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선조유감(蟬噪有感)

태화당 2019. 8. 2. 09:41

선조유감(蟬噪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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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방타랭서기(連日滂沱冷暑氣)

무한진로일시지(無限塵勞一時止)

우제유문선요조(雨霽唯聞蟬擾噪)

일성성파일우비(一聲聲破一憂悲)

이지부지여생사(爾知不知餘生些)

아도부지종여시(我都不知終與始)

자유한광삭태허(自有寒光爍太虛)

막장공화변진위(莫將空花辨眞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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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퍼붓는 비가 서기(暑氣)를 식히니

무한한 진로(塵勞)가 일시에 멎는구나

비가 그치자 오로지 매미의 요란한 울음만 들리나니

한 소리 소리마다 한 근심과 슬픔을 깨뜨리네.

너는 여생(餘生)이 조금인 줄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

나는 도무지 마침과 시작을 알지 못하느니라

스스로 찬 광명이 있어 큰 허공을 녹이나니

공화(空花)를 가지고 진위를 분변(分辨)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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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조()는 시끄럽게 울 조.

   1~8행 방타(滂沱)는 큰 비. ()은 비 퍼부을 방. ()는 큰 비 타. ()는 더울 서. 진로(塵勞)는 번뇌의 다른 이름. ()는 비 갤 제. ()은 매미 선. ()는 어지러울 요. ()는 너 이니 여기에선 매미를 가리킴. ()는 적을 사. ()는 모두 도. 마침과 시작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삶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죽어 어디로 향해 가는지를 모른다는 말. ()은 녹일 삭. 태허(太虛)는 큰 허공. ()은 가질 장. 공화(空花)는 눈병 등으로 인해 허공에 꽃이 있어 보이는 현상. ()은 분별할 변. 진위를 분변하지 말라는 말은 허공꽃은 일어난 곳이 없고 멸해 없어지는 곳도 없나니 허망한 물건이기 때문. 원각경(圓覺經)에 자세한 비유의 말씀이 있으나 생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