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요증(要證)

태화당 2019. 8. 2. 09:37

요증(要證)

) --> 

청산언아청(靑山言我靑)

명월도아명(明月道我明)

만상개누설(萬象皆漏洩)

수시오무성(誰是悟無性)

조탁경중형(鳥啄鏡中形)

마불경자영(馬不驚自影)

야래착적간(夜來捉賊看)

환시주인옹(還是主人翁)

만상호불기(萬象毫不欺)

이인자호응(而人自呼應)

본무미오인(本無迷悟人)

지요금시증(只要今時證)

) --> 

청산이 내가 푸르다고 말하고

명월이 내가 밝다고 말하나니

만상이 다 누설하거니와

누가 이 무성(無性)임을 깨닫는가.

새는 거울 중의 형상을 쪼지만

말은 제 그림자에 놀라지 않나니

밤에 도적을 잡고 보니

도리어 이 주인옹이더라.

만상은 터럭만큼도 속이지 않거늘

사람이 스스로 호응하나니

본래 미하거나 깨친 사람이 없지만

단지 금시(今時)에 증험(證驗)하기를 요하느니라.

) --> 

   제목 해석 증험(證驗)하기를 요함.

   1~4행 두두물물(頭頭物物)이 눈 앞에 환하거늘 누가 이 무생(無生)인 줄 아는가. ()는 말씀 도. ()는 샐 루. ()은 샐 설.

   5~8행 새는 거울 중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착각해 제 짝인 줄 알고 쪼지만 말은 채찍 그림자나 다른 위협적인 그림자엔 경동하지만 제 그림자를 보고 놀라지 않음은 자기 그림자인 줄 알기 때문임. 사람이 눈 앞에 전개되는 만상에 희노애락 우비고뇌(喜怒哀樂 憂悲苦惱)를 느끼면서 자기 마음의 그림자인 줄 알지 못함은 동물보다 나을 것이 없음. 그래서 캄캄한 밤에 도적을 잡고 보니 도리어 이 주인옹이더라 라고 표현했음. ()은 쪼을 탁. 야래(夜來)의 래는 어조사. ()은 도리어 환.

   9~12행 파초잎 위에는 근심의 비가 없건만 단지 이 시인(時人)이 단장의 소리로 듣는다 (芭蕉葉上無愁雨 只是時人聽斷腸) 란 말도 있고 만법은 본래 한적하건만 사람이 스스로 시끄럽게 한다 (萬法本閒 而人自鬧) 란 말도 있나니 이 이치를 깨달으면 중생과 부처라는 단어가 없어지지만 그래도 다만 금시(今時)의 사람이 증험(證驗)해야 중생을 면할 수 있다는 뜻.

) -->