坐石學堅水學淸 對松思直月思明
無言萬像皆師友 雖獨山林主伴成 【喚惺集 喚惺偈】
돌에 앉으면 견고를 배우고 물은 청정을 배우고/ 솔을 대해서는 곧음을 사유하고 달은 밝음을 사유하노라/ 말 없는 만상이 다 師友니/ 비록 고독한 산림이지만 主伴을 이루더라.
村落誰家醜女兒 愛將苕菷畫蛾眉
逢人掩鼻嫌腥穢 鴉臭當風自不知 【希叟紹曇廣錄五 雲門江西一隊老漢寐語話 紹曇偈】
촌락의 뉘 집 추한 女兒가/ 苕菷를 가지고 蛾眉 그림을 좋아하더라/ 사람을 만나매 코를 막고 腥穢를 싫어하거늘/ 鴉臭를 當風하여 스스로 알지 못하더라.
苕는 陵苕풀 초. 菷는 비 추. 苕菷는 풀로 만든 비. 蛾眉는 누에 나의 눈썹이라는 뜻으로 가늘고 길게 굽어진 아름다운 눈썹을 이르는 말. 곧 미인의 눈썹. 轉하여 미인을 일컬음. 腥은 비릴 성. 穢는 더러울 예. 鴉는 갈까마귀 아.
擧하다. 雲門이 중에게 묻되 어느 곳에서 오느냐. 중이 이르되 江西에서 옵니다. 문이 이르되 강서의 一隊 老漢이 잠꼬대하며 머물던가 또는 아닌가. 중이 대답이 없었다 [希叟和尙廣錄卷第五].
快適須臾意已閑 暗從愁裏老蒼顔
不須更待黃粱熟 方悟勞生一夢間
治身臧否先誠意 鰥夢蛾眉賊夢藏
何似秋來淸夜夢 時時合眼到淸凉 【三國遺事三】
쾌적도 수유라 뜻에 이미 등한한데/ 가만히 愁心 속으로부터 얼굴이 늙는구나/ 모름지기 다시 누런 좁쌀이 익기를 기다리지 않더라도/ 바야흐로 勞生이 한 꿈 사이임을 깨닫노라/ 몸의 臧否를 다스리려면/ 먼저 뜻을 정성되게 해야 하나니/ 홀아비는 蛾眉를 꿈꾸고 도둑은 곳간를 꿈꾸느니라/ 어찌 가을의 淸夜의 꿈에/ 시시로 눈감고 청량에 이름만 같으랴.
蒼顔은 늙은 얼굴. 蒼은 흰털 창. 푸를 창. 枕中記(中唐의 沈旣濟750-800가 지은 傳奇小說)에 이르되 唐의 盧生이 趙의 수도 邯鄲(한단)에서 呂翁을 만나 베개를 하나 빌렸는데 여관에서 주인이 누런 좁쌀죽을 끓이는 사이 잠이 들어 꿈에 온갖 부귀공명을 八十歲가 될 때까지 누렸으며 죽을 때 주위에 앉은 수많은 자손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문득 꿈을 깨어 보니 아직 죽이 다 익지 않았다고 함. 누런 좁쌀죽을 짓는 사이에 꿈을 꾸었으므로 黃粱夢 一炊之夢(炊는 불땔 취)이라고도 하며 邯鄲枕 邯鄲夢이라고도 함. 粱은 기장 량. 좁쌀 량. 臧否는 좋은 것과 나쁜 것. 臧은 착할 장. 否는 악할 비. 鰥은 홀아비 환. 근심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양 환. 淸凉은 淸凉世界며 중국 청량산을 말함이니 五臺山의 다른 이름. 여름에도 얼음이 녹지 않을 정도로 시원한 곳이며 문수보살 등 一萬의 보살이 상주한다 함. 인해 불국 혹 불타와 보살의 세계를 은유(隱喩)함.
釋名(八卷. 後漢의 劉熙 지음.一名 逸雅. 古音 및 古制度를 살펴보는데 좋음)에 이르기를 妻가 없음을 가로되 鰥이며 자식이 없음을 가로되 獨이다. 말하자면 鰥人이 愁悒(悒은 근심할 읍)하며 잠을 자지 못해 눈이 늘 鰥鰥然(근심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양)하여 마치 물고기의 눈이 감지 못함과 같으므로 고로 글자가 魚를 좇는다 [玄應撰一切經音義卷第十一].
何處靑山不道場 何須策杖禮淸凉
雲中縱有金毛現 正眼看來非吉祥 【聯燈會要六 有老宿相送趙州遊五臺偈】
어느 곳의 청산인들 도량이 아니더냐/ 어찌 지팡이를 짚고 청량산에 예배함을 쓰리오/ 구름 속에 비록 金毛가 나타나더라도/ 正眼으로 보아 오매 길상이 아니로다.
策은 지팡이 책. 채찍 책. 버틸(拄) 책. 金毛는 金毛師子.
趙州가 行脚하다가 한 鄕院(시골 절)에 이르렀다. 열흘이 지나 떠남에 임해서 이에 院主에게 告別하자 원주가 이르되 어디로 갈 것입니까. 조주가 이르되 오대산에 문수에게 예배하러 간다네. 원주가 이르되 某甲이 頌이 있어 相送(餞送의 뜻)하겠습니다. 청산마다 도량이 아닌 곳이 없거늘/ 어찌 지팡이를 짚고 청량산에 예배함을 쓰리오/ 구름 가운데 비록 金毛가 나타남이 있더라도/ 正眼으로 보아 오매 길상이 아니로다(無處靑山不道場 何須策杖禮淸凉 雲中縱有金毛現 正眼觀來非吉祥). 조주가 이르되 무엇이 이 正眼인가. 원주가 말이 없었다 [大川普濟禪師語錄. 普濟는 大慧宗杲下三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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