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매견지상설법제사산언이소음(每見紙上說法諸師散言而笑吟)

태화당 2019. 8. 3. 08:52

매견지상설법제사산언이소음(每見紙上說法諸師散言而笑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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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일개구(古人一開口)

절기무익구(切忌無益句)

금견제선화(今見諸禪和)

부지방관우(不知傍觀憂)

검이모시리(劒以毛試利)

인이언시기(人以言試機)

막과수행력(莫誇修行力)

선요해수치(先要解羞恥)

폐관이구좌(閉關而久坐)

불면이불와(不眠以不臥)

수연호정진(雖然好精進)

무관본분사(無關本分事)

참선부재참(參禪不在參)

학도불수오(學道不須悟)

참학기십년(參學幾十年)

불변어여로(不辨魚與魯)

일견폐허광(一犬吠虛誑)

만견이전실(萬犬以傳實)

사가올연좌(乍可兀然坐)

절막호란설(切莫胡亂說)

이리시하선(耳裏是何禪)

목전시하장(目前是何藏)

합취양편피(合取兩片皮)

선매오설장(先罵吾舌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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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은 한 번 입을 열면

무익한 문구를 간절히 꺼렸거늘

요즘엔 여러 선화(禪和)들을 보매

옆에서 보는 자의 근심을 알지 못하는구나.

검은 털로써 날카로움을 시험하고

사람은 말로써 기()를 시험하나니

수행력을 자랑하지 말고

먼저 요컨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리라.

빗장을 잠그고 오래 앉았거나

자지 않고 눕지 아니함이

비록 그렇게 훌륭한 정진이긴 하나

본분사(本分事)와는 상관이 없느니라.

참선(參禪)은 참()함에 있지 않고

학도(學道)는 깨침을 쓰지 않나니

몇 십 년을 참학(參學)했다면서

()와 노()도 분변하지 못하는구나.

일견(一犬)이 허광(虛誑)을 짖으면

만견(萬犬)이 실()로 전하나니

차라리 올연(兀然)히 앉았음은 옳거니와

간절히 호란(胡亂)의 말을 하지 말아야 하리라.

귓속에 이 무슨 선()이며

눈앞에 이 무슨 장경인고

양편피(兩片皮)를 닫으면서

먼저 나의 혀 길었음을 욕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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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해석 매번 신문지상(新聞紙上)의 설법하는 여러 스님의 쓸모없는 말을 보고 웃으며 읊다. ()은 쓸모없을 산.

   1~4행 선화(禪和)는 선사(禪師)니 화()는 화상(和尙).

   5~8행 금은 불로써 시험하고 옥은 돌로써 시험하고 물은 지팡이로써 시험하고 사람은 말로써 시험한다 (金以火試 玉以石試 水以杖試 人以言試) 라는 말도 있고 벽암록권삼 이십삼칙(碧巖錄卷三 二十三則)엔 옥은 불로써 시험하고 금은 돌로써 시험하고 검은 털로써 시험하고 물은 지팡이로써 시험한다 (玉將火試 金將石試 劒將毛試 水將杖試) 라고 했음. ()는 부끄러울 수. ()는 부끄러울 치.

   9~12행 관()은 빗장 관. ()는 할() . 용도가 매우 많음. 법구경(法句經)에 이르되 만약 정진한다는 마음을 일으키면/ 이는 허망이요 정진이 아니니라/ 만약 능히 마음이 허망하지 않으면/ 정진이 애제(涯際. 경계)가 있지 않느니라 (法句經云 若起精進心 是妄非精進 若能心不妄 精進無有涯) [五燈全書卷四 無住禪師章].

   13~16행 선()은 참()함에 있지 않고 도()는 오()를 쓰지 않는다 (禪不在參 道不須悟) [五燈全書卷六十四 密雲圓悟章]. ()는 쓸 수. 참학(參學)은 참선학도(參禪學道)의 준말.

   17~20행 사()는 차라리 사. ()은 오똑할 올. ()는 임의난래(任意亂來)니 란()과 같은 뜻. 곧 호란(胡亂)은 어지러운 모양.

  21~24행 합취(合取)의 취()는 조자(助字). 양편피(兩片皮)는 입. ()는 욕할 매. 혀가 길었다는 말은 말이 너무 많았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