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오(永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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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오처부도저(只爲悟處不到底)
유요우인요이천(有要遇人要履踐)
일오영오무차설(一悟永悟無此說)
출관인불문관연(出關人不問關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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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오처(悟處)가 바닥까지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우인(遇人)을 요하고 이천(履踐)을 요함이 있거니와
한 번 깨쳐 영원히 깨치면 이 설(說)이 없나니
관문을 벗어난 사람은 관문의 관리에게 묻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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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행 상당(上堂)하다 깨치고 나서 다시 우인(遇人. 印可해 줄 사람을 만나 보는 것)을 써야 비로소 옳나니 만약 우인(遇人)하지 않는다면 단지 이 한 개의 꼬리 없는 원숭이가 겨우 재롱을 떨며 나오매 사람들이 바로 웃느니라 [五燈全書卷四十一 白雲守端章 白雲語]. 깨친 후 또 견인(見人. 印可해 줄 사람을 만나 보는 것)해야 한다는 설(說)이 있고 혹 이 입처(入處)를 얻었다면 또 이천(履踐)해야 한다는 설(說)도 있거니와 이는 다 이 오처(悟處)가 능히 한 번 밟아 바닥에 이르지 못해 오히려 이집(異執. 다른 집착)을 띠어 능히 사람에게 해점거박(解粘去縛. 붙은 것을 떼고 묶인 것을 제거함)하여 주지 못하므로 이에 견인(見人)과 이천(履踐)이 있느니라. 만약 한 번 깨치매 영원히 깨친 것으로 대략(大略)한다면 결단코 이 설(說)이 없느니라 [天目明本禪師語錄卷中]. 객(客)이 가로되 상고(上古)의 선덕(禪德)은 조사(祖師)와 조사가 상승(相承)하고 스승과 스승이 밀인(密印)하여 고로 가히 자심(自心)을 인증(印證)하였지만 근래(近來)는 말엽(末葉. 末法時代)인지라 요리(澆漓. 澆와 漓 둘 다 淺薄의 뜻)하여 사승(師承. 스승의 承印)을 만남이 적으니 만약 오심(悟心. 마음임을 깨침)을 얻었더라도 누가 인증(印證)하겠습니까. 답해 가로되 비여(譬如. 비유로 예를 드는 것) 어떤 사람이 오래도록 고물(故物. 옛적에 쓰던 물건)을 망각(忘却)했다가 어느 날 홀연히 기억하고는 심멱(尋覓)하여 말지 않다가 만약 혹 득견(得見)한다면 의혹이 얼음 녹 듯하리니 이 사람이 다시 다른 사람의 인증을 구하려 하겠느냐 아니냐. 우여(又如) 연야달다(演若達多)가 머리(頭)를 두려워하여 미쳐 달리다가 홀연히 미침(狂)이 쉬어지매 머리가 옛과 같음을 보고서 어찌 다시 타인에게 이것이 이 나의 머리인가 나의 머리가 아닌가 하고 물으려 함이 있으리오. 만약 다시 물으려 한다면 어찌 미침(狂)과 다르리오. 본분(本分)인 자심(自心)을 능히 득오(得悟)할 것 같으면 어찌 다시 타인의 증허(證許)를 구(求)하고서야 비로소 의혹을 소멸하려고 함이 있으리오 운운(云云) [湛然圓澄禪師語錄 宗門或問]. 객이 가로되 만약 그러할진댄 어찌하여 현책(玄策. 六祖慧能의 法嗣)이 지황선사(智煌禪師. 六祖慧能의 法嗣)를 대하여 가로되 공겁이전(空劫已前)에 스승 없이 스스로 깨침은 곧 옳다 하려니와 공겁이후(空劫已後)에 스승 없이 깨침은 다 천연외도(天然外道)에 속한다 한 것은 다시 무엇을 이른(謂) 것입니까. 답해 가로되 그때엔 스승이 있건만 인증(印證)을 구하지 않으니 반드시 그른 것이요 이때엔 스승이 없다 하여 배우려 하지 않는다면 또한 그른 것이니라. 공겁(空劫. 四劫의 하나. 이 세계가 壞滅되고 成劫에 이르기까지 二十中劫 동안임)에 부처 없음은 옳은 것이요 말법(末法)에 스승 없음도 또한 옳은 것이니 부처 없음과 스승 없음이 말은 다르나 뜻은 하나이며 시(時)는 다르나 심(心)은 한가지니라 [湛然圓澄禪師語錄 宗門或問. 圓澄은 洞山下三十一世]. 위(爲)는 때문 위. 이천(履踐)은 밟아 실천하는 것.
4행 관문을 벗어난 사람이 관문을 지키는 사람에게 자기가 관문을 벗어났는지 아닌지를 묻지 않는다는 뜻. 연(掾)은 관리(官吏)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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