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야록상/나호야록하

나호야록하(羅湖野錄下) 정혜신(定慧信; 超信)

태화당 2025. 12. 5. 08:50

蘇州定慧信禪師 蚤以百丈野狐頌得叢林之譽 其頌曰 不落不昧 二俱是錯 取捨未忘 識情卜度 執滯言詮 無繩自縛 春至花開 秋來葉落 錯錯 誰知普化搖鈴鐸 又貽老僧曰 俗知多少 龐眉毳袍 看經嫌字小 問事愛聲高 暴日終無厭 登階漸覺勞 自言曾少壯 遊嶽兩三遭 信爲明眼宗匠 此乃其遊戲耳 然品題形貌之衰憊 摸寫情思之好尙 抑可謂曲盡其妙矣

定慧信; 超信 宋代臨濟宗僧 字海印 桂府(廣西桂林)人 琅邪慧覺法嗣 臨濟下七世 住蘇州定慧寺 工詩 [五燈會元十二 續傳燈錄七]

言詮; 謂以言語解說

普化搖鈴鐸; 臨濟語錄 因普化常於街市搖鈴云 明頭來明頭打 暗頭來暗頭打 四方八面來旋風打 虛空來連架打 師令侍者去纔見如是道 便把住云 總不與麽來時如何 普化托開云 來日大悲院裏有齋 侍者回擧似師 師云 我從來疑著這漢

; 指戒臘 法臘 比丘受具足戒後之年數 比丘以夏安居數爲年次 故有戒臘 夏臘 法臘等稱 祖庭事苑六 臘 謂年臘也 桉增輝記 臘 接也 謂新故之交接 俗謂臘之明日爲初歲也 蓋臘盡而歲來 故釋氏以解制受臘之日 謂之法歲是矣

龐眉; 眉毛黑白雜色 形容老貌

毳袍; 毛制的僧袍

品題; 對人的品行才幹風貌等 進行品評 判斷其高下

衰憊; 疲勞 精神衰弱

 

소주(蘇州) 정혜신(定慧信; 超信) 선사가 일찍이() 백장야호송(百丈野狐頌)으로써 총림의 기림()을 얻었다. 그 송에 가로되 불락(不落)과 불매(不昧)/ 둘 모두() 이 착()이다/ 취사(取捨)를 잊지 못해/ 식정(識情)으로 복탁(卜度)한다/ 언전(言詮)에 집체(執滯)하면/ 무승자박(無繩自縛)이다/ 봄이 이르니() 꽃이 피고/ 가을이 오니 잎이 떨어진다/ 착착(錯錯)이여/ 보화가 영탁(鈴鐸; 방울)을 흔듦(普化搖鈴鐸)을 누가 아는가. 또 노승에게 주어() 가로되 속랍()이 얼마(多少)인 줄 아느냐/ 방미(龐眉)가 취포(毳袍)를 안았다()/ 간경(看經)하면서 글자의 작음을 싫어하고()/ 문사(問事)하면서 소리 높음을 좋아한다()/ 포일(暴日; 햇볕에 쬠)하면서 마침내 싫증()이 없고/ 등계(登階)하면서 점차 피로를 느낀다/ 스스로 말하되 일찍이 소장(少壯)이었다 하며/ 두 세 차례(; 量詞) 유악(遊嶽)하더라. ()은 명안종장(明眼宗匠)이며 이것은 곧() 유희(遊戲)일 뿐이다. 그러하여 형모(形貌)의 쇠비(衰憊)를 품평(品題)하거나 정사(情思)의 호상(好尙; 좋아하여 숭상함)을 모사(摸寫)하면서 또한() 가히 그 묘()를 곡진(曲盡; 자세히 다함)했다고 이를 만하다.

定慧信; 초신(超信)이니 송대 임제종승. ()는 해인(海印)이며 계부(광서 계림) 사람. 낭야혜각(琅邪慧覺)의 법사(法嗣)니 임제하 7세며 소주(蘇州) 정혜사(定慧寺)에 주()했음. 시에 공교(工巧; )했음 [오등회원12. 속전등록7].

言詮; 이르자면 언어로써 해설함.

普化搖鈴鐸; 임제어록. 보화가 늘 가시에서 방울을 흔들며 이르되 밝은 놈이 오면 밝은 놈으로 때리고 어둔 놈이 오면 어둔 놈으로 때리고 사방팔면이 오면 선풍(旋風)으로 때리고 허공이 오면 도리깨로 때린다 함으로 인해 스님이 시자를 가게 해 이와 같이 말함을 겨우 보거든 곧 잡아 머물게 하고 이르되 모두 이러히 오지 않을 때는 어떠한가 라고 하게 했다. 보화가 밀어젖히고 이르되 내일 대비원 안에 재가()가 있다. 시자가 돌아와 스님에게 들어 보이자 스님이 이르되 내가 종래로 이 자를 의심했었다.

; 계랍ㆍ법랍을 가리킴. 비구가 구족계를 받은 후의 햇수임. 비구는 하안거의 수로 연차(年次)를 삼으므로 고로 계랍ㆍ하랍ㆍ법랍 등의 명칭이 있음. 조정사원6. () 이르자면 연랍(年臘). 증휘기(增輝記)를 안험컨대 납()은 접()이니 이르자면 신고(新故)가 교접함이다. 세속에서 이르되 납의 다음날이 초세(初歲)가 된다. 대개 납이 다하면 세()가 오므로 고로 석씨가 해제하는 수랍(受臘)의 날을 일컬어 법세(法歲)라 함이 이것이다.

龐眉; 눈썹이 흑백의 잡색이니 노모(老貌)를 형용.

毳袍; 털로 만든 승포(僧袍; 승인이 입는 道袍).

品題; 사람의 품행ㆍ재간ㆍ풍모 등에 대해 품평(品評)을 진행하고 그 고하를 판단함.

衰憊; 피로(疲勞), 정신이 쇠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