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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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음박진일양복(群陰剝盡一陽復)
생생멸멸마겁석(生生滅滅磨劫石)
본무음양무생멸(本無陰陽無生滅)
하필현녀문제석(何必賢女問帝釋)
동도한식일백오(冬到寒食一百五)
금세여시내년역(今歲如是來年亦)
일편청광요금고(一片淸光耀今古)
막위구득구부득(莫謂構得構不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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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음(群陰)이 박진(剝盡)하매 일양(一陽)이 돌아오니
자꾸 생하고 자꾸 멸해 겁석(劫石)을 가는구나
본래 음양이 없고 생멸도 없거늘
어찌 현녀(賢女)가 제석에게 물음이 필요하랴.
동지에서 한식에 이르기까지가 일백오 일이니
금세(今歲)에도 이와 같고 내년에도 또한 그렇겠지만
한 조각 청광(淸光)이 금고(今古)에 빛나므로
구(構)해 얻음과 구(構)해 얻지 못함을 이르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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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행 음력 10월에 음(陰)이 다하고 11월의 동지에 일양(一陽)이 생하는데 이를 일양래복(一陽來復)이라 함. 박(剝)은 찢어질 박. 떨어질 박. 벗어질 박. 복(復)은 돌아올 복.
2행 겁석(劫石)은 반석겁(盤石劫)이니 겁이 오랜 것을 비유한 것으로 길이 넓이가 사십 리씩 되는 큰 바위를 장수천인(長壽天人)이 100년마다 한 번씩 지나면서 가벼운 옷자락으로 스쳐 이 바위가 다 닳아서 없어질 동안을 겁(劫)이라 함.
4행 칠현녀(七賢女)가 시다림(屍多林. 寒林이라 譯함. 시체를 버리는 곳)에 놀다가 일녀(一女)가 시체를 가리키며 여러 언니에게 묻되 시체는 이 속에 있거니와 사람은 어느 곳을 향해 갔는가. 가운데 한 언니가 있어 이르되 뭐라고 뭐라고 (作麽作麽) 하였는데 모든 언니가 체관(諦觀. 諦는 살필 체니 잘 살펴 보는 것)하여 각각 계합(契合)해 깨달았다. 감동한 제석(帝釋. 釋提桓因이라고도 하며 六欲天의 第二天인 忉利天의 主)이 꽃을 흩으며 이르되 오직 원컨대 성자(聖姉)여, 무슨 수요(需要)한 것이 있느냐, 내가 마땅히 종신토록 공급하리라. 여자가 이르되 나의 집에는 사사칠진(四事七珍. 四事는 의복 음식 臥具 탕약. 七珍은 七寶)이 모두 다 구족한지라 오직 세 가지 물건을 요하나니 하나는 뿌리 없는 나무 한 그루를 요함이요, 둘은 음양이 없는 땅 한 조각을 요함이요, 셋은 부르짖어도 울림이 없는 산곡(山谷) 한 곳을 요하노라. 제석이 이르되 일체 수요(需要)한 것을 내가 다 소유했으되 이에 세 가지 물건은 내가 실로 얻지 못했노라. 여자가 이르되 네가 만약 이것이 없다면 어찌 사람을 구제할 줄 알리오. 제석이 드디어 함께 가서 부처님께 사뢰자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교시가(憍尸迦. 제석의 姓)야, 나의 모든 제자에 대아라한(大阿羅漢)도 모두 다 이 뜻을 알지 못하고 오직 모든 대보살이 있어 이에 이 뜻을 아느니라 [禪門拈頌卷一 十八則]. 염송설화(拈頌說話)에 이르되 이 화두는 칠현녀경문(七賢女經文. 七女經)이다.
8행. 구득(構得)은 구득(搆得)과 같음. 영오(領悟), 계합(契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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