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遺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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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묘이작간출몰(一猫二鵲間出沒)
안무가화이절률(眼無嘉華耳絶律)
부성원오겸인교(賦性遠娛慊人交)
수살계동독좌올(愁殺季冬獨坐兀)
종일논도여고성(終日論道與古聖)
노로익장심중물(老老益壯心中物)
사입맹염무이심(死入猛焰無異心)
유감출두착시절(遺憾出頭錯時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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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의 고양이와 두 마리의 까치가 가끔 출몰하지만
눈엔 가화(嘉華)가 없고 귀엔 음률이 끊겼도다
부성(賦性)이 오락을 멀리하고 사람과의 교류도 싫어해
너무 근심스러운 계동(季冬)에 홀로 오똑히 앉았노라.
종일 옛 성현들과 더불어 도를 논하나니
늙을수록 더욱 굳센 것은 심중의 물건이로다
죽어 맹염(猛焰)에 들어가더라도 다른 마음이 없지만
머리를 내밀면서 시절을 착오했음이 유감이라네.
제목 유(遺)는 남길 유. 끼칠 유. 감(憾)은 섭섭할 감. 유감(遺憾)은 불만하게 여기는 마음. 마음에 섭섭함.
2행 겨울의 풍경을 말한 것이니 아름다운 풀잎과 산야의 색, 뭇 새와 곤충들의 소리가 없다는 뜻. 가(嘉)는 아름다울 가. 화(華)는 빛날 화.
3행 부(賦)는 받을 부. 탈 부. 부성(賦性)은 타고난 성품. 천성(天性). 오(娛)는 즐거울 오. 겸(慊)은 싫을 겸. 찐덥지 않을 겸. 앙심 먹을 겸.
4행 수살(愁殺)의 살(殺)은 정도(程度)의 심함을 표시하는 부사(副詞)니 취살(醉殺. 너무 취함), 빈살(貧殺. 너무 가난함), 상살(想殺. 너무 생각함), 소살(笑殺. 너무 웃김) 등등 용례(用例)가 많음. 계(季)는 끝 계. 계동(季冬)은 음력 12월. 올(兀)은 오똑할 올.
5행 고서(古書)를 읽으면서 고인(古人)들과 대화함을 형용.
6행 장(壯)은 왕성할 장. 젊을 장.
8행 풍속이 순박하고 인심이 진솔(眞率)한 시절에 태어나지 못했음이 유감이라는 말이니 금인(今人)이 고인(古人)만 못하고 금시(今時)가 고시(古時)만 못하다고 고래(古來)로 고인(古人)들이 읊조리며 탄식했던 바임. 그러나 반드시 요즘의 인성(人性)이 고인들보다 못하다는 고정된 관념을 가지는 것은 또한 옳지 못함. 단지 옛 성현(聖賢)을 존경하고 칭송하는 도리로 으레 그렇게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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