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3년 불란(不亂)

태화당 2019. 8. 6. 10:41

불란(不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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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병혜도비진(禪是病兮道非眞)

피법장혜피불만(被法障兮被佛謾)

욕담욕연성과구(欲談欲緣成過咎)

침공체적와흑산(沈空滯寂臥黑山)

변생작숙수연이(變生作熟雖然易)

중구조화전견난(衆口調和轉見難)

불나선하타파호(不奈船何打破戽)

막괴신구도호란(莫怪信口道胡亂)

난불란(亂不亂)

양안의전대양안(兩眼依前對兩眼)


()이 이 병()이며 도가 진()이 아니며

()의 장애를 입으며 불()의 속임을 입도다

얘기하려고 하거나 연()하려고 하면 과구(過咎)를 이루고

침공체적(沈空滯寂)하면 흑산(黑山)에 누운 것이로다.

생것을 변화해 익게 함은 비록 그렇게 쉽지만

뭇 입에 조화(調和)코자 하면 더욱 어려움을 보도다

배를 어쩌지 못해 두레박을 깨나니

입 닿는 대로 호란(胡亂)스럽게 말함을 괴이히 여기지 말아라.

호란(胡亂)스러운가 호란(胡亂)스럽지 않는가

두 눈이 의전(依前)히 두 눈을 대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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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행 만약 이 선()을 설하면 선()이 병이며 만약 이 도()를 설하면 도()가 또한 진()이 아니며 불()을 설하면 불()의 속임을 입으며 법()을 설하면 법()의 장애를 입는다 [古尊宿語錄卷二十三 葉縣歸省語]. ()은 속일 만.

   3행 입으로 얘기하려고 하면 말이 죽고 마음으로 연()하려 하면 생각을 망실(忘失)한다 (口欲談而辭喪 心欲緣而慮忘) [夾科肇論序注].

   4행 흑산(黑山)은 대철위산(大鐵圍山)과 소철위산(小鐵圍山) 사이의 암흑처(暗黑處).

   5~6행 생 것을 변화해 익게 함은 비록 그렇게 쉽지만/ 뭇 입에 조화(調和)코자 하면 더욱 어려움을 보도다/ 짜거나 싱거움에 만약 진짜의 맛을 안다면/ 자연히 주리거나 배부름에 상간(相干)치 않으리라 (變生作熟雖然易 衆口調和轉見難 鹹澹若知眞箇味 自然飢飽不相干) [古尊宿語錄卷二十 法演語]. ()은 날것 생. ()은 더욱 전.

   7~9행 배를 어쩌지 못해 두레박을 타파한다 (不奈船何 打破戽斗) [禪門拈頌卷九 三百五十四則]. ()는 두레박 호. 신구(信口)는 말 나오는 대로. 입 닿는 대로. 호란(胡亂)은 잡란(雜亂), 혼란(混亂)의 뜻. 의전(依前)은 여전(如前)과 같은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