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정진(精進)

태화당 2019. 8. 2. 09:39

정진(精進)

 

엄동매죽선(嚴冬買竹扇)

염천비우산(炎天備雨傘)

시령호불특(時令毫不忒)

영유대비난(寧有對備難)

작야권주친(昨夜勸酒親)

금조상타한(今朝相唾悍)

인심찰나변(人心刹那變)

시고짐작난(是故斟酌難)

질천정비정(迭遷情非情)

언무일법단(焉無一法彖)

의희토각장(依俙兎角長)

방불귀모단(彷彿龜毛短)

대개적정문(大開寂靜門)

보권위정진(普勸爲精進)

 

엄동(嚴冬)에 대부채를 사고

염천(炎天)에 우산을 준비하나니

시령(時令)이 터럭만큼도 어긋나지 않거늘

어찌 대비함에 어려움이 있으랴.

어젯밤에 술을 권하며 친하더니

오늘 아침에 서로 침 뱉으며 사납구나

인심은 찰나에 변하는지라

이런 고로 짐작하기 어렵도다.

바뀌어 변천하는 정()과 비정(非情)

어찌 한 법의 판단이 없으랴

어슴푸레 토끼의 뿔이 긴가 하였더니

거북의 털이 짧음과 방불하다 하노라.

크게 적정문(寂靜門)이 열렸으니

널리 정진 삼기를 권하노라.

 

   3~8행 시령(時令)은 시절과 같음. ()은 어길 특. ()은 어찌 녕. ()은 사나울 한. ()은 잔질할 짐. ()은 잔질할 작.

   9행 질()은 갈마들일 질. ()은 옮길 천. ()은 유정(有情)이니 중생. 무정(無情)은 바위 나무 물과 같은 물질. 1~4행은 무정의 변천을, 5~8행은 유정의 변화를 일컬은 것.

  10행 언()은 어찌 언.()은 판단할 단.

   11~12행 의()는 어슴푸레할 의. ()는 어슴푸레할 희. ()은 비슷할 방. (彿)은 비슷할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