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겁외춘(劫外春)

태화당 2019. 8. 4. 10:38

겁외춘(劫外春)

 

연년연진소구진(年年年盡掃舊塵)

신년갱유신년진(新年更有新年塵)

소료소료멸무여(掃了掃了滅無餘)

쟁나소진유부진(爭奈掃盡有不盡)

소각말각경진사(掃却抹却經塵沙)

반복원래시자한(反復元來是者漢)

소자초추구포각(掃者苕帚俱抛却)

임운등등겁외가(任運騰騰劫外歌)

 

해마다 해가 다하매 묵은 티끌을 쓸거니와

새해엔 다시 새해의 티끌이 있도다

쓸고 쓸어서 멸해 나머지가 없더라도

쓸어 다해도 다하지 않는 게 있음을 어찌하랴.

소각(掃却)하고 말각(抹却)하느라 진사겁(塵沙劫)을 지났나니

반복(反復)함이 원래 이 이 놈이로다

소자(掃者)와 초추(苕帚)를 다 던져버려야

겁 밖의 노래에 임운등등(任運騰騰)하리라.

 

   1~2행 해마다 해가 다하는 날에/ 한 해의 티끌을 쓸어 없애거니와/ 백 년의 티끌이 다시 있거늘/ 티끌을 쓰는 사람이 보이지 않네 (年年年盡日 掃盡一年塵 百年塵復在 不見掃塵人) [五燈全書卷七十五 祥光本吉偈].

   3~8행 료()는 어조사. ()은 어찌 쟁. ()는 어찌 나. ()은 어조사. ()은 지울 말. 뭉갤 말. ()은 지날 경. 진사(塵沙)는 진사겁(塵沙劫)이니 셀 수 없이 수많은 오랜 세월. 진묵겁(塵墨劫) 진점겁(塵點劫)과 같음. ()는 이 자. ()은 놈 한. ()는 능초(陵苕)풀 초. ()는 비 추. 초추(苕帚)는 풀로 만든 비. ()은 날칠 등. 달릴 등. 뛰놀 등. 임운등등(任運騰騰)은 마음대로 뛰노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