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3년 대수법진선사(大隨法眞禪師)

태화당 2019. 8. 6. 10:47

대수법진선사(大隨法眞禪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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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점다시삼사(路上點茶施三祀)

복혜구비시등좌(福慧具備始登座)

차개수타주납승(此箇隨他走衲僧)

염혜부귀로사자(拈鞋覆龜露些子)

삼조불부계래학(三詔不赴戒來學)

거양종유불나타(擧揚宗猷不懶惰)

정안종사지일이(正眼宗師只一二)

만고규구시사가(萬古規矩示師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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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에서 점다(點茶)해 보시하기가 삼 년이라

복혜(福慧)를 구비하고서야 비로소 등좌(登座)했도다

이것이 그것을 따른다 하여 납승을 달리게 하고

신발을 집어 거북을 덮어 조금 드러냈도다.

세 번의 조서(詔書)에 다다르지 않아 내학(來學)을 경계했고

종유(宗猷)를 거양(擧揚)하매 게으르지 않았도다

정안종사(正眼宗師)는 단지 한 둘이라 하여

만고(萬古)의 규구(規矩)를 사가(師家)에게 보였도다.

제목 대수법진선사(大隨法眞禪師)는 대안(大安)의 법사(法嗣)니 남악하사세(南嶽下四世).

1~2행 어느 날 위산(潙山. 大安)이 물어 이르되 자네가 여기에 있은 지 수년(數年)이로되 또한 이 질문을 일으켜 와서 어떤 것인지를 볼 줄도 알지 못하는가. 대수(大隨)가 이르되 모갑(某甲)으로 하여금 이 무엇을 묻게 해야 곧 옳습니까. 위산이 이르되 자네가 곧 무엇이 이 부처입니까 하고 물을 줄도 알지 못하는가. 대수가 손으로 위산의 입을 막으니 위산이 이르되 네가 이후에 저 마당 쓸 사람을 찾더라도 또한 없으리라 하였다. 뒤에 동천(東川)에 돌아와 먼저 붕구산(堋口山) 길 가운데에서 차를 달여 왕래인을 접대하기를 무릇 삼 년 하고서야 뒤에 바야흐로 출세(出世)하여 개산(開山. 처음으로 절을 세움)해 대수(大隨)에 주지(住止)했다 [碧巖錄卷三 二十九則]. 점다(點茶)는 차를 우려내기 위해 찻잎을 사발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 것. ()는 해 사. 등좌(登座)는 법을 연설하기 위해 법좌(法座)에 오르는 일.

3행 중이 드디어 묻되 겁화(劫火)가 통연(洞然. 은 환할 통. 은 탈 연)하면 대천(大千. 三千大千世界)이 다 파괴된다 하니 미심하외다 이 낱의 법성(法性)은 파괴됩니까 파괴되지 않습니까. 스님(大隨)이 이르되 파괴되느니라. 여쭈어 이르되 이러한 즉 그것()을 따라갑니까. 스님이 이르되 그를 따르고 그를 따라가느니라. 중이 말이 없었다. 때에 회중(會中)의 삼백여승(三百餘僧)이 모두 다 긍정치 않고 다 이르되 종상이래(從上以來)로 단지 불괴지성(不壞之性)임을 설하거늘 화상께선 무슨 연고로 파괴된다고 말씀하시는가. 대중이 각기 황연(惶然. 은 두려울 황)하였다. 때에 한 중이 있어 당두(堂頭. 方丈)에 올라 스님에게 알리되 아까 중이 화상에게 물은 화두에 화상이 그에게 답을 하셨으나 그 중이 화상이 답한 말씀을 긍정치 않는 것 같습니다. 스님이 이르되 단지 이 한 중만 긍정치 않음이 있느냐, 다시 긍정치 않는 사람이 있는 것 같더냐. 중이 이르되 단지 이 한 중입니다. 스님이 이르되 바로 삼천대천세계인(三千大千世界人)이 모두 노승(老僧)을 긍정치 않음을 얻어야 오히려 조금은 상당하나니 단지 이 한 중만이 아니니라 [古尊宿語錄卷三十五]. 그 중이 이미 대수의 설화(說話)를 알지 못했지만 이 그도 또한 이 일(一大事)로 생각을 삼음에 방애롭지 않은지라 도리어 이 물음을 가지고 바로 서주(舒州)의 투자산(投子山)에 가니 투자(投子. 大同이니 靑原下四世)가 묻되 최근에 어느 곳을 떠나왔느냐. 중이 이르되 서촉대수(西蜀大隋; 隋는 隨와 통함)입니다. 투자가 이르되 대수가 어떤 언구가 있었는가. 중이 드디어 앞의 화두를 들자 투자가 향을 사르며 예배하고 이르되 서촉에 고불(古佛)이 있어 출세하셨으니 너는 또한 빨리 돌아가거라. 그 중이 다시 돌아가 대수에 이르렀는데 대수는 이미 천화(遷化)한지라 이 중이 한바탕의 창피로다 [碧巖錄卷三 二十九則]. 중이 후에 앞과 같이 수산주(修山主. 龍濟紹修羅漢桂琛法嗣. 玄沙下二世)에게 묻자 수산주가 가로되 파괴되지 않느니라. 가로되 무엇 때문에 파괴되지 않습니까. 수산주가 가로되 대천(大千)과 한가지이기 때문이니라 하고는 또 가로되 파괴됨도 또한 사람을 너무 애색(碍塞)하고 파괴되지 않음도 또한 사람을 너무 애색하느니라 [宗鑑法林卷二十四].

4행 대수의 암자 곁에 한 마리의 거북이 있었는데 중이 묻되 일체중생이 가죽이 뼈를 쌌거늘 이 중생은 무엇 때문에 뼈가 가죽을 쌌습니까 (一切衆生皮裹骨 者衆生爲甚麽骨裹皮. 를 어떤 책엔 로 지어졌음). 스님이 짚신으로써 거북의 등 위에 덮었다 [宗鑑法林卷二十四].

5행 왕이 스님(大隨)의 고풍(孤風)을 흠모했으나 한 번 친견할 사유(事由)가 없는지라 드디어 광천원년(光天元年. 918) 1015일에 내시(內侍)를 보내어 자의(紫衣) 사호(師號) 사액(寺額) 등을 싸서 스님에게 내렸으나 스님이 받지 않았다. 무릇 세 번 보내어 이르렀으나 스님이 확고(確固)한 뜻으로 그것을 물리쳤다 [古尊宿語錄卷三十五]. ()는 조서(詔書) 조니 칙명(勅命). ()는 다다를 부. 내학(來學)은 후학(後學)과 같은 뜻.

6행 유()는 도() .

7행 계산하매 육십여원(六十餘員)의 대지식(大知識)을 참견(參見. 찾아 뵙는 것)했는데 대안목(大眼目)이 있는 자가 어찌 한 둘쯤이야 없으랴만 여자(餘者)는 어찌 진실지견(眞實知見)이 있다 하리오 [古尊宿語錄卷三十五 大隨語].

8행 규구(規矩)는 규구준승(規矩準繩)의 준말. 사물의 표준. 법칙. 사가(師家)는 학가(學家)의 반대어니 곧 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