시작이 없고 천지의 뒤라서 그 마침이 없다 (先天地而無其始 後天地而無其終) [金剛經五家解序說] 라는 말이 있음.

   8행 단지 너무 분명하기 때문에 도리어 얻는 바를 더디게 한다 (秖爲分明極 翻令所得遲) [續傳燈錄卷三十二 開善道謙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